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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래 희망은 전업주부

My Dream Is to Become a Homemaker

장래 희망은 전업주부

Editor.Hyuna Lee / Photographer.Juyeon Lee Knock, Please

30세 / 강기택(태재)

작가


Conditions

지역 서울시 용산구 후암동
구조 다세대빌라 투룸
면적  52.8㎡(16평)
보증금 500만 원
월세 50만 원

 

Room History

 

22세 서울시 관악구 봉천동 다세대빌라 원룸(보증금 500만 원, 월세 50만 원)
26세  서울시 관악구 봉천동 오피스텔(보증금 7000만 원, 월세 50만 원)
27세 서울시 관악구 봉천동 다세대빌라 투룸(보증금 2000만 원, 월세 60만 원)
27세 서울시 중구 황학동 투룸 옥탑(보증금 500만 원, 월세 30만 원)
29세 서울시 성동구 송정동 다세대빌라 원룸(보증금 300만 원, 월세 30만 원)

 

 

강기택의 집 냉장고에는 그의 어머니가 쓴 100가지 감사 목록이 붙어 있다. ‘반듯한 이목구비 주심에 감사’, ‘SNS를 꾸준히 해서 근황을 알려주어 감사’ 등으로 시작하는 애정의 편지다. 애틋하고도 귀여운 이 목록에는 반복되는 고마움의 카테고리가 있다. 바로 살림이다. ‘요리에 관심을 가지고 즐거워하게 됨에 감사’, ‘말린 과일로 차를 우려 먹는 여유로움에 감사’, ‘커피를 맛있게 내릴 줄 아는 것에 감사’, ‘냉장고를 깨끗이 정리할 줄 아는 것에 감사’, ‘빨래를 구분해 깨끗이 정리함에 감사’, ‘조리 도구를 갖추고 잘 활용할 줄 나는 것에 감사’···. 글로 빼곡한 종이 한 장을 앞뒤로 읽다 보면 강기택이 얼마나 집과 생활을 건강하게 꾸려가는지 알 수 있다. 식기 건조대를 2개 쓸 수 있어 기쁘다는, 그의 장래 희망은 전업주부다.



수영장 에세이 《스무스》가 나온 지 몇 달이 지났네요. 요즘은 어떻게 지내고 있어요?
예전에는 시집을 많이 냈었는데, 제 생각을 산문으로 풀어내는 일이 잘 맞더라고요. 재미도 있고요. 그래서 ‘책방 직원이 듣는 말’이라는 가제를 붙인 에세이를 구상 중이에요. 지금은 ‘스토리지북앤필름’이라는 책방에서 일하는데, 이 공간 안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요. 손님들끼리 하는 말, 직원인 저에게 하는 말도 있지만 건물주 할머니, 택배 아저씨, 주변 가게 사장님 등한테 듣는 말도 있고요. 그 안에서 메시지를 추출하는 작업을 앞두고 있어요.

아침을 먹으며 오전 시간을 데운다는 이야기가 인상적이었어요. 하루를 잘 시작하기 위해 애쓰는 이유가 있나요?
저는 아침에 뭔가를 발산하기보다는 수렴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이 시간을 잘 다져놔야 해요. 예를 들어 오전에는 주로 잡지에 실린 글이나 길이가 짧은 글을 읽어요. 제 생각이 아니라 다른 이들의 생각을 살짝 얹어두는 거죠. ‘다른 사람은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 하면서요. 집 밖으로 나가면 어떤 일을 겪을지 모르잖아요. 손님이 기분 나쁜 이야기를 할 수도 있고, 좋지 않은 일이 생길 수도 있고요. 그런데 아침에 쌓아놓은 양분이 있고, 나만의 베이스가 있으면 ‘그래, 그럴 수도 있지’ 하면서 영향을 덜 받게 돼요. 깔때기를 하나 끼워놓는 기분이랄까요. 그래서 오전에 예열을 하는 게 저에겐 중요한 일이죠. 온도를 떨어뜨리지 않으려면 미리 데워놓아야 하니까요.

