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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선 모양의 아침

In the Straight-lined Morning

직선 모양의 아침

Editor. Jayeon Lee / Photographer.Juyeon Lee Knock, Please

남희정/ 27세

유아 영어 강사, 모델, 유튜버


Conditions

지역 서울시 용산구 동자동
구조 오피스텔 원룸
면적  27㎡(8평)
보증금 900만 원
월세 100만 원

 

Room History

 

“Connecting the dots.” 2005년도 스탠퍼드 대학교 졸업식에서 스티브 잡스가 남긴 말이다. 작은 점에 불과해 보이는 것들이 서로 연결되어 예상하지 못한 변화를 만들어낸다는 뜻이다. 남희정의 미라클 모닝 영상을 처음 보았을 때 곧고 굵은 획 하나가 떠올랐다. 그는 매일 이른 새벽, 스트레칭·요가·독서 ‧명상 스케줄 정리 등 다양한 의식을 통해 자신만의 고요한 시간을 보낸다. 그렇게 작은 점들이 모여 곧 선이 되었다. 사소해 보이는 일들이 서로 연결돼 하루를 완성하고, 또 그 하루가 쌓여가면서 남희정의 변화를 만들어낸 것이다. 멈추거나 선회하는 법 없이, 곧게 뻗은 직선 모양의 아침이 이곳에 있었다.


   

   



모닝 리추얼을 시작한 지 1년 정도 됐다고 들었어요. 그 전의 생활 패턴은 어땠나요?
늦잠의 신이었어요. 뭐든지 열심히 하고 최선을 다하는 편이지만, 아침 일찍 일어나는 건 완전 별개의 문제거든요. 하루는 출근하는 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려서 시계를 보니까 새벽 6시더라고요. 저는 당연히 다시 잤죠. 그러다가 “아빠 왔다!” 하는 말소리에 일어나니까 점심 12시더라고요. 아버지가 밖에서 일하는 동안 저는 내내 잠을 잔 거예요. 그때 시계의 12부터 6까지의 여섯 칸이 너무 넓어 보였어요. 상대적인 시간의 길이가 느껴졌어요. 저에겐 그 6시간이 마치 6초처럼 흘렀거든요. 반전은 그날 점심 먹고 또 오후 4시까지 잤다는 거예요.(웃음)

그런데 어쩌다 모닝 루틴을 갖기로 결심한 거예요?
이런 저에게 항상 화가 났어요. 고치겠다고 마음먹어도 매번 실패했고요. 저는 스스로가 태생적으로 새벽 기상이 안 되는 사람인 줄 알았어요. 그러던 중 대학원에 들어갔더니 학부 때와는 사뭇 다른 생활이 이어지더라고요. 2년 동안 생활의 중심이 공부로 집중된 거죠. 그러니까 어떤 걸 못 하면 모든 핑계가 공부인 거예요. “공부해야 하니까, 논문 써야 하니까 이래도 돼” 하면서요. 석사를 마치면 가장 큰 핑계가 사라지니까 그때 마음먹고 생활 교정을 해보자고 결심했어요. 핑곗거리가 사라진 상황에서 아침 일찍 일어나지 못하는 건 안 일어나는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생활 습관을 바꿀 때 한 번에 큰 변화를 주는 것보다 목표를 조금씩 늘려가면서 나를 속이는 게 중요하다고 하더라고요. 기상 시간도 그렇겠죠?
맞아요. 어떤 책에서 봤는데 습관의 주기는 21일이래요. 딱 3주요. 그 3주만 버티면 나의 습관이 되는 거예요. 그 전에는 목표 설정을 할 때 한 달을 기준으로 삼았는데, 3주라고 하니 왠지 더 해볼 만하고 생각되더라고요. 그렇게 3주의 주기로 10시, 9시, 8시 이렇게 기상 시간을 앞당겨나갔어요. 한 달도 안 되는 21이라는 숫자가 굉장히 현실적으로 느껴져 도움이 된 것 같아요.


    

   



보통 아침을 어떻게 보내는 편이에요?
5시 20분 즈음 일어나서 창문을 열고 창밖을 봐요. 집의 창밖 풍경이 참 예쁘거든요. 그리고 세수와 양치질을 하면서 잠을 완전히 깨고, 명상과 확언을 하면서 자신을 긍정하는 시간을 보내요. 보통 유튜브 영상의 도움을 많이 받지요. 그리고 건물 29층에 가면 라운지가 있는데, 이른 새벽에는 정말 아무도 없어요. 오로지 저만 텅 빈 공간을 활보하는데 그 느낌이 너무 좋아요. 카페도 무료로 이용하고, 짐에서 운동도 하고요. 그곳에서 고요함을 만끽하면서 하루 계획을 짜요. 그리고 책을 읽고요. 그 외에는 유튜브 영상 편집을 하거나 영어 공부도 해요.

