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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다시 책상에 앉은 이유

The reason why he sat at a desk

그가 다시 책상에 앉은 이유

Editor.Hyein Lee / Photographer.Juyeon Lee Knock, Please

최아름 / 31세

마케터


Conditions

지역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구조 오피스텔
면적  24.76㎡(8평)
보증금 1000만 원
월세 75만 원

Room History

20대의 최아름은 한량처럼 시간을 흘려보냈다. 30대의 최아름은 20대를 후회하며 타이머와 애플워치를 지닌 채 시간을 깍듯하게 대한다. 그는 ‘모던바이브’라는 이름으로 패션, 독서, 아침형 인간, 영어 공부에 관한 영상을 제작해 유튜브에 공유한다. 불필요한 고민을 줄이고 생산적 일을 하고 싶은 직장인에게 딱 알맞은 콘텐츠다. 특히 나는 넷플릭스로 공부하는 영상을 보고 ‘이대로 따라 하면 이번엔 나도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넷플릭스 30일 무료 체험을 신청했다. 시원스쿨이나 야나두 같은 온라인 강의 광고에 익숙해진 찰나에 실로 오랜만에 느끼는 자극이었다. 최아름을 직접 만났을 땐 어쩐지 여유로움이 느껴졌다. 시간에 끌려가는 것이 아닌, 시간의 관장管掌이 된 사람에게만 느낄 수 있는 자유였다.   



먼저 귀한 일요일에 시간 내주어서 감사해요. 아름 씨는 어떤 일을 하나요?
제약 회사의 화장품 부문 마케터로 일하고 있어요. 미대를 졸업하고 헬스케어 대행사에서 디자인 일을 하다가 좋은 기회가 와서 지금의 회사에서 홍보 일을 맡게 됐어요.


공부 루틴 영상을 통해 아름 씨를 알았어요. 그 밖에도 영상 카테고리가 다양하던데 원래도 관심 분야가 넓은 편인지요?
어릴 때부터 관심사가 넓었어요. 그런데 그때는 한 가지에 집중 못 하면 산만하다는 소리를 듣는 시대다 보니 스스로 비난하는 일이 잦았던 것 같아요. 알고 보니 그냥 취향이었는데 말이죠. 이제는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살고, 제가 좋아하고 또 잘하고 싶은 분야를 카테고리화해서 유튜브에 영상을 올리고 있어요. 크게는 영어 공부, 독서, 패션, 아침형 인간으로 나눌 수 있지요.


유튜브 하나 올리는 것도 힘든데 그 많은 영상을 언제 찍고 편집하는 거예요?
저는 퇴근 후 친구들과 맥주 한잔하는 시간이 없어요. 뭐랄까, 그 시간이 저한텐 좀 아깝게 느껴지더라고요. 그래서 꼭 만나야 할 땐 정말 콤팩트하게 만나요. 축하할 일이나 중요한 일이 있을 땐 당연히 만나지만, 할 일도 없는데 “우리 한번 만날까?” 하는 식의 만남은 지양하는 편이에요. 항상 목적을 가지고 만나요. 다행히 친구들도 이런 저의 성향을 이해해주어 그 시간에 제가 가치 있다고 여기는 일들을 마음껏 하는 편이에요.


일과가 어떻게 되나요?
정말 단순해요. 아침에 5시 반~6시에 일어나서 영어 공부를 하거나 독서를 하는데, 그때그때 제가 더 하고 싶은 걸 하는 편이에요. 그다음 2~3분이면 도착하는 회사에 출근하죠. 양천구 본가에 살았을 땐 출퇴근 시간만 3시간 반 정도 걸렸어요. 3시간 반이면 엄청 많은 시간인데 운전을 하다 보니 아무것도 할 수가 없더라고요. 이사한 후 여유 시간이 늘어나면서 루틴이 단순하게 자리 잡은 것 같아요. 퇴근하면 집에 와서 저녁 간단히 해 먹고 바로 유튜브 편집하거나 도서관에서 책을 읽어요. 그다음 10시~10시 반쯤 잠자리에 들고요.


