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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가 한번 해봤습니다

We Tried Out

저희가 한번 해봤습니다

Editor.Hyemin Lee / Photographer.Juyeon Lee Knock, Please

29세, 30세, 33세 / 최지희, 이한솔, 송현정

민달팽이유니온,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 운영진


Conditions

지역 서울시 서대문구 남가좌동
구조 공동주택(다세대주택)
면적 집 전체 361.66㎡, 각 방 크기 평균 약 6.8㎡(2평)
보증금 최소 450만~ 최대1060만 원 (월세의 2.5배)
월세 최소 7만8000원~ 최대 18만6000원
층수 지상5층  [1층: 커뮤니티실 / 주차장, 2~5층: 주거 공간]
입주 인원  18명

 

Room History

지희

20세 서울시 서대문구 연희동 미니원룸(보증금 500만 원, 월세 35만 원)
21세 서울시 서대문구 연희동 독서실(보증금 1000만 원, 월세 47만 원)

 

한솔

20세 서울시 관악구 봉천동 반지하 (보증금 500만 원, 월세 25만 원, 형과 동거
21세 서울시 관악구 봉천동 원룸텔 (전세 8000만 원, 형과 동거)
23세 서울시 서대문구 연희동 3룸 (보증금 1000만 원, 월세 120만 원, 4인 룸 셰어
24세 서울시 서대문구 연희동 옥탑방 (보증금 1000만 원, 월세 88만 원, 4인 룸 셰어)
25세 서울시 서대문구 신촌동 대학 건물 (0원)
26세 서울시 서대문구 연희동 옥탑방 (보증금 1000만 원, 월세 88만 원, 4인 룸 셰어)
 29세 서울시 영등포구 당산동 아파트 (0원, 이모 집)
 29세 서울시 서대문구 남가좌동 청년누리 달팽이집 (보증금 480만 원, 월세 8만 4000원)

 

현정

20세 강원도 춘천시 원룸 (보증금 100만 원, 월세 28만 원, 친구와 동거)
21세 강원도 춘천시 원룸 (보증금 100만 원, 월세 25만 원, 동생과 동거)
22세 강원도 춘천시 분리형 원룸 (보증금 100만 원, 월세 20만 원)
26세 아일랜드 더블린 투룸 아파트 (보증금 300만 원, 월세 150만 원, 친구 4인과 셰어)
29세 서울시 서대문구 남가좌동 달팽이집 2호 2인실 (보증금 60만 원, 월세 23만 원)

 

만약 우리 모두 처음부터 내 한 몸 눕힐 안전하고 따스한 보금자리를 등에 달고 태어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우리는 대부분 집은커녕 세상 풍파를 오롯이 견뎌야 하는 여린 몸만 덩그러니 갖고 태어나는 민달팽이와 같다. 성실히 일하면 내 집 마련이 가능했던 기성 세대와 달리 지금 서울의 청년들은 근로 소득만으로는 주택임대차계약서를 등을 지고 세입자로 떠도는 신세를 면하기 어렵다.  여전히 ‘내 집’ 가진 사람들에 의해 돌아가는 세상 속에서 이리저리 치이는 작은 민달팽이들이 주거 안정을 기대하기란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혼자가 아닌 여럿이라면 민달팽이도 조금 더 튼튼한 집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상상해보는 사람들이 있다. 여린 몸을 서로에게 맞대고 세입자의 주거권을 이야기하는 청년들. 누가 쥐어준 적 없지만 스스로 집에 대한 권리를 이야기하고, 모두가 어려울 거라 했지만 청년들이 살 수 있는 주거 모델을 스스로 만들고 있는 ‘민달팽이유니온’이다.  



세 분 모두 스무 살 때 대학생이 되면서 처음 독립을 했다고 들었어요. 지금까지 어떤 집에서 살아왔는지 기억하시나요?

