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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N차 공구중

#Nth joint purchase at home

집에서 #N차 공구중

Editor.Eunhye Ho / Photographer.Juyeon Lee Knock, Please

조소현 / 32세

플루트 강사


Conditions

지역 충청남도 천안시 서북구
구조 아파트
면적  116㎡(35평)
매매 3억 원대

 

Room History

인스타그램을 훑다 보면 ‘공구중’이라는 게시물을 종종 목격하곤 한다. 그 게시물 앞단에 차지하는 문구는 N차 공구. 그 문장만 보면 마음이 급해져서 왠지 서둘러 사야만 할 것 같다. 게다가 평소 눈여겨보는 인플루언서의 게시물이라면 더욱 구매욕이 자극된다. 그렇게 알게 된 조소현의 집은 생각보다 담백했다. 공구 제품으로 가득할 것이라는 나의 짐작과 반대되는 집이었다. 특별히 존재감을 자랑하는 것 없이 각각 다른 아이템이 한데 어우러졌다. 나는 더욱이 그의 심미안이 궁금해졌다. 어떤 관점으로 제품을 고르는 걸까? “저는 늘 공구 품목을 정할 때 제 취향인 제품에 한해 2~3주 정도 사용해보고 만족해야만 공구를 진행해요.” 공구라는 수단으로 취향을 널리 공유하기 위한 진실된 움직임이 느껴지는 답변이었다.


지금의 MZ세대엔 공구라는 구매 형태가 아주 익숙해졌어요. 그 이유가 무엇이라 생각하나요?
우선 인플루언서가 SNS 플랫폼을 기반으로 개성이 담긴 콘텐츠를 제작하거나 유통하는 역할의 제한이 없어진 것 같아요. 콘텐츠 창작 구조가 수평적 성격을 띠는 거죠. 그러다 보니 연예인 못지않은 인플루언서가 생겨났고, 이를 신뢰하는 사람도 많아졌어요. 그래서 점차 인플루언서가 브랜드와 소비자 간의 중간 역할로서 공구를 진행하는 현상이 생겨난 것 같아요. 이에 취향을 공유하고 더 나아가 라이프스타일을 닮고 싶은 팬들이 동참하고요. 또 MZ세대는 모든 콘텐츠를 존중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점도 공구 유행에 한몫하는 것 같아요. 지나치거나 허위로 광고하지 않는다면 관대한 반응을 보이죠.


저는 공구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하는데, 일반 온·오프라인 쇼핑몰과 비교한다면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요?
첫 번째는 같은 물건을 좀 더 저렴하게 살 수 있다는 거죠. 공구는 브랜드와 진행자가 협의한 후 최저가로 구매하기 때문에 다른 플랫폼보다 가격이 저렴한 편이에요. 두 번째는 물건의 첫인상이 나의 현실과 괴리가 적다는 점이에요. 오프라인이나 온라인에서 판매하는 상품의 경우 대개 딱딱하게 디스플레이된 상품이 많잖아요. 그래서 상품이 맘에 들더라도 ‘내 집과 어울릴까?’ 하면서 망설이게 돼요. 반면 공구는 친밀감이 형성된 나의 SNS 친구가 직접 가정에서 사용하는 모습을 볼 수 있으니까 훨씬 친근감도 들고 결국 구매로까지 이어지는 것 같아요.


공구는 MZ세대가 돈을 벌 수 있는 수단이기도 해요. 이들 세대는 어떤 장점이 있다고 생각해요?
공구는 비즈니스 스킬보다 소비자와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런 면에서 MZ세대의 감성이나 센스가 큰 역할을 하는 것 같고요. 유행에 민감해서 숨은 꿀템을 잘 발견하고 이를 SNS 콘텐츠로 올리는 데 능하죠. 그리고 MZ세대는 본인을 드러내는 데 거리낌이 없어요. 물론 공구 카테고리에 따라 다르겠지만, 제품을 소개하기 위해 어느 정도 자신의 일상을 공개해야 하거든요. 이를테면 소파 공구를 홍보하기 위해 집 거실을 공개하는 식으로요.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이 흐릿하다고 볼 수 있죠. MZ세대는 이를 개의치 않고 불특정 다수에게 자신의 모습을 알릴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도 이들이 지닌 가능성이에요.


소현 씨는 처음 어떻게 공구를 시작하게 됐어요?
저는 우선 맥시멀리스트예요. 새로운 물건을 찾고 사용해보면서 즐거움을 느끼죠. 평소 SNS에 제가 사용하는 제품이나 인테리어 사진을 찍어서 올리곤 했는데, 팔로어들에게서 제품 문의를 굉장히 많이 받았어요. 그 횟수가 잦아지다 보니 본격적으로 공구를 시작하게 되었죠.


