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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진이의 움직이는 방

Sujin’s Moving Room

수진이의 움직이는 방

Editor.Hyuna Lee / Photographer.Juyeon Lee Knock, Please

31세 / 김수진

어쩌다 프로젝트 디렉터


Conditions

지역 서울시 마포구 성산동
구조 다세대빌라
면적  39㎡(12평)
전세 2억5000만 원

 

Room History

20세 서울시 성북구 정릉동 기숙사 4인실 3층(학기당 약 80만 원)
21세 서울시 성북구 돈암동 다세대빌라 원룸 2층(보증금 2000만 원, 월세 60만 원)
22세 서울시 성북구 정릉동 원룸 2층(보증금 1000만 원, 월세 45만 원)
24세 서울시 마포구 연남동 다세대빌라 투룸 4층(보증금 2000만 원, 월세 80만 원)

 

 

 

 

김수진의 인스타그램 아이디는 ‘movingroom’이다. 말 그대로 방 구조를 자주 바꿔서 붙은 이름이다. 그의 취향을 한 단어로 정의할 수 있다면, 그건 아마 움직임일 것이다. 그 움직임은 침대나 식탁 등 커다란 가구의 위치를 옮기는 일이기도 하지만, 밤사이 책장에 가라앉은 먼지를 닦으며 책과 향수의 자리를 바꾸는 일이기도 하다. 고개를 자주 갸웃거리는 김수진의 방은 고정되지 않은 채 조금씩 다른 각도로 변한다. 다만 그의 초점이 맞춰지는 곳에는 늘 선명한 무언가가 있다.



드디어 ‘수진이의 움직이는 방’에 와보네요! 몇 년 전 처음 인스타그램 팔로잉한 이유가 정확히 기억나요. 아이디는 ‘movingroom’이고 ‘#수지니의움직이는방’이라는 태그가 재미있어서였어요.
정말요? 그 이름은 대학 시절 친한 친구가 자취방에 자주 놀러 왔는데, 올 때마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처럼 방 구조가 매번 바뀐다며 장난삼아 지어준 이름이에요. 그런데 제가 브랜딩에 관심이 많다 보니 ‘어? 이거 내 아이디로 쓰면 좋겠는데? 콘셉트를 잡아서 인스타그램을 운영해볼까?’ 생각한 거죠. 요즘은 오프라인에서도 저를 ‘무빙룸’이라고 부르는 사람이 많아요. 부르기도 쉽고 제가 집 사진을 많이 올리기도 하고요.


방 구조를 바꾸는 일에 재미를 붙인 건 언제부터였나요?
고향인 강릉에서 부모님이랑 같이 살 때도 그랬어요. 그때는 진짜 제 방이 작았어요. 그 안에서도 책을 눕혔다가 세웠다가, 잡지를 찢어서 벽에 붙였다가 뗐다가, 장롱과 침대 위치를 바꿨다가 없앴다가··· 아주 난리였죠. 독립하기 직전에는 벽지를 모두 뜯었다가 엄마한테 엄청 혼난 적도 있어요. 전 인더스트리얼 느낌의 노출 콘크리트를 생각했는데, 현실은 그게 아니더라고요. 결국 본가 전체를 다시 도배했죠.(웃음)


생각보다 오랜 과거에 기원을 둔 이름이네요. 수진 씨와 잘 어울려요. 지금은 회사에서도 공간을 기획하는 일을 하잖아요.
네, 맞아요. 제가 다니는 회사는 건축사무소인데요, 건물을 지은 후 공간을 직접 운영해줄 팀을 찾는 사례가 많아서 이런 콘텐츠를 전담해줄 팀을 회사 내부에서 만들었어요. 제가 첫 번째로 들어온 전담 직원이었죠. 그 후 ‘어쩌다 책방’과 ‘어쩌다 산책’을 기획‧운영하고 있어요.