(한솔) 스무 살 때 대학 입학하고, 형이 먼저 신림동 반지하 투룸에서 자취를 하고 있어서 거기 얹혀살기 시작했어요. 그때 형이 진짜 싫어했던 기억이 나요.(웃음) 그 이후에는 부엌과 방이 분리되어 있는 집으로 이사해 형이 방에서, 저는 부엌에서 잤고요. 옥탑방에도 살아봤고, 이모네 집에도 얹혀봤다가, 학교 건물에서도 살아보고. 작년부터 드디어 지금 이 집, 청년누리 달팽이집으로 왔어요. 여기가 저의 열 번째 집이죠.

(지희) 저도 대학 입학과 함께 엄마랑 올라와서 집을 보러 다니다가 신축이라 그나마 괜찮다고 구한 게 미니원룸이라고 하는, 지금 생각하면 불법 건축물 같은 게 아니었을까 싶은 곳에서 첫 자취를 시작했죠. 그렇게 저렴한 금액도 아니었는데 크기는 정말 작았어요. 누우면 머리에서 발끝까지 딱 닿는 크기. 그나마도 발은 책상 아래로 들어가는 구조였죠. 1년도 못 채우고 아예 비싼 원룸에도 한 번 살아봤다가, 그 이후엔 더는 감당이 안 돼서 가족들과 살고 있어요. 아직도 독립은 못 했어요.

(현정) 저는 춘천에서 자취를 시작했고요, 거기서 몇 번 집을 옮기다가 해외 교환학생으로 좀 살았어요. 하고 싶은 게 있어서 5년 전 서울에 오게 됐고, 그때부터 달팽이집 2호에서 지금까지 살고 있어요. 여기가 여섯 번째 집이죠.

와, 다들 정말 다양한 집들을 경험하셨네요. 청년 세입자로 오래 살아오면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어떤 거였나요?

(지희) 아무래도 너무 비싼 집값이죠. 높은 보증금과 월세를 이제 막 입학한 대학생이 감당한다는 건 불가능하잖아요. 최저 시급 5000원도 안 되던 때였는데 알바를 해서 그걸 전부 감당하는 건 엄두도 안 나고, 결국 부모님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는데, 그게 또 마음의 큰 짐인 거예요. 잠깐 휴학을 하고 새로운 것을 시도해보고 싶어도, 빨리 졸업해서 빨리 돈을 벌어 그 빚을 갚아야 하니까 그럴 수가 없는 기분? 거기다 집주인이 마스터키로 저희 집을 왔다 갔다 한다든지, 수리비로 보증금에서 몇 만 원씩 떼이는 일은 다반사였고요. 근데 그때는 그게 내가 노련하지 못한 사람이라 이런 일을 당하나 싶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던 것 같아요.

(현정) 저는 사실 20대 중반까지 강원도에 있었기 때문에 비용 문제를 심각하게 느끼지 못하다가, 서울에 올라와서 집을 구하려고 알아보는데 정말 위축이 되더라고요. 돈 몇 십만 원 차이로 사는 환경이 달라지고, 계급이 달라지는 느낌이랄까요?

(한솔) 월세 부담이 매달 알바를 그만두지 못하게 하는 요인인 건 당연했고요. 또 하나는 항상 주거 환경이 쾌적하지 못했어요. 그래서 집은 늘 저에게 싸워야 하는 대상이었던 거 같아요. 반지하든, 옥탑이든 그 집을 최소한 사람이 살 만한 공간으로 유지시키기 위해 계속 애써야 했죠.



자취 10년 경력자로서 지금 말씀하신 부분들이 정말 남 일 같지 않네요. 하지만 그런 문제들을 겪었더라도 이걸 시민 활동으로 발전시키는 건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 같은데, 민달팽이유니온을 어떻게 시작하게 된 건지 궁금해요.

