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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도화지가 된 가전들

My first home and electronics

흰 도화지가 된 가전들

Editor. Juhee Mun / Photographer.Juyeon Lee Knock, Please

서진저 / 26세

보육 교사


Conditions

 

지역 대전시
구조 다세대 빌라 2층 투룸
면적  52m2(15평)
전세 7000만 원

 

Room History

서진저의 집은 눈에 들어오는 아름다운 것을 가득 탐한 모습이었다.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지 한창 궁금한 게 많은 첫 자취생의 집을 고스란히 보는 것 같다고나 할까. ‘요즘 가전’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소형 가전이 집 안 곳곳에 자리하고 있는데, 그것은 대체로 흰색이다. 색감이 강하고 생김새가 재밌는 소품에 한눈팔다 보면 벽지와 마찬가지로 가전은 시야에서 멀어진다. 서진저의 집에서 가전은 예쁜 그림을 그리는 흰 도화지 같은 것이었다.


자취를 한 지 얼마나 됐다고 했죠?
6개월 정도 됐어요. 자취를 꼭 해야 하는 상황이었던 건 아니고요, 제 공간이 좁다고 느끼면서 무작정 집을 알아보기 시작했어요. 전세 7000만 원인 투룸을 보고 괜찮다는 생각에 가족을 설득했죠. 그게 이 집이에요. 택시로 10분이면 가는 거리에 본집이 있어서 자취를 한다고는 하지만 자주 들르는 편이에요.

혼자 지내보니 어때요?
건축·인테리어 관련 학과를 가고 싶었는데, 어른들의 반대로 그럴 수 없었어요. 대신 이 집에서 그 꿈을 실현한다는 게 행복해요. 주방과 거실을 온전히 제 마음대로 꾸밀 수 있는 것도 재밌고요. 그런데 가끔 혼자 자는 게 무서울 때가 있어요.

진저 님은 지금 무슨 일을 하고 있어요?
유아교육을 전공하고서 어린이집 보육 교사로 일하고 있어요. 요즘은 코로나19 때문에 공식적으로 어린이집이 휴원한 상태인데요, 가정에서 긴급 보육을 신청하면 돌봄을 맡길 수 있어 선생님들은 정상 출근을 하는 중이에요.

첫 자취면 준비할 게 많았을 텐데요, 특히 생활에 필요한 가전을 갖추는 게 부담되진 않았나요?
처음에 돈이 많이 들긴 했죠. 그래도 침대나 책상 등의 가구는 새로 사지 않고 되도록 쓰던 걸 가져오려 했고요, 가전제품은 대부분 당근마켓이나 중고 카페에 알아봐서 구매했어요. 전기밥솥, 에어프라이어, 전자레인지는 혼자 산다고 하니까 친구들이 선물로 사준 거고요.

자취한다고 친구들이 가전을 사주네요?
필요한 거니까요. 평소 갖고 싶은 가전이 있으면 가격· 색상·구매 사이트를 리스트 업하는데, 친구들이 사준다고 하면 링크를 보내주거든요.

자취하기 전에는 가전제품에 관심이 있었나요?
조금은 있었어요. 홈 베이킹을 했거든요. 베이킹에 필요한 오븐을 찾아보기도 했고요. 요즘은 점점 디자인이 훌륭한 청소기, 가습기가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결혼한 주변 친구들 영향도 있고요. 그만큼 화장품, 가방, 옷에 쏟던 관심이 덜해진 것 같아요.

왜 그런 것 같아요?
홀로서기를 하니까 제가 다 쓰는 거잖아요. 사실 작년까지만 해도 세탁기 돌리는 법도 모르고 요리도 안 했어요. 가전을 쓴다고 하면 턴테이블로 음악을 듣는 간단한 기능만 다룰 줄 아는 정도였죠. 그런데 직접 쓰고 그걸 계속 봐야 하니까 집에 있는 가전이 신경 쓰이고 관심을 갖게 되는 것 같아요.


현재 이 집에 가전제품이 몇 개나 있죠?
선풍기, 냉장고, 세탁기, 청소기, 공기청정기, 토스터, 에어프라이어, 전기밥솥, 전자레인지, 화장실 비데, 블루투스 스피커, 턴테이블. 아, 핸드폰도 가전이에요?

음, 우선 제외하면 12개 정도 되네요. 이 정도면 혼자 살기에 적당한 가전 수인 것 같나요?
네, 사놓고 안 쓰는 게 없을 만큼 아주 잘 쓰고 있어요.

요즘은 진저 씨처럼 혼자 사는 1인 가구가 많아서 개인을 위한 가전을 찾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을 것 같아요. 어떠했나요?
그렇죠. 냉장고와 세탁기가 필수 옵션이 아닌 집인데요, 알아보니까 혼자 쓰기에 너무 크지 않은 가전이 많더라고요. 1인 가전이라고 하면 대체로 소형이잖아요. 저는 솔직히 큰 가전보다는 작은 게 좋아요. 집이 넓어도 꼭 필요한 게 아니라면 소형 가전을 살 생각이고요. 24kg 세탁기라든지,(이거 아주 큰거 아닌가요?) 130L 냉장고라든지요. 구매도 수월했고요.

가전은 어디서 샀어요?
전부 온라인에서 구매했어요. 처음에는 중고 가전을 판매하는 오프라인 가게를 갔는데요, 마음에 드는 것도 없고 볼 수 있는 모델 자체가 적었어요. 가게 주인들이 불친절하기도 해서 한두 곳 보다가 그대로 집에 돌아왔죠. 그래서 인터넷으로 서칭을 하기 시작했어요.