1980년대에 지은 다세대빌라라 나무를 써서 그런지, 오래된 멋이 있네요. 기택 씨가 이 집을 고를 때 가장 눈여겨본 점은 뭐였나요?
전에 살던 집은 정말 좁았기 때문에 취사를 전혀 하지 않았어요. 환기가 어렵기도 했고요. 그래서 이사 올 때는 작업 공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방이 두 개이고, 싱크대가 넓은 집을 찾았어요. 다행히 이 집은 싱크대도 넓고, 주방도 기역 자 형태여서 좋았죠. 식기건조대를 두 개나 놓을 수 있다는 것에 스스로 굉장히 뿌듯했습니다.(웃음) 이사 갈 집에서는 더 좋은 걸 쓰려고 새로운 식기 건조대를 미리 사뒀어요. 아직 개봉은 안 했지만.

또 이사를 간다고요?
네, 은행이 대출을 해준다면 다음 달에 일산으로 가요.

여기서 2년을 채우기 전인데 이사를 결심한 계기가 있어요? 지금까지 이사를 꽤 많이 다닌 편인데요.
지금까지는 월세로 살았는데, 전세로 옮기고 싶어서요. 사실 올해 일이 잘 풀려서 기세등등하게 은행에 갔거든요. 그런데 직장이 없고, 수입도 작년 기준으로 보는 터라 은행에서 무소득자라고 하더라고요?(웃음) 깜짝 놀랐어요! 저는 대출 상품 중에서 2019년 5월에 나온 청년 무소득자 대출을 추천받았어요. 최대 7000만 원까지 해주는데, 그 금액을 전부 받아도 서울에서 전셋집을 구하기에는 무리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부동산 앱으로 여기저기 검색해봤는데 일산에 괜찮은 매물이 많았어요.

일산은 확실히 분위기가 다르겠어요. 후암동은 거주 연령대가 높은 편이고, 오래 산 분도 많잖아요.
그렇죠. 저는 항상 오래된 다세대빌라나 연립주택에서만 살았는데, 처음으로 이런 집이 지겨워졌어요. 동네 분위기도 그렇고요. 집에 오면서 보셨겠지만, 이웃 아저씨가 항상 건물 입구에 던전의 몬스터처럼 서 계시거든요. 사사건건 간섭을 많이 하는 분이라 마주치지 않으려고 일부러 돌아가요. 물론 다른 곳으로 이사 가도 주변 이웃을 제가 정할 순 없지만 가격 대비 깨끗한 집에서, 지금과는 다른 환경에서 살아보고 싶어요. 작년 8월에 이사 올 때는 여기가 ‘결혼하기 전 마지막 집이라고 생각하자’ 하고 왔는데 뭐, 결혼도 어려울 것 같고.(웃음)

인스타그램에 ‘장래 희망은 전업주부’라는 소개글이 꽤 오래 있었잖아요. 최근에 보니 없어졌던데, 왜 지웠나요?
이상한 사람이 많아서요. 단도직입적으로 “주부 생각이 있으면 나에게 오겠냐”는 분이 정말로 있었거든요. 단도라서 다행이지, 휴, 조금만 칼이 길었으면 큰일 날 뻔했어요.

그래도 여전히 전업주부의 꿈은 키우고 있는 거죠?
네, 제가 IMF 키즈잖아요. 그러니 출퇴근하는 롤모델이 없는 거예요. 초등학교 때 아버지가 다니던 은행이 부도 나서 집에 계시는 시간이 많았거든요. 늘 온 가족이 집에 있었어요. 남자라고 집안일을 하지 않는 문화도 아니었고요. 그래서 제게는 살림이 자연스러운 일인 것 같아요. 얼마 전 부산 집에 갔는데 얘기하다 보니 엄마도 주부고, 아빠도 주부고, 아들도 주부고, 결혼한 동생도 주부고, 온 가족이 주부더라고요.(웃음)