(한솔) 처음에는 대학 내에서 집 문제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끼리 모인 소모임이었어요. 서로 이삿짐 도와주기, 반찬 만들어서 나눠 먹기 같은 것들을 했죠. 8명 정도가 주 멤버였고 가능한 사람들이 그때그때 합류했어요. 저도 그 중 한 명이었고요. 그러다 좀 더 준비해서 다음 해에 정식 동아리로 이름을 걸고 출범을 했죠. 사실 이게 학교에 기숙사가 없어서 생긴 문제였기 때문에 주로 기숙사를 짓기 위한 여러 가지 프로젝트를 했어요. 달팽이빵을 열심히 구워 팔고, 거기서 생긴 수익금으로 기숙사 지어달라는 캠페인을 펼친다든가 하는.

(지희) 재밌는 캠페인을 많이 했어요. 플래시몹이 한창 유행일 때는 학교 앞에서 총장실까지 말춤을 추면서 기숙사를 지어달라는 퍼포먼스도 하고. 그런 것들을 보면서 ‘아, 집 문제를 이렇게도 이야기할 수 있구나’라는 걸 알게 됐죠. 사실 저는 그 전까지만 해도 ‘서울이니까 비싼 거겠지’, ‘집주인이니까 마스터키로 내 집을 들락거려도 어떻게 하겠어’ 했던 평범한 학생이었어요. 그러다가 민달팽이 활동을 보면서 ‘아, 이걸 문제라고 말할 수 있는 거구나’라는 걸 처음 깨달은 거죠.

그런 작은 모임이 어떻게 학교를 벗어나 지금 같은 시민단체로 활동하게 된 거예요?

(한솔) 그동안 문제라고 인식하지 못했던 청년의 주거권 문제를 당사자들이 직접 이야기한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초반부터 많이 공감을 얻었어요. 다른 대학에서 찾아오기도 하고 일반 청년분들도 오셔서 같이 할 수 있는 것들을 기획해보자고 했고요. 2012년부터는 다른 학교와 연대해서 대학생주거권네트워크라는 걸 만들게 됐죠.

(지희) 그러다 이듬해에 민달팽이유니온이 비영리단체가 되면서 저는 그때부터 정식으로 합류했어요.

예전에 민달팽이유니온에서 했던 ‘원룸 관리비, 알고 내세요?’라는 활동을 본 적이 있어요. 그때 저도 당연히 내는 걸로 여겼던 관리비를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던 기억이 나요. 우리 주변에 있지만 잘 모르고 있는 청년 주거 문제를 가시화하는 일인 것 같은데, 또 어떤 활동들을 하고 있나요?

(한솔) 주거권 아카데미라고, 매 방학 시즌에 8주차에 걸쳐 정기적으로 진행을 하고 있어요. 세입자 청년들을 대상으로 주거 상담 센터도 운영하고 있고요.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는 정책 개발을 위한 활동을 해요. 당사자들의 의견을 가장 잘 들을 수 있는 방식으로 실태 조사를 하고, 그걸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같이 토의하고 정책을 제안하는 일인데, 그 대표적 사례가 말씀하신 원룸 관리비 활동이었죠.

지금 청년 세대는 ‘평생을 세입자로 살아가야 하는 최초의 세대’라고 하죠. 기존 세대 때 통용되던 매매 위주의 주거 정책이 변화해야 하는 때인데, 아직 과거에 머무르고 있는 게 현실인 것 같아요. 세입자로 살아가는 청년으로서, 그런 부분에서 괴리감을 느낄 때는 언제인가요?

(지희) 서울시에서 하고 있는 ‘역세권 2030 주택’이 생각나네요. 원래 역세권에는 그렇게 높은 건물을 지을 수 없는데, 청년들의 주거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그 제한을 풀어줘서 건물을 높게 짓거든요. 근데 정작 청년이 들어갈 수 있는 수준의 임대료가 아니란 거예요. 그 기저에는 ‘여기는 역세권이니까 이 정도는 받아야 해’라는 게 있는 거죠.

