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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살지만 함께 살고 싶기도 한

Something Like Living Alone But Also Wanting to Live Together

혼자 살지만 함께 살고 싶기도 한

Editor.Hana Lee / Photographer.Juyeon Lee Knock, Please

30세 / 강하라

카카오 개발자


Conditions

지역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
구조 오피스텔
면적 약 21.3㎡(6.5평)
보증금 1000만 원
월세 95만원, 테이블 멤버십 월 40만 원, 관리비 월 12~13만 원대, 도시가스비 별도

 

Room History

공간과 취향을 함께 나누며 사는 새로운 주거 형태, 공유 주택이 궁금했다. 낯선 사람들과 부대끼며 살아야 할 것 같은 심리적 부담감, 호텔에 사는 것처럼 호사를 누릴 수 있을 것 같은 말랑말랑한 기대가 공존하는 가운데, 소셜 아파트먼트 ‘테이블’에서 가장 이상적인 입주민으로 꼽은 강하라를 만났다. 자주적인 집돌이로 변하는 그를 보면서, 혼자 살지만 함께 살고 싶기도 한 사람들에게 살며시 공유 주택의 삶을 제안해본다.



자취생, 강하라의 발자취가 궁금해요.
대학 생활을 미국 캘리포니아주 버클리라는 작은 도시에서 했어요. 졸업 후 그곳에서 직장 생활도 1년 정도 했으니까 미국에서 거의 6년 동안 자취생으로 살았죠. 미국 생활을 정리하고 한국에 돌아오면서 본가로 들어가 부모님과 4년 동안 살았고요. 다시 독립해 자취 생활을 시작한 지 4개월 좀 넘었습니다.

미국에서의 자취 생활은 행복했나요?
대학교 1학년 때는 기숙사 생활을 했어요. 2학년이 되면서 마음 맞는 친구 세 명과 이층집을 렌트해 본격적인 자취를 시작했어요. 꽤 큰 주택이어서 방이 여러 개였어요. 큰 방은 두 명이 지내기도 했는데 저는 작은 방을 혼자 사용했어요. 1년 정도 그 집에서 살다가 친구 한 명이 한국으로 돌아가면서 방 1개, 거실 1개인 아파트로 옮겼어요. 그 집에서는 2년 정도 살았는데, 처음에는 거실에서 친구 한 명과 함께 지내다가 방을 혼자 쓰던 친구가 한국으로 돌아가면서 제가 그 방에 들어가 지냈어요. 집세는 조금 더 냈고요. 대학 졸업 후에는 혼자 살아보고 싶어서 작은 아파트를 렌트했죠. 재미있는 경험이었어요.

최근에 자취생으로 컴백한 셈이네요. 출퇴근이 힘들어서 독립을 결정했나요?
아니에요, 오히려 출퇴근은 부모님 집이 더 가까웠어요. 저희 회사는 판교에 있고 부모님 집은 용인에 있거든요. 그래서 독립할 때 명분이 조금 없었죠.(웃음) 다시 독립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혼자 살고 싶었고, 서울에서 살고 싶었어요. 저는 소셜 활동에 관심이 많은데, 그런 프로그램은 대부분 서울 특히 강남 부근에서 몰려 있더라고요. 막차 시간을 신경 써야 하고 집이 경기도니까 뭔가 제약이 많더라고요. 대부분의 친구가 서울에 사는 것도 영향을 미쳤고요.

어떤 소셜 활동에 관심이 있나요?
회사에서 개발자로 일하는데 다른 회사의 개발자들과 소통하는 모임, 영어에 대한 감을 유지하기 위한 스터디 등에 관심이 많아요. 기타 동호회 활동도 하고 싶고, 자기 계발 차원에서 도움이 되는 다양한 주제의 강의를 듣는 것도 좋아하고요.

이야기를 들으면 들을수록 공유 주택이 잘 어울리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가요?(웃음) 처음 집을 구할 때는 공유 주택의 존재를 몰랐어요. 출퇴근이 편리한 신분당선이 다니는 강남역, 양재역 부근으로 지역을 정하고 인근의 원룸을 둘러보던 중이었죠. 우연히 페이스북에서 ‘테이블’ 광고를 봤어요. “스타트업이나 강남에서 일하는 사람을 위한 최적의 공간, 라운지, 커피와 맥주 무제한 제공, 조식, 룸 클리닝, 요가” 등 광고 속의 단어가 눈에 쏙쏙 들어오더라고요. 소셜 아파트먼트라는 표현도 솔깃했고요. 그런데 가격대가 생각보다 높아서 ‘그냥 한 번 보기나 하자!’라는 심정으로 투어를 신청했어요.

