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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하면 안 되나요, 동거

Why Can’t We Live Together?

왜 하면 안 되나요, 동거

Editor.Juhee Mun/ Photographer.Juyeon Lee Knock, Please

이정민, 김승빈 / 30세, 30세

유튜브 크리에이터, 유튜브 크리에이터


Conditions

지역 서울시 금천구 시흥동
구조 다세대빌라 스리룸
면적  59㎡(18평)
전세 2억 원대

 

Room History

23세 서울시 동작구 상도동 원룸
(보증금 2000만 원, 월세 46만 원)
25세 서울시 동작구 노량진동 1.5룸
(전세 1억3000만 원)
27세 서울시 동작구 상도동 1.5룸
(전세 1억6000만 원)

연애 기간 10년, 동거 기간 6년. 만나서 함께한 날이 더 많은 두 사람을 만났다. 이 둘은 ‘코지데이’라는 이름으로 일상과 동거 콘텐츠를 만든다. 구독자가 무려 51만5000명. MZ세대는 동거 콘텐츠를 어떻게 바라볼까? 동거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그들에게 와닿는지 궁금했다. 그들의 답은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한 것 같단다. 그들이 기대하는 건 현재가 아니다. 우리가 좀 더 나이가 들었을 때 변화할 사회와 분위기라고. 동거에 대한 긍정적 영향력을 미치고 싶다는 두 사람은 MZ세대가 동거를 자극적이지 않고 순하게 바라봐주길 바란다.


두 분이 전업 유튜버라고 영상에서 봤어요. 보통 두 분의 일과는 어떻게 되나요?
승빈
일어나면 일단 멍 때리는 시간이 있어요. 커피 마시고 책 읽을 때도 있고 아닐 때도 있고요.
정민 10시에 알람을 맞춰놓지만 보통 11시 정도에 일어나요. 점심 먹고 1시나 2시부터 촬영을 시작하죠.


매일 촬영을 하나요?
정민
네, 일상 영상을 찍어야 하니까요. 매주 일요일 저녁 8시에 올리는데, 이렇게 하나씩만 올려도 만만치 않더라고요. 보통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촬영하고 금·토·일요일 몰아서 편집을 해요. 업로드 막바지까지 편집을 해야 할 때도 있고요. 그래서 대부분의 일과가 코지데이 채널에 맞춰져 있어요.


코지데이는 동거 콘텐츠를 만들고 있어요. 하필 ‘동거’인 이유가 궁금해요.
승빈
첫 번째는 흥미를 끌 수 있는 제목이어야 조회 수가 높고요, 두 번째는 동거에 대한 사람들의 시선이나 인식을 조금 더 긍정적으로 바꿔보고 싶었어요.
정민 다른 몇몇 채널에선 동거를 자극적인 콘텐츠로 만드는데, 저희는 좀 더 잔잔하고 평범한 동거의 일상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게다가 저희가 같이 살고 있으니까 따로 있는 것처럼 계속 보여주는 게 힘들잖아요. 자연스럽게 같이 있는 모습을 영상으로 찍게 된 것 같아요. 그게 동거 콘텐츠가 된 거고요.


동거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요?
승빈 대학교에 입학해 만났는데 그때 저는 학교 기숙사에 살았고, 여자 친구는 기숙사에 들어갈 시기를 놓쳐서 자취를 하고 있었죠. 연애를 하면서 학교 기숙사에서 도저히 못 살겠더라고요. 부모님께 말도 없이 기숙사 재신청을 안 했어요. 엄청 혼났죠. 학교는 다녀야 하니까 1학기 끝나자마자 방을 구해주셨어요. 마침 여자 친구도 집 계약이 끝나서 위아래로 집을 구했고요.
정민 같이 붙어 있는 게 좋으니까 떨어져 있기가 싫은 거예요. 점점 짐들을 남자 친구 집에 내려놓고, 집은 창고가 되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같이 살게 됐어요.