(한솔) 결국 기존의 부동산 시장 논리의 개념으로 이걸 접근했기 때문이거든요. 애초에 청년들의 주거보다 민간 사업자들의 개발 이익을 철저하게 보장해주는 방식으로 틀을 짜놓은 거죠.

(현정) 실제로 가좌역 근처 집이 지금 보증금 4000만 원에 월 40만 원 정도 더라고요. 이걸 보증금 1000만 원으로 잡으면 월세가 무려 80만 원이에요. 원룸에 공공 임대인데 너무 비싸죠. 그런 데서 오는 괴리감이 크게 느껴져요.

이런 정책과 관련한 활동을 하다 보면 결국 대화해야 하는 상대는 기성세대 어른들일 것 같거든요. 청년의 주거 문제에 대해 전혀 공감하지 못하는 분을 만났을 때 어떻게 대화를 풀어나가는지도 궁금하네요.

(지희) 제일 기본적으로는 서로 알고 있는 사실이 어떻게 다른지를 이야기하는 것부터인 것 같아요. 그 세대는 그들이 경험한 것이 있고 그 관점에서 얘네도 이렇게 살겠거니 이렇게 생각을 하는데, 그것이 지금의 청년 문제와는 좀 다르다는 것을 이야기를 해주죠. 우리 또래들이 얼마나 힘들게 사는지를 단체로서도, 개인으로서도 이야기를 계속하는 거죠. 그래도 요즘은 사회적으로 그런 이야기가 많이 나오기도 하고, 어른들도 주변에서 많이 접하니까 옛날에는 “그러니까 네가 좀 더 열심히 해서 잘나면 되잖아” 이렇게 말했다면, 요 몇 년 사이에는 ‘그게 내 자식이 못해서가 아니라 전반적으로 문제가 있구나’라는 걸 조금씩 체감하고 있는 것 같긴 해요. 그래도 여전히 갈 길은 멀지만.



사실 여러분을 만나고 싶었던 이유 중 하나가 청년 스스로 직접 집을 짓고 공급하는 일을 한다는 거였거든요. ‘청년 주거는 답이 없다는데, 저희가 한 번 해보겠습니다!’ 하는 느낌이랄까요?

(현정) 맞아요. 이것저것 해보다가 답답해서 ‘그럼 우리가 직접 비영리 주거 모델을 운영해보자’ 했던 거예요. 다들 안 된다는 주거비 낮추는 걸 실험해보고 싶었고, 불안하게 살아가는 청년들이 공동체를 만들어서 서로에게 안전망이 되는 집을 구현해보고 싶었죠. 그래서 따로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을 만들어 2014년에 달팽이집 1호가 처음 생겼어요. 지금은 12호까지 나왔고요. 두 군데는 운영이 종료되어서 현재 10곳을 운영하고 있어요.

해결하고 싶었던 청년 주거 문제를 실제로 달팽이집에서 어떤 식으로 풀어나갔는지 궁금해요.

(한솔) 일단 월세를 청년들도 부담 가능한 수준인 20~30만 원으로 낮추고, 보증금도 월세의 2.5배 정도로 책정했어요. 시설도 최대한 좋게 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공동체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갖춰서 사회적 고립을 극복해나갈 수 있게 했어요.

(현정) 또 보통은 주택임대차보호법에 의하면 최대 2년까지밖에 못 사는데, 그런 한계를 하나씩 극복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저희는 원하는 만큼 살 수 있도록 구성을 했죠.

(지희) 달팽이집은 결국 만날 외쳐봤자 잘 안 바뀌는 것들을 저희가 직접 해볼 수 있는, 좋은 실천의 장이라고 할 수 있죠. ‘봐라, 안 된다던 그걸 우리가 이렇게 하고 있다’ 하면서요.

한 집에 거주하는 기간이 일반 가구는 8년이지만 청년 가구는 1년 6개월에 불과하다고 하더라고요. 달팽이집에선 계속 살 수 있는 건가요?