모두가 주부인 집, 좋은데요. 가정에서 영향을 받기도 했겠지만, 혼자 살면서 살림의 즐거움을 느끼게 된 계기가 있겠죠?
대학교에 입학해 끼니를 직접 해결하게 됐을 때, 주로 도시락이나 학식을 사 먹곤 했어요. 그런데 무언가 사 먹을 때는 ‘가격대’라는 게 존재하잖아요. 풍족하지 않은 환경에서 식사의 가격대를 높이 설정하는 게 부담스러운 일이었죠. ‘내가 먹는 밥이 딱 이 정도의 가치를 가진 밥이구나’라는 게 명확하게 다가와서 힘들었고요. 그런데 직접 장을 봐서 요리를 하면 정해진 가격이란 게 없잖아요. 그렇게 만들어 먹으니 사 먹을 때 느껴지던 부담감이나 불쾌함이 없더라고요. 또 요리할 때 시간을 잊고 몰두하는 기분이 들어서 좋아요. 연애할 때나 좋아하는 걸 할 때 ‘시간이 어떻게 갔지?’ 생각하는 것처럼요.

장래 희망이 전업주부라고 이야기하면 주변 남자 친구들의 반응은 어떤지 궁금해요.
음, 전혀 이해를 못 하거나 이미 가정적인 주부로 사는 부류로 나뉘어요. “그럼 넌 돈 많이 버는 여자 만나야겠네?” 이런 반응을 보이는 친구도 있고요. 어떻게 보면 굉장히 폭력적인 말이죠. 한 사람이 두 명 몫을 벌어야 한다고 기정사실화하는 것 같고요. 이성과 결혼하지 않고 다른 가족 형태를 추구한다고 하더라도 가사 노동의 메인을 제가 맡고 싶어요.

기택 씨는 가사 노동의 ‘메인’을 어떻게 정의하고 있는데요?
‘걱정하지 말고 어질러라. 정리는 내가 한다’고 할 수 있는 사람인 거죠. 직장에 다니는 사람이라면 집에서는 편하게 있으라고 하고 싶어요. 만약 상대방도 주부를 하고 싶어 한다면 그건 좀 곤란할 것 같아요.

왜요?(웃음)
아, 뭔가 겹치잖아요. 일터는 한 곳인데···. 사무실에 책상은 하나인데 두 명이 일하라고 하는 것과 같은 거죠. 저를 만나 가사 노동에서 해방감을 느낄 수 있는 사람이랑 잘 맞을 것 같아요.



통계적으로 혼자 사는 여성과 남성의 외식 비율 차이가 높다고 해요. 남성은 외식하는 경우가 훨씬 더 많고, 특히 20대와 50대에 두드러진 차이를 보인다고 해요. 남자들이 스스로 끼니를 챙기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이유는 뭘까요?
해도 맛이 없으니까 그렇지 않을까요? 어제도 남자애들 카톡 방에서 나온 이야긴데요, 회사에서 어느 분이 오징어젓갈을 주셨대요. 그러면서 “이런 건 왜 주냐”고 하더라고요. 저는 그 틈을 타 “안 먹을 거면 나에게 달라”고 했죠. 그 친구는 집에서 밥을 안 해 먹는대요. 그런데 인스타그램에는 부지런히 외식하는 사진을 올리거든요. 아마 요리에 성취를 느껴본 경험이 없어서 그런 게 아닐까요? 가정에서 집안일이 여성에게 편중되었을 수도 있고요. 단순히 회사에 다녀서 시간이 안 날 수도 있겠죠. 직장 생활과 집안일을 병행하기는 정말 어렵잖아요.

맞아요. 또 여성들은 가사 노동을 잘해야만 한다는 압박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은데, 기택 씨에게는 이런 압박감이 없었나요?
저는 주부가 되고 싶고, 될 거니까 ‘얼마나 잘할 수 있고, 지속할 수 있을까?’ 이런 고민을 하고 있어요. 전업주부가 되는 일이 일종의 취업이나 마찬가지잖아요. 듣고 보니 여성들보다 다른 부분에서는 자유로웠던 것 같네요.

혼자 살다 보면 살림에 대해 몰랐던 게 정말 많다는 걸 깨닫잖아요. 청소년기에 자립에 필요한 가사 노동에 대해 배울 수 있다면 좋지 않을까요?
제가 부산 집에 가면 엄마가 되게 좋아하시거든요. “우리 아들 왔네”라고 실감하는 포인트가 있대요. 화장실에 다녀오면 슬리퍼를 다음 사람이 바로 신을 수 있는 방향으로 정리해두고, 변기 커버를 꼭 내려두거든요. 아빠는 안 그런다고 하더라고요. 이렇게 다른 이성을 배려하는 법을 배우면 좋을 것 같아요. 대단한 일은 아니지만 같이 사는 사람을 생각하며 산다는 게 중요하다고 느껴요.