그럼 대학 때부터 쭉 함께 살아온 거예요?
정민 남자 친구가 군대에 간 2년 동안 떨어져 있던 시간이 있었어요. 그 후로 계속 함께 살았고요. 같이 경찰 시험 준비를 하려고 노량진에서 공부를 했죠. 살 곳을 구해야 하는데 서울 집값이 비싸잖아요. 월세를 각자 50만 원씩 내는 게 부담스러웠어요. 어차피 둘이 사귀는 사이고 대학교 때도 거의 살다시피 해서 집을 굳이 따로 구해야 하나 싶더라고요. 


연애 초기야 뭐든 좋죠. 그런데 동거를 하다 보면 많은 부분을 공유하고 보여줘야 하니까 서로의 단점도 적나라하게 알게 되잖아요. 어떻게 6년간 동거를 유지할 수 있었어요?
승빈 결론부터 말하면 서로 못난 모습이 보이더라도 단점보다는 장점이 많았기 때문이에요. 단점을 이해할 수 있기도 했고요. 연애 기간이 길어서 서로가 같이 있는 게 너무 익숙하고요.
정민 현실적 부분에서 말하자면 반강제적으로 이렇게 된 것 같기도 해요. 보증금이 묶여 있으니까요. 많이 싸우긴 했어요. 증오할 만큼 싫다까지는 아니었고요.(웃음) 마음에 들지 않는 건 싸우지 않고 바로바로 말하자고 했어요. 그래서 안 좋은 점이 보이면 그때그때 말을 해요. “한번 고쳐보겠다. 너는 이랬으면 좋겠어” 하고요.


코지데이 동거 콘텐츠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은 어때요?
승빈
놀란 반응은 없었던 것 같아요. 코지데이 한국 구독자 비율이 20~30% 정도밖에 안 돼요. 저희가 침대에서 같이 일어나는 장면을 누군가는 놀라며 볼 수도 있는데, 외국인이라 그런지 딱히 동거에 대한 코멘터리는 없었어요. 영상에서 다른 부분에 더 관심이 많더라고요. 물론 부정적 반응이 없었던 건 아니에요. 영상에 ‘동거 장려 브이로그’라고 제목을 붙인 적이 있어요. 저희는 동거를 예쁘게 하고 있으니까 좋은 점을 소개하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댓글에 “동거를 너무 쉽게 생각할 것 같아서 걱정된다”라고 달린 거예요. 그땐 저희도 겁나서 “생각이 짧았어요” 하면서 제목을 동거 브이로그로 바꿨죠.


두 분에게 사람들이 가장 많이 묻는 게 있다면요?
정민
음, ”싸우면 어떻게 하냐?”는 거요. 한 공간에 있으면 더 싸우잖아요. 원룸에서 살 때는 항상 과열되기 전에 한 명이 집을 나갔어요. 각자 생각할 시간을 갖기 위해서 말이죠. 15~20분 정도 후 가라앉을 무렵 들어와요. 그러고 다시 이야기하면 풀리더라고요.
승빈 저한테 주로 묻는 건 “안 불편하냐?”예요. 저는 집 크기에 따라 다르다고 말해요. 자신만의 공간이 있다면 좋을 수 있다고요. 그게 있고 없고의 차이가 너무 크거든요.


이 집에 오기까지 몇 곳의 집을 거쳤어요? 이사하면서 집을 고를 때 기준이 달라지기도 했나요?
승빈
이 집에 오기까지 기준이라고 할 게 없었어요. 이전에 살던 집의 좋지 않은 면을 충족하면 되었죠. 6년 동안 원룸에 한 번, 1.5룸에 두 번 살았어요. 창문도 작고, 환기가 안 돼서 곰팡이 핀 곳들을 거쳐왔죠. 더 이상 후회할 일을 하지 말자는 생각으로 이 집을 구할 때는 신중히 알아봤어요.
정민 남향, 햇빛, 최소 방 2개, 아일랜드 주방, 옷장, 수납공간. 이 집에 오면서 처음으로 기준을 명확하게 잡은 것 같아요. 충족해야 할 조건을 하나씩 써서 부동산 아저씨한테 보여드렸어요. 이 조건을 꼭 갖춰야 한다면서 몇 개월간 집을 알아봤죠. 동거하는 동안 서로 각자의 공간이 필요하다고 너무 느꼈거든요. 1.5룸에 살 때부터 유튜브를 했으니까 정말 열악하기도 했고요. 부모님의 도움도 받고 저희가 그동안 모아둔 돈을 일부 합쳐서 이 집으로 왔어요. 이제야 사람 사는 것 같아요. 모든 단계를 거쳐왔기에 지금 이 집까지 올 수 있었어요.