공부를 잘하는 사람들의 전제가 ‘시간 쪼개어 쓰기’라고 생각하는데, 아름 씨도 엄청 알뜰하게 시간을 쓰는 편이죠?
직장에서 업무를 보는 동안에도 시간을 쪼개서 사용하려고 해요. 타임 타이머라고 이렇게 1시간 안으로 시간 설정을 하면 파이가 계속 줄어들고, 설정한 시각이 되면 알람이 울려요. 이게 마감처럼 압박을 주는데 저한텐 유용하더라고요. 저는 이걸 좀 즐기는 것 같아요. 변태인가‧‧‧.(웃음) 아마도 목표를 이룬 성취감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이게 구글에서도 많이 쓰는 방식이래요. 회의 시간을 정하지 않으면 한없이 늘어질 수 있으니까요.


스케줄러는 사용하지 않나요?
네, 워낙 일상이 규칙적이고 단조롭다 보니까 쓸 필요가 없는 거예요. 또 책을 읽다 보면 내가 몇 시간 안에 완독할지 예상할 수 있잖아요. 저는 430페이지 정도 되면 2시간 안에 읽더라고요. 대체로 그 정도 걸린다는 것을 아니까 스케줄러를 쓰는 게 별 의미가 없는 것 같아요.


보통은 공부 비법을 나만 알려고 하잖아요. 영상을 제작하고 보기 좋게 편집까지 해서 노하우를 나누려는 이유는 뭐예요? 마케터의 기질이려나요?
예전에 어떤 책을 봤는데 그 저자가 영화 한 편을 100번 정도 돌려보면서 영어를 따라 했더니 네이티브처럼 말하게 됐다는 거예요. 너무 궁금해서 그분이 운영하고 있는 네이버 카페에 들어가봤는데, 저처럼 의구심을 가진 사람이 많더라고요. 정말 100번 따라 하면 그 정도의 실력을 갖추게 되는지 말이에요. 그래서 ‘내가 한번 검증해볼까?’ 하는 마음이 들었죠. 사실 저는 대학생 때 그 방법이 좋은 결과를 만든다는 걸 경험했어요. 간단한 회화조차 못 하는 실력이었는데, 영화 <러브 액츄얼리>를 따라 읽고 나서 입을 떼게 되었죠. 지난 경험을 발판 삼아 넷플릭스로 연습해서 진짜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을 영상으로 기록하면 사람들이 믿어주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그렇잖아요. 제가 네이티브가 돼서 “아, 저는 이런 방법으로 영어 공부를 했습니다”라고 말하는 것보다 “이런 과정을 했더니 네이티브가 됐어요. 그리고 그 역사는 유튜브에 모두 올라가 있어요”라고 말하는 게 더 낫잖아요. 그 때문에 영상을 제작하게 된 거죠.


구체적으로 어떻게 공부하나요?
저는 입에 붙을 때까지 따라 읽고 넘어가는 편인데, 그런 식으로 한 편의 영상을 두 번 정도 반복해서 봐요. 그렇게 해도 다 외우지 못하는데 어느 정도 실력이 쌓여가는 기분은 들어요. 구글 크롬에서 확장 프로그램을 다운받으면 한영 통합 자막으로 볼 수 있거든요. 그게 아주 유용해요. 첫 번째는 자막 보면서 읽고, 두 번째는 띄엄띄엄 자막을 꺼놓고 따라해요.


초보자가 어렵지 않게 따라 할 수 있는 넷플릭스 추천작이 있을까요?
저는 요리나 패션 경연 프로그램을 추천해요. 의외로 어렵지 않고 생활감 있는 쉬운 표현이 많이 나와요. 경연 프로그램은 자기소개하는 장면이 자주 나오잖아요. 대학생들 오픽 공부할 때 활용하기 좋은것 같아요. 