그런 면에서는 누군가와 함께 살아보는 경험이 중요할 수 있겠네요.
저는 여기서는 혼자 살잖아요. 슬리퍼 방향 안 바꿔두죠. 안 신을 때도 있고요. 그래서 혼자 사는 게 편하기보다 오히려 헛헛할 때가 있어요. 부산 집에 가면 배려하는 행동을 해줄 가족이 있는 게 기쁘고요. 이타적 행위 자체가 저에게 긍정적 에너지를 주는 것 같아요. 그래서 가사 노동을 전담하면 이런 기쁨을 더 많이 느끼지 않을까요?(웃음)

후암동 주변에 큰 마트는 없지만 작은 마트가 많고, 활기가 있더라고요. 기택 씨는 어디서 어떤 주기로 장을 보나요?
여러 가지 시도를 해봤어요. 마켓컬리도 써보고, 마트도 가고, 스쿠터 타고 큰 대형 마트도 가고, 책방 근처 슈퍼마켓도 가보고 말이에요. 요즘은 한곳에서 해결하기보다 그때그때 생활 반경 안에서 필요한 재료를 사는 편이에요. 지금은 이사를 앞두고 있어서 그동안 냉동실에 적재해놓은 걸 해결하는 중이고요.

장을 잘 보는 노하우도 있나요?
좀 비싸더라도 1인 가구용으로 소분된 재료를 사요. 대용량으로 구매했다가 결국 남아서 버리는 경험을 많이 했거든요. 전 쓰레기봉투도 넉넉하게 써요. 예전에는 아껴서 눌러 담았는데, 그러다 터지면 어차피 한 장 더 써야 하잖아요. ‘채울 수 있어도 다 채우지 않는다’가 노하우라면 노하우겠네요. 쓰레기봉투는 몇백 원이고, 장은 또 보면 되니까요.

집중적으로 밥을 해 먹는 집밥 주간이 있다고 들었어요.
제가 지금 3주 과정 에세이 수업을 진행하고 일주일을 쉬거든요. 그때 주로 집밥을 해 먹어요. 회복한다는 느낌으로요. 이런저런 새로운 요리도 많이 시도하고요. 수업을 하거나 해야 할 일이 많을 때는 모든 걸 간소화하려는 편이에요. 바나나처럼 간단하게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걸 구비해둔다든가요. 보통 아침으로는 커피와 사과, 삶은 달걀, 견과류를 먹어요.

한 그릇 음식을 자주 만들던데, 가장 자신 있는 요리가 있다면요?
저는 카레요. 지금도 냉장고에 지난주에 한 카레가 조금 남아 있는데요, 매번 조합을 다르게 할 수 있고, 달라도 기본적으로 맛이 있어서 좋아요. ‘이걸 넣어볼까?’ 했을 때 과감하게 넣을 수 있다는 게 재미있는 지점이죠. 요즘 같은 으스스한 계절에는 만둣국을 자주 해 먹어요. 다진 마늘과 국간장, 후추와 소금으로 간단하게 육수를 만들고, 만두를 넣고, 풀어놓은 달걀을 부으면 간단하게 완성되거든요.

반찬을 여러 가지 만들거나 꺼내 두고 먹는 스타일은 아닌가 봐요.
이게 이유가 될 수도 있을까요? 사실 집에 반찬 그릇이 생긴 지 얼마 안 됐거든요. 보통은 반찬이 있어도 한 그릇에 담는 편인데요, 집에서는 혼자 먹기도 하고 설거지하기도 쉬우니까요.



에세이스트는 자기 생활의 규칙을 엄격히 지키면서 살 것 같다고 막연히 생각하곤 했어요. 에세이를 쓰는 일이 건강한 일상을 돕기도 하나요?
그런 것 같아요. 엉망이고 싶어서 엉망인 건 아니잖아요. 어떤 내부의 변화나 외부 압력에 영향을 받은 건데, 글을 쓰면 ‘왜 내 생활이 흐트러졌지? 좀 흐트러지면 안 되나? 어디서부터 잘못된 거지?’ 추리해나갈 수 있고, 이유를 알 수 있으며, 고칠 수 있죠. 생활의 주도권을 잡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할까요.