처음 시도할 때와 비교하면 어떤 점이 달라졌나요? 실패에 대한 요령이 생겼을 것 같기도 하고요.
처음엔 다시 잠들지 않고 깨어 있는 게 중요하니까 운동이나 스케줄 짜는 것같이 정신 차리게 도와주는 일을 했어요. 명상이나 확언, 독서같이 정적인 것은 안 하고요. 물론 저도 실패할 때가 있었죠. 늦잠을 자기도 하고 일찍 일어나긴 했는데 리추얼이랄 게 없이 바쁘게 보내기도 하고요. 그럴 땐 내가 잘 해낸 시간들을 생각하면서 긍정적인 환기를 해요. 열 번 잘하다가 한 번 실패했다고 그 예전이 사라지는 건 아니잖아요. 무엇보다 하루 실패가 전체의 실패로 이어지면 금세 포기하게 되더라고요. 그래도 지난 6개월 동안에는 실패한 적이 다섯 번도 안 돼요. 이젠 완전히 적응했어요.

‘미라클 모닝 스터디’라는 그룹도 진행한다고요?
맞아요. 스터디 그룹은 아침 시간을 유용하게 활용하고 싶은 사람을 위해 시간 관리와 동기부여를 도와주는 거예요. 5시 즈음 단체 채팅방에 자극이 되는 긍정적 문구와 짧은 코멘트를 남겨요. 오늘은 “여러분 체력 관리 잘하세요. 의지보다 체력이 더 중요할 수 있어요”라는 말을 전했는데, 어떤 분이 “안 그래도 요즘 새벽 기상이 잘 안 돼서 스스로를 탓하고 있었는데, 체력을 더 길러야겠어요” 하시더라고요.

루틴이나 리추얼 콘텐츠의 수요가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는 걸 직접 체감하고 있잖아요. 왜 사람들이 타인의 꾸준한 습관에 이토록 열광한다고 생각하세요?
성장하고 싶은 욕구는 누구나 있잖아요. “지금까지의 내 삶이 너무 마음에 안 들었다. 지금이라도 나는 다시 태어나고 싶다”라고 하는 분도 종종 있어요. 일상을 개선하고 습관을 교정하는 게 절실한 거죠. 사실 모두가 노력한 만큼 바뀐다는 것을 잘 알고 있어요. 다만 실천하기 어려워서 미뤄왔을 뿐이죠. 그렇다 보니 누군가 유효하다고 증명한 루틴에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는 것 같아요.


  



아침에 많은 일을 하는데 이 중에서 가장 중요한 건 뭐예요? 아무리 힘들거나 아파도 이것만큼은 꼭 한다는 거요.
독서요. 적은 분량이어도 읽다 보면 한 줄 정도는 마음에 와닿는 게 꼭 있어요. 그럼 그게 오늘의 문장이 되는 거죠. 그렇게 찾은 문장은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바로 보내곤 해요. 엊그제는 “희망은 희망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한테만 보인다”는 구절을 보고 너무 좋아서, “기적은 기적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만 있다”고 바꿔서 보내줬어요.

약간 명언 제조기 같은데요?(웃음)
너무 좋지 않아요? 근데 친구들이랑 가족한테 보내면 “아‧‧‧고마워^^” 하고 말아요. 이제 지겨워진 거죠. 그래도 우연히 발견한 좋은 문장이 선한 영향력을 준다고 생각해요. 제가 모닝 리추얼을 하는 이유도 그렇거든요. 이 1~2시간이 하루의 남은 시간을 좌우해요. 하루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예열 과정이니까요.

아침 일찍 일어나는 게 전날 밤부터 부담스럽진 않나요? 아직 월요일이 오지 않았는데 일요일부터 괴로운 것처럼요.
자기 전에는 오히려 의지에 불타올라요. ‘할 수 있어! 내일 꼭 일찍 일어나야지!’ 하거든요. 그러고선 막상 아침이 되면 힘들어하고요. 침대 밖으로 나가기 싫죠. 모닝 루틴 중 제일 어려운 건 침대에서 빠져나오는 거예요. 지금은 그나마 좀 익숙해졌지만요.