(현정) 네, 맞아요. 청년들의 이동이 잦기 때문에 최소 계약 기간은 일단 6개월부터지만, 그 이후에는 내가 원하는 만큼 살 수 있어요. 엊그제 나온 통계 결과를 보면 달팽이집의 최대 거주 기간은 5년이었어요. 달팽이집이 생긴 기간과 같죠. 사실 조합이 집을 다 소유하고 있는 게 아니라서, 조합이 그 집을 운영하는 기간까지만 살 수 있다는 한계는 있어요. 제가 살고 있는 2호 같은 경우는 5년 운영 조건이었고, 올 말에 운영 종료 예정이라 근처의 다른 달팽이집으로 이주하려고 준비 중이거든요.

(한솔) 이건 저희가 처음엔 기술도 없고 돈도 없어서 그냥 좋은 분이 나타나서 저희한테 오래 빌려주는 집으로 달팽이집 사업을 시작했기 때문이에요. 근데 그렇게 5년 정도 역량이 쌓이면서 이제는 시공사와 설계사무소와 컨소시엄을 맺어서 직접 우리가 원하는 집을 지을 수 있게 됐어요. 그래서 앞으로는 그런 건물을 소유하는 모델로 기획하고 있어요. 그러면 청년들이 더 오래 주거 불안 없이 살 수 있게 되는 거죠.

사실 주거비가 부족할 때 가장 먼저 포기하는 게 ‘창문’이잖아요. 달팽이집은 모두가 조망권과 채광에 대한 권리를 가질 수 있는 건가요?

(현정) 그럼요! 지금 저희가 운영하는 집 중에 창문이 없는 방은 없어요.

(한솔) 리모델링을 할 때도 최대한 창문을 다는 방식을 고려하고 있어요. 그래서인지 가끔 건축하는 사람들이 저희 도면을 보고 공간이 너무 아깝게 리모델링한다는 평가를 하기도 하지만, 어쨌든 창문은 필수적인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창문의 존재 여부가 주거 환경에 얼마나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시나요?

(현정) 매달 두 번씩, 집을 구하거나 주택협동조합에 관심 있는 청년들과 워크숍을 해요. 한 달에 10명 정도, 1년이면 100명 정도를 만나는데, 그 시간에 집에서 중요한 요소는 무엇일까, 나에게 필요한 건 뭘까에 대해 이야기하거든요. 그때 가장 많이 나오는 게 창문과 채광이에요. 많은 청년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인데, 갖고 있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거죠.

(한솔) 집의 습도와 환기, 냉난방 단열 같은 게 집 관리의 핵심적인 부분인데, 이 모든 것은 기본적으로 창문을 통해서 할 수 있는 거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사실 집에서 창문은 없으면 안 되는 거죠.

지금 이 집도 창문이 많은 편인 것 같아요. 이 집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현정) 이 집은 패시브하우스인 게 특징이죠. 열효율을 좋게 만든 집이고요, 공기 순환 장치가 있어서 미세먼지를 제로로 만들 수 있답니다!

(한솔) 또 외벽과 창호 같은 데 좋은 걸 썼거든요. 이런 게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시켜서 공과금도 덜 나오죠.

이런 시설의 집을 이런 저렴한 비용에 원하는 만큼 살 수 있다니 놀랍네요. 달팽이집이 그런 것들을 실현할 수 있는 비결은 뭔가요?

(현정) 일단 이 서대문구 집 같은 경우는 포스코 임직원들의 월급 1% 기부로 운영하는 ‘포스코1%나눔재단’이라는 곳에서 서대문구 소유의 땅에 이 집을 지어준 거예요. 다시 말해서 토지를 지자체에서 빌려주고 건물은 기부로 지은 거죠. 건축비, 토지비를 빼고 사실상 운영비와 수선 유지비, 토지 임대료만 드는 셈이죠. 그래서 저렴한 가격이 나올 수 있는 거죠. 그리고 살고 있는 사람들이 자체적으로 하는 것들도 있어요. 예를 들어, 계단 청소를 스스로 하면 건물 관리비를 안 내도 되죠.