서칭은 어떻게 하는 편이에요?
중고 세탁기와 냉장고를 전문으로 판매하는 네이버 카페가 있다는 걸 알았어요. 거기서 산 게 삼성 개인용 냉장고와 LG 세탁기예요. 블로그 후기를 꼼꼼하게 챙겨보고, 같은 제품이라도 더 저렴하게 구할 수 있는 곳을 꼭 비교해요. 그 기간이 1~2주 정도 돼요. 직수기는 인스타그램 광고에 떠서 구매했고요. 디자인이 무척 귀여웠거든요.



대체로 가전이 흰색인데요, 이유가 있나요?
집이 좁아 보일 것 같아서 최대한 화이트로 맞춰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집에 소품이 많은데 가전에도 색이 있으면 지저분해 보일 것 같았거든요. 도화지처럼 두기 위해 화이트를 골랐어요.

가전을 고를 때도 인테리어를 고려하는 거죠?
그렇죠. SNS를 보면 예쁘게 꾸미고 사는 사람이 많잖아요. 저도 그렇게 살고 싶으니까 어떤 가전을 쓰고 있는지 보게 돼요. 집을 잘 꾸며도 가전에 신경 쓰지 않은 걸 보면 거슬리기도 하고요.

지금 집에 있는 가전을 고른 소비 기준은 뭐예요?
디자인요. 저는 일단 디자인이 마음에 들면 어떻게 해서든 가지려 해요. 처음에는 디자인이 마음에 들어도 고렴이와 저렴이 중 고민하다가 디자인이 아쉬운 저렴이를 선택했어요. 조금만 더 보태서 애초에 디자인 좋은 제품 살 걸 하는 생각에 항상 후회가 되더라고요.

가족과 쓰던 가전과 본인이 쓰는 가전제품은 어떤 차이가 있는 것 같나요?
아무래도 여러 명이 한집에서 살 때는 실용성이 좋은 가전을 보는 것 같아요. 대용량과 전기 효율이 좋은 게 최고인 거죠. 그런데 저는 기능은 조금 떨어져도 최대한 예쁜 게 좋더라고요.

가전이 예쁜 게 그리 중요해요?
네, 예쁜 게 최고인 거 같아요. 볼 때도 예쁘고, 쓸 때도 예뻐서 기분이 좋거든요. 이걸 사서 내가 행복할 수 있고, 보면서 예쁘면 기분이 좋아지잖아요. 그런 값어치를 하니까 사는 것 같아요. 계속 쓰는 거니까요. 그렇다고 기능을 아예 안 보지는 않고요, 어느 정도 되면 괜찮은 것 같아요.

그럼 브랜드와 디자인 중에서 우선순위를 꼽는다면요?
반반인 것 같아요. 꼭 하나만 골라야 하나요? 그럼 브랜드보다는 디자인을 더 많이 보는 것 같아요. 삼성이라고 해도 안 예쁘면 안 살 것 같거든요. 다이슨도 좋아하고 스메그도 좋아하는데요, 특히 스메그 가전은 다 탐나는 게 많아요. 가스레인지나 오븐, 전기 포트 등등. 그런데 사람들 후기를 보니까 성능적으로 좋지 않다는 평이 많더라고요.

예쁘지만 성능이 떨어진다는 확실한 후기가 있어도 사요?
그래도 살 것 같아요.(웃음) 구매할 때 성능을 완전히 제외하진 않으니까, 쓰는 데 평균적으로 괜찮다면 문제를 느끼지 않거든요.

고기능보다는 디자인이다.
어쩌면 자기 위안이죠. 예쁜 게 최고‧‧‧.

진저 씨 주변에서 요즘 가장 갖고 싶어 하는 가전은 뭐예요?
다이슨 공기청정기, 삼성전자 비스포크 냉장고, 세리프 TV요. 신혼인 친구들 보면 이 세 가지는 필수더라고요.


진저 님에게 필수 가전은 몇 가지예요?
냉장고, 세탁기, 전자레인지, 세 가지인 것 같아요. 이렇게 있으면 먹고살 수 있을 것 같아요.

만약 딱 하나의 가전을 남긴다면 무얼 선택할 것 같아요?
냉장고요. 시원한 물을 놓칠 수가 없거든요.

가전의 기능이 좋아지면 좋아질수록 우리는 게을러지기 쉬운 것 같아요. 내가 할 일을 대신해주잖아요. 이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해요?
전 되레 더 부지런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로봇 청소기가 돌아다니면서 집 안을 청소하는 게 도움이 되긴 하지만 그걸 관리하는 건 우리잖아요. 이것저것 빼고 덜어내서 닦아줘야 하는데, 관리 면에서 해야 할 일은 여전히 남아 있는 것 같아요.

6개월 전보다 많은 가전을 소유하면서 살고 있잖아요. 가전을 쓰면서 본인의 삶이 더 윤택해졌다고 생각해요?
반반이에요. 편리한 점도 있고 귀찮은 면도 있으니까요. 사용하는 동안 책이나 영화를 보는 시간을 벌지만 후처리는 제 몫이니까요. 또 다른 책임이 동반된다는 생각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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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대전시
구조 다세대 빌라 2층 투룸
면적  52m2(15평)
전세 7000만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