전에는 어떤 일을 했나요?
저는 경영을 전공했고 사회생활은 소셜 벤처업계에서 시작했어요. 반디앤루니스 전략기획팀에서 1년 반 정도 일했는데, 큰 조직과는 잘 맞지 않더라고요. 진로 방황기에 졸업 유예를 해두고 땡스북스에서 1년 정도 아르바이트를 했어요. 매장과 카페를 관리하는 일이었지만, 이제는 제 경력의 큰 부분이 됐죠. 그러다 같이 일하던 ‘사적인서점’ 정지혜 대표의 소개로 지금의 회사로 이직하게 됐어요. 스물일곱 살 생일에.



다시 집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요. 정릉동에서부터 돈암동, 연남동, 성산동까지··· 이사를 꽤 많이 한 편이에요. 처음 독립했을 때 수진 씨는 어떤 집에 살고 싶었고, 실제로 살게 된 집은 어떤 모습이었나요?
처음 대학교에 입학했을 때는 기숙사에서 1년 살았고, 그 후에는 근처에서 자취를 했어요. 대학교가 있던 성북구에는 좋은 동네가 많았어요. 핀터레스트 같은 사이트에 들어가면 층고 높고 큰 창으로 해가 쏟아지는 집이 즐비했으니, 당연히 저도 그런 집을 꿈꿨죠. 그런데 제가 학교 다닐 때 산 동네는 해가 잘 들지 않아 음침한 고가도로 아래였어요. 이상과 현실의 괴리감에 힘든 적도 있어요. ‘과연 내가 취업을 해서 월급을 모아도 저런 집에 살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도 들었고요. 그래서 처음 자취할 때는 구체적으로 어떤 집에 살고 싶다는 그림도 그려보지 못한 것 같아요. 살아본 적이 없으니까.


맞아요. 여러 집을 경험하다 보면 내가 가진 것 안에서 최선을 선택할 수 있을 텐데, 늘 처음은 어렵죠. 거의 맨몸으로 내던져지잖아요.
그렇죠. 생각해보면 딱히 무언가를 원한 것 같지도 않아요. 그냥 학교 다니면서 공부할 수 있고, 잠을 잘 수 있는 공간이 필요했던 거죠.


그럼 수진 씨는 이사하면서 계속 해가 잘 드는 집을 찾아갔겠네요.
맞아요. 집이 점점 밝아졌죠. 지금 사는 집은 해가 정말 잘 들어요. 이사 오기 전에 감정적으로 힘든 일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집이 제 기준에서 좋아야 했고, 마음에 들어야만 했어요. 대출을 막 받았죠.(웃음) 이 빌라는 완공되기 전에 모델하우스를 보고 계약한 집이에요. 제가 첫 세입자인 거죠.


이 빛이 수진 님의 생활을 어떻게 변화시켰나요?
아침 시간이 생겼어요! 해가 잘 들지 않는 집에 살 때는 눈뜨면 바로 출근 준비하기 바빴는데요, 지금은 출근 1~2시간 전에 일어나요. 9시면 우리가 앉은 식탁 자리에 해가 들어오니까, 저절로 눈이 떠져요. 그 시간에 요가를 하거나 커피를 마시면서 오늘 할 일을 계획해요. 그런데 이 건물도 아래층인 3층까지는 빛이 잘 안 들어요. 그래서 층마다 전세가가 5000만 원씩 올라요. 깜짝 놀랐어요.



저는 몇 년 전에 산 옷이나 좋아하던 책을 보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저을 때가 많아요. 세상에 이렇게 촌스러울 수가, 하면서요. 수진 씨는 그런 경험 없나요?
저도 그래요. “내가? 정말? 소오름!” 경악하면서요. 그래서 옷장에 “사기 전에 세 번 생각하자”라고 써놨어요. 책은 그렇다 쳐도. 옷, 그릇, 소품 등은 정말··· 휴.