그런데 어느새 입주민이 되어 있네요.
우선 라운지에 들어서자마자 예쁜 공간에 반했고요(웃음) 방이 좀 작은 것 빼고는 새 집에 입주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그 전에 둘러본 원룸들은 거의 지은 지 15년 된 오피스텔이 많았거든요. 매달 별도로 테이블 멤버십 비용을 내면 조식, 요가 및 명상 수업, 콘시어지 서비스 등을 받을 수 있는데 그 부분도 크게 작용한 것 같아요. 평소 무거운 컴퓨터를 들고 다녀서 어깨가 늘 결리곤 했는데, 요가 수업을 듣고 싶어도 왠지 쑥스러워서 선뜻 못 가겠더라고요. 그래서 요가 프로그램이 특히 반가웠어요. 요가뿐 아니라 평소 찾아다니며 듣던 소셜 강의도 이제 집에서 편하게 들을 수 있다는 점도 좋았고요. 그 뒤로 집을 두 곳 정도 더 봤는데 눈에 안 들어오더라고요. 무엇보다 빨리 독립하고 싶은 마음이 커서 결정하기 쉬웠어요.




이곳에 살면서 가장 만족하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두말할 필요 없이 조식 서비스요. 매일 아침 라운지에서 아침을 먹는데 시리얼, 주스, 빵, 달걀, 샐러드 등 종류도 다양하고 원하는 만큼 먹을 수 있어요. 아무래도 자취를 하면 끼니 챙겨 먹는 게 일이잖아요. 부모님께 종종 조식 사진을 찍어 보내드리면 마음이 놓인다고 말씀하세요.

살림 귀차니즘 중증인 자취생은 콘시어지 서비스가 가장 부러울 거에요. 호텔에 사는 듯한 기분이 드나요?
한 달에 두 번 룸 클리닝을 받는데, 그때 그런 기분이 들죠. 방, 화장실, 주방 할 것 없이 정말 꼼꼼하게 청소해줘요. 흐트러져 있는 선도 묶어서 정리해주고, 한번은 주방에 있던 양파가 시들시들했는데 깔끔하게 다듬어져 있더라고요. 화장실 휴지도 호텔처럼 딱 접어놓고요. 호텔 체크인해서 들어갔을 때 딱 그 느낌이에요. 그래서 전 친구들을 초대하기 전에 룸 클리닝을 받습니다.(웃음) 사실 처음에 콘시어지 서비스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룸 클리닝을 더 자주 받고, 수건도 교체해줄 거라고 생각했어요. 너무 큰 바람이었던 거죠.(웃음)

수건을 제공받는 건 아니군요?
네, 수건과 휴지 등 살림살이는 모두 각자 챙겨야 해요. 암튼 룸 클리닝은 꾸준히 받아보니 적당한 주기인 거 같아요. 화장실 청소를 직접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만으로도 저는 만족합니다. 택배를 보내고 받는 것도 늘 테이블의 매니저가 상주해 있기 때문에 신경 써본 적 없고요. 참, 추가 요금을 내야 하지만 세탁 서비스도 많이 이용하더라고요. 저는 일주일에 한 번씩 본가에 세탁물을 가지고 가기 때문에 사용하지 않아요.

평소 사교적인 편이에요? 커뮤니티가 형성되는 분위기가 부담스럽지 않았나 해서요.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에 대해 부담을 느끼는 성격은 아니에요. 사람들과 어우러지는 걸 좋아하기도 하고요. 미국에 살 때도 친구 한 명과 살자니 왠지 심심할 거 같아서 친한 친구들 모두 모여 산 거예요. 저는 오히려 소셜 아파트먼트라는 공간의 성격이 마음에 들었어요.



하라 씨와 성향이 반대되는 이라면 공유 주택이 안 맞을 수도 있겠어요.
그렇지도 않아요. 이곳에 산다고 꼭 누군가와 어울릴 필요는 없거든요. 소셜라이징을 원하지 않지만 콘시어지 서비스나 공간이 마음에 들어 이곳에 사는 분도 많더라고요. 아무도 터치하지 않는 개인 공간과 단어 그대로 공유하는 공간인 라운지가 명확하게 구분되어 있기에 ‘원한다면 함께!’가 가능한 유연한 곳이에요.