시작할 때부터 팔로어가 많았어요? 아무래도 팔로어가 많으면 공구 반응도 좋을 것 같아요.
초반엔 팔로어가 적었어요. 공구를 진행하면서 많이 증가한 경우예요. 그런데 반드시 팔로어와 공구의 호응도가 비례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적은 팔로어인데도 높은 공구 참여율을 이끄는 분들도 있고요. 공구는 팔로어를 떠나 나만의 스타일이 있다면 도전할 수 있는 영역이에요. 사람들이 선망하는 삶을 산다거나, 호기심을 유발하는 취향을 갖고 있다면 성공할 확률이 높죠. 제가 진행하는 공구만 보더라도 팔로어 외에 해시태그나 타 계정을 타다가 참여한 분이 많아요.


공구를 진행하는 인플루언서에게 더 이상 넓은 공간이 최고의 조건이 아닌 것 같아요. 작은 침대 하나로도 램프나 잠옷, 쿠션 등 다양한 걸 판매하잖아요.
맞아요.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는 데 공간은 큰 걸림돌이 되지 않아요. 요즘은 가용 공간이 작더라도 나만의 포토 존을 꾸민다면 효과적으로 이미지를 연출할 수 있어요. 물론 집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인스타그램 피드의 기존 이미지들과 겹치지 않는 걸 만들어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해요. 집 구조를 자주 바꾸거나, 여러 각도의 시선으로 제품을 촬영해보는 식으로요. 또 주변 소품을 이용해서 색다른 조화를 만드는 시도를 끊임없이 해야 하죠.


그렇다면 소현 씨는 집이 공구의 배경으로 쓰이는 것에 어떤 생각을 하나요? 공구를 시작으로 집의 의미가 달라졌을 것 같아요.
우선 공구 제품을 소개하기 위한 배경으로 집이 쓰이는 것에 부담을 느끼진 않아요. 제가 소개하는 제품들은 생활용품이라 어쩌면 당연한 부분이기도 하고요. 공구를 시작하면서 다양한 브랜드의 제품을 알게 되고 집에 들이기도 하는데요. 그러다 보니 갈수록 집이 제 취향이 모인 공간으로 발전한다는 느낌을 받아요.


공구로 인해 우리의 생활이 좀 달라지기도 했을까요? 그렇다면 누가 가장 영향을 받았을까요?
아무래도 집을 어떻게 꾸밀지 고민하는 분들이 아닐까요? 대개는 신혼부부나 이제 막 집 꾸미기에 재미를 붙인 사람들이요. 집을 꾸며본 경험이 적은 상태에서 과감한 투자를 하기란 쉽지 않잖아요. 또 어떤 제품을 사야 할지 막막하기도 하고요. 공구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활용도를 신뢰할 수 있는 제품을 소개해주기 때문에 이들의 인테리어 진입 장벽을 낮춰준다고 생각해요.


공구 진행자와 참여자들은 온라인으로 서로의 집에 놀러 가며 각종 정보를 공유하고 있어요. 집을 매개로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이 소현 씨에게 어떤 즐거움을 주나요?
반드시 오프라인이 아니더라도 온라인에서도 충분히 저와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서 즐거워요. 또 참여자들이 공구 제품을 활용하는 모습을 보거나 후기 댓글을 읽을 때면 제가 이들의 취향을 발견하는 데 일조한 것 같아 자부심을 느끼기도 하고요.


MZ세대에 호응이 좋은 제품엔 어떤 공통점이 있을까요?
MZ세대에 ‘비싼 것=좋은 제품’ 공식은 성립하지 않는 것 같아요. 자신의 취향이면서 지출을 적게 할 수 있는 제품을 아주 현명하게 찾아내죠. 그다음으로는 어디든 어울릴 수 있을 만큼 평범하면서도 센스 있는 디자인에 끌리는 것 같고요. 한 번의 소비로 얻을 수 있는 장점이 풍부한 제품이 MZ세대의 인기를 끈다고 생각해요.


진행한 공구 품목 중 가장 인기가 좋았던 제품은 몇 차까지 진행했나요?
트럭 모양의 플러그 제품도 반응이 좋았지만, 현재로는 소파 공구가 가장 인기가 좋아 4차까지 진행했어요. 저는 한 가지 상품에 주력해 회차를 늘리는 공구보다는 다양한 상품을 소개하는 편이라 품목들의 공구 회차가 비슷한 편이에요.