집에서 공부는 잘돼요? 루틴이라면 집중이 되든 안 되든 계획대로 해야 하니까 환경이 더욱 중요할 것 같아요. 아름 씨에게 집중이 잘되는 환경이란 어떤 것인가요?
저는 책상 정리를 우선으로 생각하고요, 조용한 환경? 평소에 음악도 잘 안 들어요. 백색소음은 여기 창문을 열면 바로 들을 수 있고요.(웃음)


저는 재택근무를 오래 하다 보니 집중력이 스멀스멀 떨어지기도 해요. 그럴 때 도움을 주는 행위가 있을까요?
진짜 중요한 게 의외로 산책이더라고요. 왜냐하면 회사에선 집중이 안 되면 탕비실에 커피를 마시러 갈 수 있고 정 답답하면 1층 로비에 잠시 앉아 있거나 사람들과 잠깐 수다를 떨 수도 있는데, 집에선 아예 단절되어버리니까 마냥 앉아서 일하게 되더라고요. 그게 오히려 위험하고 산만함을 유발하는 요소인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점심을 먹고 마스크 쓰고 산책하러 나가요. 일하는 중간중간 스트레칭도 꼭 하는 편이고요.


그럼 퇴근 후 쉬고 싶다는 욕망은 어떻게 이겨내요?
어, 그럼에도 무조건 해야 하는 일들로 채워 넣으면 되지 않을까요?(웃음) 안 하면 마음이 불편한 나만의 규칙 같은 게 있잖아요. 욕망을 이기는 방법은 2시간 뒤 미래의 내가 딴소리 못 하도록 푹 쉬는 것밖에 없는 것 같아요. 


그렇게 공부해서 무얼 얻고 싶은 거예요?
글쎄요, 저도 무슨 목표로 공부하는지 잘 모르겠어요. 근데 이런 것 같아요. 20대에 열심히 살지 않은 과거에 대한 반성?


아니, 얼마나 어떻게 살았길래 반성을 공부로 해요?
10년 동안 하루하루를 낭비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대학교에선 수업을 네 번 빠지면 F잖아요. 저는 기어코 세 번을 빠져서 간당간당한 상태를 유지하는 애였어요. 학교 도서관에 가면 누울 수 있는 자리가 있는데, 책 한 권 꺼내서 슬렁슬렁 읽는 그런 한량 같은 삶을 즐겼죠. 그러고 나니 20대 후반이 정말 힘들더라고요. 어디에도 취업할 수 없었죠. 어렵게 들어간 회사에서도 하나부터 열까지 일일이 “죄송합니다”를 입에 달면서 일을 배워야 했어요. 그래서 30대엔 절대 그렇게 살지 말아야지 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살게 된 것 같아요.


각성의 계기가 되었군요. 그렇게 노력해서 아름 씨가 얻은 결과는 뭐예요?
하고 싶은 말을 영어로 조금이라도 할 수 있게 됐다? 영어로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것도 좋고요. 그리고 마지막으론 ‘하면 된다’는 것을 확신했어요.


만약 아무런 제약 없이 일과를 꾸릴 수 있다면 어떻게 계획하고 싶어요?  그때도 공부할 거예요?
아니요. 농구 보는 걸 진짜 좋아하거든요. 1층, 2층에 농구공이 하나씩 있을 정도죠. 10월부터 4월까진 주말마다 농구를 보러 다니지만, 평일엔 제가 금‧토요일 정도만 쉴 수 있는 사람이다 보니 농구를 보고 있으면 왠지 죄책감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흘끔흘끔 보거나 2쿼터 정도만 봐요. 그래서 만약 제게 넉넉한 시간이 주어진다면 원 없이 농구경기를 보고 싶어요.







Conditions

지역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구조 오피스텔
면적  24.76㎡(8평)
보증금 1000만 원
월세 75만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