   



‘나이트 루틴’ 영상을 보았는데요, 이 영상 제목도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 위한’ 나이트 루틴이었어요. 희정 님에게 아침이 하루 중 가장 중요한 시간인 건가요?
저도 원래 밤이 좋았어요. 새벽 감성 너무 좋잖아요. 그때만의 고요함이 있으니까요. 하지만 이른 아침에는 고요함에 더불어 성취감까지 주거든요. 심지어 겨울엔 새벽 5시 즈음 일어나면 밤처럼 깜깜해요. 그러면 새벽 2~3시나 다름없는 분위기를 충분히 즐길 수 있죠. 본격적으로 하루가 시작되면 수많은 사람과 부딪칠 일이 너무 많으니까 일부러 혼자만을 위한 순간을 따로 할애하는 거예요. 또 밤은 핑계가 많은 시간이잖아요. 술 약속이 생길 수도 있고, 체력이 완전히 방전될 수도 있죠. 반면 이른 아침에는 메시지조차 안 오거든요. 저를 방해할 게 아무것도 없어요.

아침형 인간과는 정반대인 저녁형 인간이 있어요. 결국 사람마다 집중이 잘되는 때나 활동하기 편안한 시간이 다르다는 의미인데, 이건 어떻게 생각하나요?
아침형 인간의 생활 방식이 모두에게 맞는 건 아니에요. 얼마나 많은 음악과 소설, 미술 작품이 새벽을 거쳐 나왔겠어요? 저녁형 인간의 하루가 엉망이었다고 어느 누구도 말할 수 없죠. 그러니 패턴 그 자체만 따지기보다는 나에게 맞는 시간대가 언제인지 알고, 그 시간을 얼마나 유용하고 충분하게 이용했는가 점검해보는 게 중요해요.

그렇다면 지난 1년을 돌아볼 때, 희정 님의 차곡차곡 쌓인 아침들이 만들어낸 가장 큰 변화는 뭐라고 생각하나요?
지금 제가 세 가지 일을 하잖아요. 유튜버, 모델 그리고 유아 영어 강사까지요. 상상만 하던 게 현실이 됐어요. 그제야 ‘어려운 건 실천이었구나. 실천만 하면 어떻게든 결과는 얻을 수 있는 거였는데, 거기까지 가는 게 오래 걸린 거구나’ 하고 깨달았죠. 그 전에는 막연히 하고 싶은 게 많은 대학원생일 뿐이었거든요. 수입이 증가하는 걸 수치로 직접 체험하니까 그 결과가 더 명확하게 느껴지기도 하고요. 무엇보다 다른 사람에게 미약하게나마 영향을 미칠 수 있게 된 게 신기해요.

스리 잡을 하면 24시간도 부족할 것 같은데, 하루 7시간은 꼬박꼬박 잔다고 들었어요. 하루를 효율적으로 쓰는 비법이 있을 것 같아요.
대학교 때 바짝 밤새워 공부하고 시험 치는 친구들이 주변에 많았거든요. 저는 그게 정말 공감이 안 갔어요. 잠을 줄이면서까지 공부하는 게 저에겐 너무 힘들어요. 하루에 7시간을 몰아서 하는 것보다 일주일 전부터 하루에 1시간씩 하는 게 더 잘 맞거든요. 시간 관리가 필수라는 뜻이기도 해요. 그래서 하루, 일주일, 한 달, 1년 계획을 아주 자세하고 세세하게 짜요. 계획을 짜기만 하면 저는 그냥 그대로 하면 되니까요. 덕분에 다른 고민 없이 고농도로 집중할 수 있는 것 같고요.


   



세세한 계획이라는 건 분 단위로 계획을 세우는 걸까요?
아니요, 시간으로 쪼개는 게 아니라 우선순위로 나눠야 해요. 제가 가장 많이 쓰는 방법은 세 가지 색깔 펜으로 스케줄을 나눠 쓰는 거예요. 가장 중요한 건 빨간색, 덜 중요한 건 파란색 그리고 크게 안 중요한 건 검은색으로 써요. 만약 시간별로 쪼개면 하루 종일 압박감을 느끼고 답답할 것 같아요. 하지만 우선순위로 나눌 경우 이것만 끝내면 나머지 시간은 모두 제 휴식 시간이 되니까요.