이럴 때 흔들리지 않나요? 분명 이걸 팔면 높은 수익이 날 것 같은데, 소현 씨 취향이 아닌 거죠.
물론 수익률이 높은 제품을 제안받은 적이 있어요. 그런데 제가 생각하기에 수익이 전부는 아니에요. 저는 늘 공구 품목을 정할 때 제 취향인 제품에 한해 2~3주 사용해보고 만족해야만 공구를 진행하거든요. 제가 만족해야 자신 있게 제품의 장점을 설명할 수 있으니까요. 제 취향이 좋아서 저를 팔로잉하는 분들을 수익 때문에 실망시켜드리고 싶지 않아요.


효용성을 제일 큰 가치로 두는군요.
그렇죠. 제가 느낀 사용감 외에도 남편의 의견을 구하기도 해요. 특히 남편은 미니멀리스트이기 때문에 저와 완전 반대 성향이거든요. 그가 생각하기에 한두 번 사용하고 말 것이나 공간을 크게 차지하는 것, 그동안 공구해온 제품과 맥락이 어울리지 않는 제품 같은 걸 말해주면 아주 훌륭한 참고가 돼요. 남편과 상의하면서 제 나름의 균형을 맞춰가며 유혹을 이겨내는 것 같아요.


공동구매라는 것은 어쨌든 다른 사람과 ‘같은 걸’ 사는 거잖아요. 희소성이 그만큼 떨어진다는 뜻인데 이러한 점에 대해 소현 씨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해요.
공구를 통해 좋은 제품을 구하려는 분들은 희소성이 있는 제품에 큰 매력을 못 느낄 거예요. 그보다는 내가 장바구니에 넣어둔 제품을 조금 더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고,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제품 활용법을 볼 수 있다는 데 더 특별함을 느끼죠. 또 홈쇼핑이나 백화점 같은 일반 쇼핑 플랫폼에서 판매하는 제품도 다수가 구매하기 때문에 공구 제품만 특별히 희소성이 떨어진다고 볼 수도 없고요.


이 외에 인스타그램의 어떤 특성이 공구에 유리하다고 생각하나요?
해시태그가 활발한 시장이라는 것이죠. 해시태그를 이용해 공구 제품을 게재하면 해당 제품을 눈여겨보던 유저들이 유입돼요. 그들은 이미 동일한 해시태그를 단 일반인의 후기나 활용 사진을 보고 넘어왔을 확률이 높기 때문에 좀 더 구매 확정이 무난하죠. 또 자유로운 태그 기능도 큰 역할을 해요. 제 공구 참여자 중에선 본인의 인테리어 사진을 올리면서 제 계정을 태그해 “이곳에서 샀어요”라고 적어두는 분들이 있는데요, 그분들 덕분에 공구 홍보가 이루어지기도 해요.


아름답게 꾸며진 집과 유용한 기능을 지닌 집을 제안해야 하는 공구 진행자로서 소현 씨가 기울이는 노력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그 심미안은 어떻게 가꿔지는 걸까요?
다양한 리빙 제품을 접하려고 해요. 코로나19 이전에는 리빙 페어에 다니면서 여러 리빙 소품이나 가구를 구경했어요. 그런 곳에선 독특한 디자인의 아이디어 상품을 접할 수 있고, 손쉽게 인테리어를 연출하는 방법을 얻을 수도 있거든요. 코로나19 이후로는 인테리어를 다루는 웹 사이트나 인테리어 잡지를 구독하면서 인사이트를 얻고 있어요.


그렇다면 홈 크리에이터의 자질은 뭐라고 생각하나요?
수많은 제품 중에서 좋은 물건을 알아볼 수 있는 안목이 가장 중요할 것 같아요. 디자인과 실용성, 두 가지 측면을 두고 본다면 하나에 치우치지 않고 이 둘을 알맞게 겸비한 제품을 찾는 건 쉽지 않아요. 또 본인이 생각하는 아름다움에 대한 기준이 명확해야 가능한 일이고요. 안목은 좋은 물건을 많이 사용해 볼수록 길러진다고 생각해요.


공구를 진행하려는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저는 제가 사용하는 상품에 대해 팔로어들이 호의적 반응을 보이고, 문의가 많아지면서 자연스레 공구 시장에 진입했어요. 팔로어에게서 제 취향을 더욱 드러낼 수 있는 용기를 얻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공구 사업을 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우선 자신의 안목을 계속 노출하라는 말을 해주고 싶어요. 취향을 알리려는 순수한 열정을 키우길 바라요. 또 공구 품목을 고를 때는 사소한 상품 하나까지 다 진행자 취향의 지표가 되기 때문에 수익만 좇지 말고 사전 체험 등으로 상품의 신빙성을 확인하는 것도 아주 중요하고요. 부담 없이 시작하되 신중하길 바란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요.








Conditions

지역 충청남도 천안시 서북구
구조 아파트
면적  116㎡(35평)
매매 3억 원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