(한솔) 근데 사실 중요한 건 이 집이 아니더라도 마진을 높게 잡지만 않으면 서울에 있는 대부분의 집들도 이게 가능하다는 거예요. 실제로 저희가 계산해봐도 생각보다 건축비가 그렇게 많이 들지 않고, 수선 유지비도 비싸지 않거든요. 마진을 많이 안 남기면 10~20만 원대 임대료가 가능하단 얘기죠.



한솔 님은 지금 이 집, 서대문구 달팽이집에 살고 계시잖아요. 실제로 살아보니 어떤 부분이 좋던가요?

(한솔) 일단 월세가 저렴해서 좋아요. 제가 지금 월 8만 4000원을 내거든요. 그리고 이제 더 이상 집과 싸우지 않아서 좋아요.(웃음) 또 이 집에서 제가 제일 좋아하는 부분은 사실 커뮤니티실이에요. 아래층에 판소리 하시는 분이 있는데 거기서 강습도 받고, 동아리나 소모임 같은 것도 하고, 주말마다 영화 보는 팀도 있어요. 커뮤니티실이 있냐 없냐에 따라 집의 활기에 확 차이가 나는 거 같아요. 공유의 개념을 커뮤니티실을 통해서 같이 가꿔나갈 수 있거든요.

(현정) 실제로 이런 관계 속에서 힐링했다는 사람을 많이 봤어요. 일상에서 소통하고, 힘든 걸 나누고, 고민 얘기를 하고, 이러면서 내적인 부분을 회복했다고요.

사실 청년들에게 집은 대부분 임시 거처로 취급되고 잠만 자는 곳이죠. 근데 달팽이집은 좀 다른 것 같아요. 사람 사는 집다운 집이란 느낌이 들 때는 언제인가요?

(현정) 저는 달팽이집에 5년간 살다 보니까 cctv가 없어도 안전하다는 걸 느껴요. 이 집에선 안전하다는 느낌이 좋아요. 현관문을 열고 있어도 되게 편안해요. 그래서 맘 놓고 환기할 수도 있고.

(지희) 사회적인 안전망 역할도 하는 거 같아요. 사실 우리는 사회에 내가 갑자기 내던져진 느낌이 들곤 하잖아요. 아무도 나한테 성인으로서 혼자 사는 법을 알려주지 않았는데, 이곳에서 그런 것들을 서로 배워나가는 거죠. 어떤 입주자분께서 “내가 넘어져도 내 밑에 매트리스가 한 겹 더 깔린 것 같은 기분”이라는 말을 하더라고요. 그게 바로 안전망 아닌가 싶어요.

마지막으로, 청년에게 집이란 어떤 공간이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지희) 저는 집이 좀 자유로울 수 있는 공간이면 좋겠어요. 눈치 좀 덜 보고 기 펴고 살 수 있는, 그래도 되는 공간이었으면 좋겠어요. ‘집 때문에’라는 게 자꾸 안 붙는 그런 거요.

(현정) 저번에 어떤 친구가 너무 많이 내는 월세가 아까워서 집에만 있다는 농담을 했어요. 저는 집이 그런 부담을 느끼는 공간이 아니라, 회복의 공간이고 충전의 공간이었으면 좋겠어요. 다시 집 밖을 나갔을 때 당당하게 활동할 수 있게 해주는 공간요.




Conditions

지역 서울시 서대문구 남가좌동
구조 공동주택(다세대주택)
면적 집 전체 361.66㎡, 각 방 크기 평균 약 6.8㎡(2평)
보증금 최소 450만~ 최대1060만 원 (월세의 2.5배)
월세 최소 7만8000원~ 최대 18만6000원
층수 지상5층  [1층: 커뮤니티실 / 주차장, 2~5층: 주거 공간]
입주 인원  18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