프리랜서니 집이 곧 일터이기도 한데, 생활과 일의 균형을 맞추는 일에도 기술이 필요할 것 같아요.
에세이 쓰면서 성실함이 필수라는 걸 느꼈어요. 제가 책을 쓰는 데 3개월이 걸렸다고 해서 독자분이 3개월 동안 읽는 건 아니잖아요. 하루나 이틀, 빠르면 1시간 안에도 읽을 수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제 안의 성실함을 모두 모아서 그 속도와 감도를 맞춰야 해요. 제 일상이 몸으로 들어왔다가 머리로 나가는 거잖아요. 그래서 음식도, 운동도 중요하게 생각해요.

요즘도 아침에 수영장에 가나요?
수영도 하고, 다른 운동을 할 때도 있는데 무얼 하든 주로 아침에 해요. 오전에 몸을 단련하면 하루가 다르거든요. 저는 글을 매일 쓰지는 않아요. 주로 겨울에 써요. 언제 효율적으로 쓸 수 있는지, 퀄리티가 나오는 환경이 언제인지 몇 년 동안 작업하면서 깨달은 거죠. 그래서 저는 운동선수가 대회 준비하는 것처럼 일하는 것 같아요. 운동선수가 비시즌이라고 운동 안 하는 건 아니잖아요. 몸을 만들 때까지 감량하고 조절하다가 시기가 오면 스퍼트를 내서 질주하는 거죠.

글 쓰는 일도, 살림도 몸의 감각을 동원해야 하고 리듬을 타야 하는 일인 것 같아요.
맞아요. 그리고 저는 쓰는 삶을 살고 싶은 게 아니라 써서 먹고살고 싶거든요. 인생의 목적이 아니라 수단인 거죠. 그래서 ‘이걸로 먹고살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조금 더 많이 해요. 하지만 부귀영화를 누리고 싶은 것도 아니고, 결과적으로 사람들이 보지 않더라도 쓸 거예요. 에세이를 쓰는 일이 제 생활을 교정해주니까요.

왜 부귀영화에 욕심이 없어요?
음, 경험해본 적이 없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원할 경우 끝이 없을 것 같아요. 최근에 집을 산 친구가 한 명 있거든요. 저는 한 채면 될 것 같은데 친구는 만족을 못 하더라고요. 저는 ‘죽을 때 가져갈 수 있나? 남겨놓으면 누가 가져가지?’ 하는 생각이 먼저 드는 사람이라, 좋은 추억이나 사진을 많이 남기려 하죠. 그리고 뭐 자본이 있어야 눈덩이를 굴리는데, 눈이 안 내리네요.(웃음)

그럼 기택 씨의 생활에 만족감을 주는 요소는 무언가요?
제 얘기 들어주려고 오는 기자님도 있잖아요. 이럴 때 잘 살았다 싶죠. 예전에는 이런 생각을 한 적도 있어요. ‘왜 아무도 내 걱정을 안 하지? 왜 알아서 잘 살 거라고 생각하지?’ 어느 순간 나라는 사람이 주변인들의 안중에 없는 것 같아서 서운하더라고요. 그런데 지금은 누군가에게 걱정 끼치지 않고 사는 사람이라는 데 만족해요. 그것도 사회인으로서 중요한 요소인 것 같고요.

마지막으로 미래에 꿈꾸는 부엌 모습을 묻고 싶어요. 장래 희망이 전업주부니 당연히 있겠죠?
제 키에 맞는 맞춤 싱크대를 갖고 싶어요. 다른 사람은 불편하도록. 왜냐하면 내가 집의 메인이니까! “난 설거지 편하게 할 수 있다. 넌 못 하지?”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부엌이면 좋겠네요.(웃음)

Conditions

지역 서울시 용산구 후암동
구조 다세대빌라 투룸
면적  52.8㎡(16평)
보증금 500만 원
월세 50만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