프랑스에서는결혼은 아니지만 함께 사는 커플을 위한 ‘팍스PACS’라는 대안 제도가 있더라고요. 우리나라에는 제도적 한계로 동거와 결혼이 큰 차이가 없다고 해도 결혼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던데, 두 분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승빈 동거를 위한 제도적 기반이 있으면 좋겠어요. 국가에서 동거를 장려한다는 말이잖아요. 그럼 일단 사회적 시선도 많이 달라지지 않을까요? 저는 이번에 사유리 사건 보고 사람들의 시선이 이해가 안 됐어요. 좋아서 자기 애를 낳았는데, 결혼을 해야지만 아이를 낳을 수 있는 건가 싶어서요. 

정민 이사를 하면서도 느끼는 부분이 많긴 했어요. 대출도 그렇지만 이 집에 들어올 때 냉장고, 텔레비전, 세탁기 등 가전제품 다 맞추는데 할인 혜택이 신혼 혜택보다 훨씬 적더라고요. 그때 ‘혼인신고서를 작성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금액 차이가 커서요. 청약 지원도 신혼 우대고요. 동거는 쳐주지도 않아요. 그런 걸 봤을 때 동거하는 사람들에 대한 혜택도 있으면 좋겠다 싶었죠. 물론 이런 혜택이 남용되지 않도록 어떤 장치도 필요하겠고요.


어떻게 보면 삶의 방식이 다양하게 있는데, 한 방향의 삶만 정답처럼 여기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더 다양하면 좋을 텐데요.

정민 오래 사귀고 동거를 하니까 결혼은 왜 안 하냐는 댓글이 많았어요. 그건 우리의 사정에 따라 다른 건데 이게 그렇게 중요한 건가? 10년 사귀면 결혼해야 하나?

승빈 그걸 묻는 것 자체에 기분이 나쁘거나 하진 않았어요. 이전에는 “돈이 없어서 안 하는 거예요”라고 솔직하게 답글을 달기도 했는데, 이제는 매번 같은 말을 하다 보니 좋아요만 누르고 말아요.


MZ세대는 비혼에 대해서도 긍정적인데요, 두 분은 이러한 현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승빈
최소한 남자 입장에서 말하자면 책임의 문제인 것 같아요. 나 혼자 먹고살기도 버거운데 내가 가정을 꾸리면 책임져야 하니까 현실적으로 부담감이 생기는 것 같아요. 저는 비혼을 아주 긍정적으로 생각하진 않아요. 인생이 너무 외롭지 않을까요? 물론 개개인의 사정과 성향의 차이로 다를 수도 있고요.
정민 자신만의 취미도 많고 여행 다니기도 좋아하면 혼자 살아도 그리 외롭지 않게 지낼 수 있는 것 같아요. 외로울 때는 남자 친구를 만나기도 하면서 자유로운 라이프를 즐길 수도 있고요. 이 남자와 결혼하면 한 사람과 평생 지내야 하잖아요. 가족 구성원이 되기보다 자유로워지고 싶다는 생각이 더 큰 것 같아요.


두 분은 동거하기 전에 동거를 어떻게 생각했어요?

승빈 특별히 동거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없었어요. 그게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 생각조차 못 했고요.
정민 일단 집안이 보수적이라서 남자 친구를 만나는 것부터 반대하셨거든요. 그래서 어릴 땐 동거라는 것 자체를 생각해본 적이 없던 것 같아요.