저는 수진 씨가 서점 일을 하니 책이 무진장 많을 줄 알았어요. 그런데 의외로 적당하네요. 많이 고민하고 사는 편인가 봐요.
책이 많으면 이사할 때 너무 힘들더라고요. 제가 집을 산 것도 아니고, 계속 옮겨 다녀야 하는 입장이니 고심하는 편이죠. 기획해야 할 때 필요한 책은 무조건 사지만요. 그때 읽은 책이 열 권이라고 하면 책을 일일이 펼쳐서 밑줄 친 문장을 다시 타이핑하고···. 저 아직 이렇게 일해요. 사실 일할 때는 전자책을 쓰는 게 훨씬 더 효율적이거든요. 하이라이트 기능을 이용하면 밑줄을 한 번에 모아서 볼 수도 있고요. 요즘 갈아탈까 고민 중이에요. 그런데 서점 운영자로서 전자책을 들고 다니는 모습이 어쩐지 설득력이 없어 보일까 봐 걱정되기도 하고.(웃음)


서점과 집 서가의 큐레이션은 분명 다를 텐데, 집 서가는 어떻게 정리해요? 수진 씨만의 큐레이션 방식이 있는지 궁금하네요.
디테일하게 정한 건 없고, 보통 분류별로 꽂혀 있어요. 그 외에는 기획전 준비할 때 읽은 책, 읽다 만 책으로 분류해두기도 하고요. 다시 읽을 책은 책장 바깥에 꺼내두고, 지금 읽어야 하는 책은 침대 옆에 둬요.


구조를 바꾼다고 말하면 가구나 방처럼 큰 틀에서 바꾼다고 생각하기 쉬워요. 그런데 집이 넓지 않은 경우에는 작은 변화가 필요할 때가 있죠. 수진 씨의 즐거움을 위해 소소하게 변화를 주는 곳이 있나요?
먼지 닦으면서 물건이 있는 곳은 계속 바꿔요. 소품이든 그릇이든 향수든. 식물도 계절마다 들어오는 빛이 다르니 해 잘 드는 쪽으로 옮겨주고요.


방 구조를 바꾸고 물건을 옮기는 행위가 수진 씨한테 주는 원초적 즐거움이 있나 봐요.
네, 있죠. 저에게는 무언가 옮기고 바꾸는 행위는 ‘전환’이라는 의미가 커요. 가끔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다’는 느낌도 들고요. 저는 여행을 별로 안 좋아해요. 재미있는 게 사주에는 역마살이 많거든요. 그런데 여행이 아니라 자기 주변 환경을 바꾸는 거로 역마살을 풀기도 한대요. 제가 딱 그런 것 같아요. 이사 다니는 게 힘들지만 재미있기도 하고요.


여행은 왜 안 좋아해요?
귀찮잖아요.(웃음) 저도 여행 몇 번 가봤지만··· 시간 지나고 나서 추억할 수 있는 건 좋은데, 그래도 너무 귀찮아요. 저는 그냥 종일 집에서 좋아하는 사람이랑 있는 게 좋아요. 연인이랑 여행을 가는 일과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일을 비교했을 때, 저에게 주는 만족도의 차이가 크게 없더라고요.



저는 서점만큼 온갖 취향이 모인 곳이 없다고 생각하는데,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으로서 고충도 있을 것 같아요. 나의 취향을 견고하게 건축하면서, 동시에 대중의 취향을 적중해야만 하잖아요. 그 사이에서 오는 간극은 없나요?
아, 제 마음을 너무 잘 아시네요. 간극이 있죠. 저는 제 취향을 고집하기보다 대중의 시선을 살피려고 해요. 그러지 않으면 매출에 바로 타격이 오니까요. 특히 어쩌다 책방은 규모가 작으니까 바로 눈에 보여요. 아주 조금만 매니악하거나 마이너하면 매출이 반 토막이 나요. 그러면 직원들에게 월급을 못 줄 수도 있고, 책 주문도 못 할 수 있죠. 그게 너무 무서운 거예요. 그래서 이달의 작가는 대중에게 호응받을 수 있는 분으로 정하되, 서가에 꽂힌 책들은 취향을 담아 큐레이션하죠.