저는 엄청 빡빡하게 계획하는 줄 알았어요. 막 “시간은 금”이라고 이마에 써 붙이면서.
친구들도 제가 그럴 거라고 생각하더라고요. 스케줄표엔 무조건 할 수 있는 것만 적어요. 실제 이행률이 중요하거든요. 안 그러면 성취감이 낮아서 하기 싫어지더라고요. 저도 쓸까 말까 고민하는 게 엄청 많아요. 특히 운동요. 쓰기 싫어요. 쓰면 해야 하잖아요.(웃음)

타인의 꾸준한 리추얼을 보고 따라 하고 싶을 때가 있지만, 한편으로는 ‘이게 정말 내게도 의미가 있을까?’ 하고 의구심이 들 때가 있어요. 그건 그 사람에게 맞는 리추얼이니까요.
필사를 하는 것도 누군가의 탄탄한 글을 따라 쓸 뿐인데, 그걸 통해 자신만의 문장력을 갖추게 되잖아요. 어휘력도 늘고요. 처음부터 자신한테 완벽히 맞춘 루틴을 찾는다면 너무 좋겠지만, 그건 아주 어려운 일이에요. 일단 원하는 목표에 가장 근접한 사람의 루틴을 따라 해보고, 그다음에 조금씩 자신에게 안 맞는 걸 찾아서 수정해나가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이게 나한테 맞는 건지 안 맞는 건지 어떻게 파악할 수 있을까요?
제 경험에 비추어보면 만족감 자체가 달라요. 자신의 하루를 되돌아봤을 때 왠지 만족스럽고 괜찮다면 그건 잘 맞는 거죠. 일분일초로 쪼개서 바쁘게 살지만 만족하지 않는 사람도 있거든요. 생산성 면에서 탁월하더라도 그게 성취감이나 만족감을 주지 않는다면 어떤 부분에서 나와 잘 맞지 않는다는 신호라고 생각해요.

이야기를 하다 보니 내일부터 당장 모닝 리추얼을 따라 하고 싶네요. 제가 무엇부터 시작하면 좋을까요?
제일 어려운 건데요, 일찍 자는 거요. 진짜 어려워요. 괜히 밤 되면 그냥 자기가 아깝거든요. 아직도 저는 이걸 잘 못 지키는 것 같아요. 아주 당연한 인과관계예요. 오늘 내가 일찍 일어나지 못한 건 어제 늦게 잤기 때문이거든요. 자신의 바이오리듬에 맞춰 수면 시간을 계산하는 게 중요해요. 결국 아침 루틴은 그 전날 밤부터 시작되는 거죠. 그래서 저는 되도록이면 밤 7시 전까지는 모든 업무를 다 끝내려고 해요. 그럼 좀 쉬다가 잠자기 딱 좋거든요.

밤 7시요? 밤 7시라는 말 처음 들어봐요.
아, 맞다! 저녁 7시라고 하죠.(웃음) 침대에서 휴대폰을 절대 만지지 않는 것도 중요해요. 어떤 메시지가 오더라도요. 켜는 동시에 정신 차리고 보면 새벽 4시거든요. 그래서 저는 침대에서 꼭 휴대폰을 봐야 하는 일이 생기면 몸을 다 일으켜서 침대 끄트머리에 앉아서 봐요.

마지막으로 희정 님 유튜브 영상 중 시청자에게 가장 동기부여가 높았던 영상을 추천해준다면요?
‘작심삼일 고치는 꿀팁ㅣ이전과는 다른 삶을 사는 법’이라는 영상요. 최고 조회 수를 기록한 영상은 아니지만 자극을 많이 받았다는 평이 제일 많았어요. 2020년 상반기를 어떻게 보냈는지 슬라이드 쇼로 회고한 내용이거든요. 서울대학교에서 석사를 마쳤을 때 이제 좋은 회사에 갈 거라는 암묵적인 시선을 주변에서 느꼈어요. 그런데 그렇지 않았거든요. 위태롭고 불확실해도 제가 해보고 싶은 것들을 이루고 싶었죠. 대외적으로 백수잖아요. 그래서 하고 싶은 게 많은 백수로서 어떻게 계획해왔고 무엇을 성취했는지를 담았는데, 당시 반응이 좋았어요.





Conditions

지역 서울시 용산구 동자동
구조 오피스텔 원룸
면적  27㎡(8평)
보증금 900만 원
월세 100만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