서로 좋아서 동거를 했지만, 부모님을 비롯해 주변의 시선이 신경 쓰이진 않았나요?
승빈 처음엔 신경이 쓰였어요. 학교 다니면서 동기나 선배, 교수님에게는 숨겼고요. 간혹 선배들과 집 앞에서 마주치면 “너희 같이 사네?” 하고 말할 때 부끄러워했죠. 그러면 “데려다주고 기숙사 갈 겁니다!” 했어요.
정민 저도 처음엔 부모님께 전화 오면 혼자 있는 척했고요.


부모님에게 말하는 과정도 큰 허들이잖아요. 우리 세대가 동거에 대해 긍정적이라면 부모님에게 알리는 것조차 자연스러워야 하는 게 아닐까요?

승빈 쉽진 않을 것 같아요. 그렇게 하려면 지금보다 더 자유로운 사회여야 할 것 같거든요. 애초에 유교 문화가 있으니까 짧은 시일 내에 바뀌진 않고 차차 변할 것 같긴 해요. 지금 세대가 부모 세대가 되고 영향력이 커진다면 사회가 변화될 수도 있겠죠.
정민 같은 생각이에요. 지금 20~30대가 나이 들어서 중년층이나 노년층이 되면 인식이 달라져 있겠죠.


두 분과 이야기 나누면서 MZ세대가 동거에 대한 인식이 달라진 게 맞나? 싶거든요. 누군가는 긍정적이고 누군가는 여전히 부정적이기도 하잖아요.
승빈 기준점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다른 것 같아요. 부모님 세대와 비교하면 좋아졌는데, 동거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프랑스나 다른 국가들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부족하죠. MZ세대라고 다 긍정적이진 않을 것 같아요.


그럼 왜 MZ세대는 다르다고 말하는 걸까요?
승빈
한국 내에서 비교해서 그런 것 같아요. X세대를 예로 들면 그때도 어른들이 염색한 머리, 배꼽티 등을 안 좋은 시선으로 보는 면이 있었잖아요. 분명 그때 젊은이들은 그게 문화였단 말이죠. 그 세대가 지금 기성세대가 되어 우리 세대를 보면 또 다르게 보는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반복되는 순리를 밟는 것 같다고 할까요? 우리 세대가 기성세대가 돼서 20~30대를 보면 또 다를 거고요.


두 분은 사람들이 코지데이 채널을 통해 동거를 어떻게 생각하길 바라나요?
정민 물론 좋게 생각했으면 하죠. 동거를 하면서도 이렇게 알콩달콩 예쁘게 잘 살 수 있구나, 서로 맞춰가면서 살면 이렇구나 하고요. 실제로 집안일이나 일적으로 균형 있게 분배하려고 노력하기도 하고요.
승빈 ‘서로가 서로를 위해 노력하는 게 동거다’라는 생각을 하면 좋겠어요.


두 분은 크리에이터로서 어떤 목표를 갖고 있나요?
정민 나중에 소품 숍이나 카페를 차리는 게 제 개인적 목표이기도 하고요. 저희만의 굿즈를 만들어서 판매해보고 커피도 내리고 빵도 만들고요.
승빈 저는 스스로 떳떳해지고 싶어요. 아직까지도 제가 크리에이터라고 밝히는 게 자신이 없거든요. 구독자 수가 부족하다고 생각해서 그런 것 같아요. 내가 코지데이라고 당당하게 밝히는 게 꿈이에요. 아직까지도 크리에이터라고 하면 무시당하는 게 부지기수예요. 친구들조차 할 거 없어서 하는 거라고 해 저와 절교할 뻔했는데.(웃음) 누군가가 절대 무시 못 할 만큼 성장하고 싶어요.


떳떳함을 만드는 구독자의 기준이 뭔데요?
승빈 골드 버튼요. 100만.(웃음)









Conditions

지역 서울시 금천구 시흥동
구조 다세대빌라 스리룸
면적  59㎡(18평)
전세 2억 원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