개인, 서점, 대중의 정체성과 취향을 늘 조율하고 타협하는 과정이 필요하겠네요.
그렇죠. 저는 항상 ‘내가 좋아도 타인에게는 별로일 수 있다’라는 점을 상기하려고 노력해요. 그래서 늘 흔들리기도 하고요. 디자인만 보고 책을 사는 분도 정말 많거든요. 단 한 권을 그 사람 손에 쥐여주기 위해 예쁜 책을 꺼낼 때도 있고, 포장에도 신경을 많이 쓰죠. 어쨌든 장사고, 예술 하는 게 아니니까요. 동료와도 이런 주제로 이야기를 자주 나눠요. 사실 책을 보통 사람들보다 많이 접하는 서점인이 선정하는 책이 타인에게는 권위 의식처럼 느껴질 수도 있거든요. 마치 우리는 대중이 아니고, 서점에 오는 이들은 대중이라고 선을 긋는 것 같아 불편하기도 하고요. ‘내 취향이 조금 더 고급이야. 이걸 따라와’라고 하는 게 싫었어요. 저는 부모님이 와도 서가에서 즐거웠으면 좋겠거든요.


비록 인스타그램을 통한 관찰이지만, 다양한 회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몇 번의 이사를 거치면서 수진 씨의 취향이 조금씩 바뀌고, 단순해진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저는 수진 씨 방을 보면서 미니멀리즘이라는 단어를 떠올렸거든요. 흰색으로 도배하고, 허여멀건한 가구를 두는 미니멀리즘이 아니라, 본질에 집중한다는 의미로요. 수진 씨는 이 방이 자신의 어떤 고유함과 맞닿아 있다고 생각하나요?
예전에는 소비할 때 돈을 쓴다는 개념 이상으로 생각하지 않았어요. 좋으면 사고, 예쁘면 사고, 필요하면 사고. 그런데 최근에는 소비와 신념이 맞닿아 있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돈을 쓰고자 하는 물건이나 브랜드의 신념에 동의하고, 그걸 내 삶으로 들였을 때 의미가 있어야 하는 거죠. 생활필수품이 아닌 기호와 관련 있는 옷이나 향수 등은 더욱더 그렇고요. 이 방의 어떤 부분이라고 딱 꼬집기는 어렵지만, 소비에 대한 가치관이 바뀌었다는 면에서 고유함을 찾아가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럼 취향에 대한 소비 패턴도 달라졌겠네요?
여전히 엉망진창.(웃음) 사실 지금도 종종 과소비하고 충동구매할 때가 있어요. 하지만 인식은 하죠. ‘내가 누군가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혹은 어떤 이미지로 보이기 위해서, 과시하기 위해서 샀구나.’ 대외적으로 보이는 일이 많고, 인터뷰할 일도 있다 보니 옷이든 헤어스타일이든 신발이든 신경을 안 쓸 수는 없어요. 사실 저에게 필요한 것도 아니고, 아무 의미가 없는데도요.


쉽게 벗어날 수는 없겠죠. 저는 인터뷰이의 분위기와 스타일에 맞춰서 그날 옷을 고르는 편인데, 그 핑계로 쇼핑할 때도 엄청 많아요.
사실 이 인터뷰하기로 했을 때도 고민했어요. ‘블라인드 바꿀까? 조명도 이케아가 아니라 한 100만 원 정도 들여 디자이너 제품을 살까? 그래야 오리지낼리티를 추구하는 사람처럼 보이지 않을까?’(웃음) 잠시 흔들렸는데, 안 샀어요. 생각하다 보면 회의감이 들거든요.



수진 씨가 기획자로 일하고, 저는 잡지사 에디터로 일하면서 서로 깊이 공감한 지점이 있었죠. ‘도대체 내 직업은 뭘까?’ 기획이라는 큰 틀 안에서 이 일 저 일 다 하다 보면 전문성이나 오리지낼리티에 대한 고민을 하는 시기가 있는 듯해요. 요즘도 그런가요?
그럼요. 그런데 늘 해결책을 책에서 찾으려고 하네요.(웃음) 최근에 《다크호스》라는 책을 읽었어요. 모호한 일, 기존에 없던 일, 틀이 없는 일을 해나가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을 위한 이야기예요. 읽고 나니 직업에 새로운 지형이 생기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제 일에 자부심도 생기고, 동기부여가 되더라고요. 난 거기 속한 앞서가는 사람이구나!(웃음) 비슷한 일을 하는 친구들이 주변에 있고, 함께 고민을 나눌 수 있다는 점도 도움이 돼요. 다들 적극적이고 진취적이며 주체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거든요. 큰 회사 다닐 땐 동료들이랑 예능, 드라마 이야기밖에 할 수 없어서 힘들었죠. 물론 회사마다 장단점이 있지만요. 어떤 데서 힘을 들일지 선택해야 할 때 저는 모호함과 싸우는 쪽에 선 거죠. 버틸 만해요.