입주 후 친구를 사귀었다고 들었어요. 친해진 계기가 궁금해요.
네, 이웃이 생겼어요. 일주일에 세 번 요가 수업을 받는데 자주 참여하는 분들과 자연스레 얼굴을 익히게 됐어요. 요가 수업 후 집으로 올라가기 전, 라운지에서 맥주 한 잔씩 하면서 가까워졌고요. 얼마 전에는 와인 파티도 했어요. 10명 정도 되고, 연령은 30~40대로 다양한 편이에요.

요즘 이웃과 데면데면하는 경우가 많아서 그런지 참 매력적으로 들려요. 어떨 때 이웃이 생겼다는 걸 실감하나요?
솔직히 제게 이웃이란 단어는 좀 생경해요. 어릴 적 아파트에서 살았는데 이웃과 가벼운 인사만 나눌 뿐 그 이상의 소통은 기대할 수 없었거든요. 근데 이곳에선 학교, 회사 등으로 얽힌 관계도 아니라서 신선하면서도 재미있는 관계인 거 같아요. 특별한 약속 없이 편하게 라운지에서 만나 수다 떨 때 이웃처럼 느껴요. 공유하는 공간이 있고, 소셜 활동을 함께 하며 취향을 공유하는 것만으로도 자연스럽게 친밀감이 생기더라고요. 서로 커리어나 연애 상담을 해주기도 하고요.

거주 비용이 만만찮아요. 본전 생각이 정말 나지 않나요?
저는 그만큼의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해요. 여전히 제게도 부담스러운 비용이긴 하지만 제가 이곳에 살면서 누리는 게 더 크거든요. 이곳에 입주한 후로 제가 많이 달라졌어요. 전보다 자주적으로 행동하는 것 같아요. 부모님의 간섭이 없으니 더 게을러질 것 같지만 그렇지 않아요. 내게 주어진 공간에 애착이 생겨 시간을 더 정성껏 쪼개 쓴다고 할까요? 예전에는 주말에 늘어져 있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곳에 입주한 후로는 일찍 일어나서 조식 먹으러 내려가고, 여러 프로그램에도 참여하고, 라운지에 가서 책도 읽곤 해요. 테이블에 들어올 때 1년 계약했는데 그 시기가 다가오면 한 번쯤 고민은 해보겠지만 저는 왠지 여기서 계속 살 거 같아요.

만약 조식 서비스가 없어진다면요?
음, 그럼 조금 더 심각하게 고민해볼 것 같아요.(웃음)

집돌이의 라이프를 즐기고 있네요. 원래 집돌이였나요?
네, 요즘의 저는 확실한 집돌이인 거 같아요. 전에도 집돌이인 편이었죠. 하지만 주말에 좀 편하게 쉬고 싶어도 부모님의 “게임 좀 그만해라. 자기 계발은 안 하냐?” 등의 잔소리가 저를 괴롭히면 외출하고 싶은 충동이 강하게 들었죠. 부모님과 함께 사는 사람이라면 다 그렇지 않나요? 요즘은 마음이 편한 집돌이가 됐어요. 내 취향으로 꾸민 나만의 공간과 멋진 라운지가 있으니까 웬만한 니즈가 다 충족이 돼요. 친구를 만날 때도 라운지를 약속 장소로 잡는 경우가 많아요. 차, 커피도 무료고, 공간도 예쁘고, 음악도 좋고요. 제게는 라운지가 카페 대신이거든요.

어떤 대상과 더불어 사는 삶에 가장 필요한 건 뭐라고 생각하나요?
미국에 있을 때 친구끼리 같이 살다가 다투고 결국엔 관계를 끊는 경우를 종종 보면서 ‘나는 저런 상황까지 만들지 말아야지’라고 생각하곤 했어요. 그리고 그런 상황이 생길 때마다 필요한 건 배려라는 것도 깨달았고요.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해보고 내가 먼저 배려하면 대부분은 매끄럽게 해결되더라고요. 지금은 독립적인 개인 공간이 있기에 그럴 일은 없지만, 여전히 더불어 사는 삶에 배려라는 건 꼭 필요한 태도라고 생각해요. 함께 사는 이웃 그리고 테이블에 상주하는 매니저 등과 또 다른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며 살고 있으니까요.


Conditions

지역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
구조 오피스텔
면적 약 21.3㎡(6.5평)
보증금 1000만 원
월세 95만원, 테이블 멤버십 월 40만 원, 관리비 월 12~13만 원대, 도시가스비 별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