용감하다! 그런데 수진 씨는 스트레스받으면 도망칠 곳이 있나요?
고전요. 저는 이른바 ‘대중에게 바로 먹히는 책’을 읽고 소개할 일이 많거든요. 동시대를 사는 소설가나 에세이스트의 글을 많이 봐야 하죠. 그러다 보니 늘 현실과 닿아 있는 기분이 드는 거예요. 이 현실에 붙은 발을 좀 떼기 위해서 배경이 100년 전, 수천 년 전인 책을 읽어요. 그러면 무중력상태를 경험하게 되거든요.


맞아요, 가끔 몸도 정신도 땅에서 한 5cm 정도는 떠 있어야 해요.
그 무중력상태를 느끼기 위해 수영을 배우기도 했어요. 옷, 외모, 이런 게 다 필요 없는 곳으로 도망가려고!(웃음) 올해 초에는 진짜 도망칠 데가 없는 거예요. 집에 있는 건 죄다 책이고, 심지어 집에서도 소개할 책 사진을 찍으려고 세팅한 모습이 너무 꼴 보기 싫더라고요. 요새는 요가로 마음을 풀기도 해요. 정신이 가라앉고, 정리되는 기분이 들어서요.



최근 읽은 고전은 뭐예요?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요. 자기 전에 꼭 한 편씩 읽어요.


취향이란 단어가 15세기 서구 사회에 처음 등장했을 때는 ‘깊이 있는 이해’라는 뜻으로 쓰였대요. 수진 씨는 앞으로 무얼 깊이 이해하고 싶어요?
(긴 침묵) 현아 씨는요?


저는··· 너무 많아요. 예술가 한 사람 한 사람이 너무 큰 세계라는 생각이 들어서, 좋아하는 작가들은 다 이해하고 싶죠.
그렇구나. 난 뭘 이해하고 싶을까? 이 질문···.(웃음)


지금 대답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한번 생각해보세요. 우리는 이런 어려운 고민을 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인가 봐요.
전 그래서 좋은 것 같아요. 이런 생각 안 하고 살면 위험하지 않을까요?


안 하고도 잘 사는 사람 많던데요.
그게 잘 사는 걸까요?

제 주변에는 그런 친구들이 있어요. 더 단순하게 행복을 쟁취하죠.
아무래도 책이 문제인 것 같아. 우리 오염된 것 같지 않아요?(웃음) 예전에는 고향에 남아 있는 친구들이 우물 안 개구리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제 모습을 돌아보게 되더라고요. 괜히 우물 밖으로 나와서 등 다 터진 개구리 같고···.


그러다 변태하는 거겠죠?
부디 그랬으면 좋겠네요.


사람은 절대 변하지 않는다고들 하지만, 그래도 큰 줄기 안에서는 항상 변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수진 씨는 어떤 모습으로 변해가고 싶어요?
소신껏 사는 사람. 지금은 그렇게 못 사는 것 같아요. 저는 인스타그램에 몇 줄 남기는 것도 썼다가 지우기 일쑤예요. 나중에 보면 분명 별로일 수도 있는 지금의 상태와 생각을 남기는 일에도 용기가 필요하니까요. 지금은 신념도 없고, 신념을 따라 살 용기도 없어요. 아무래도 ‘돈’이라는 걸 피할 수 없어서 그런 것 같아요. 나중에는 믿고자 하는 게 생기겠죠? 그때는 생각하는 그대로 소신껏 살았으면 좋겠어요.



Conditions

지역 서울시 마포구 성산동
구조 다세대빌라
면적  39㎡(12평)
전세 2억5000만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