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dmark wordmark

logo logo

감각의 가전들

I just need good experience

감각의 가전들

Editor. Juhee Mun / Photographer.Juyeon Lee Knock, Please

이병훈, 홍효영 / 36세, 35세

전기자재 도매업, 주부


Conditions

 

지역 경기도 고양시 일산
구조 아파트 9층
면적  131m2(39평 확장형)
매매 4억원대

 

Room History

30세, 29세 경기도 고양시 화정 20평대 아파트 매매 (2억원대)
33세, 32세 서울시 마포구 합정동 20평대 빌라 전세 (1억원대)
36세, 35세 경기도 고양시 일산 아파트 매매 (4억원대)


이병훈과 홍효영의 집에 있는 TV, 조명등, 오디오 등 가전은 기능보다 감각적 외관이 돋보인다. 가구도 마찬가지. 기능보다는 디자인에 값을 더 지불하는 동안 그들의 삶은 더 현명하고 나아졌을까? 감각을 좇아 그들이 얻는 건 무엇일까? 그런 이야기를 묻다가 그만 최신 기술을 경험해보고 싶다는 그들의 마지막 답변에 결국 디자인 가전이란 뛰어난 성능을 기반으로 좋은 경험을 하고 싶은 심리의 결괏값인가 하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 디자이너 디터 람스는 한 강의에서 기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더 빠른 게 필요치 않아요. 우리는 더 현명하고 더 나은 것이 필요합니다.” 이 말도 어쩌면 좋은 성능을 기저에 깔아둔 말이지 않을까.


집에 밖으로 나와 있는 짐이 거의 없어요.
병훈 이전 집이 좁아서 그때도 짐이랄 게 별로 없었어요.
효영 수납장 안에 다 들어 있어서 그렇기도 하고요. 지금도 좀 많다고 생각해요.
병훈 그래서 진짜 찍을 게 너무 없을 텐데….

사실 이렇게 미니멀하게 살고 싶은데 잘 안 되는 거라 좋게만 보여요. 병훈 님은 어떤 일을 하나요? SNS 프로필에 동패동 피카추라고 적혀 있기도 하던데요.
병훈 전기 도매상을 하고 있어요. 이전에는 의류 브랜드와 무역 회사에 다녔는데요, 지금은 아버지 밑에서 일을 배우고 있어요. 3년 정도 됐지요. 최근에 가게에서 5분 거리인 이 집으로 이사를 왔죠. 동패동 피카추는 동패동에서 전기 일을 한다고 해서 그냥 지은 거예요.(웃음)

전기 도매상이란 게 어떤 일을 하나요?
병훈 전기공사에 필요한 자재들을 판매하는 일인데요, 보통은 조명 가게로 오해를 하세요. 조명은 거의 취급하지 않고요. 공사에 필요한 전기 자재 위주로 판매하고 있어요.

저도 조명 가게와 비슷한 줄 알았어요. 그럼 전기 도매를 다루니 전자 제품에 빠삭하다고 생각하는 것도 오해일까요?
병훈 그렇죠. 전기와 전자는 아주 다르다고 보시면 돼요. 가끔 할머니들이 고장 난 헤어드라이어나 생활 가전을 고쳐달라고 가게에 갖고 오시는데요, 저희는 전자 제품을 고칠 수가 없어요.
효영 그런데 이사할 때는 집에 설치해야 할 전기는 남편이 다 했어요. 조명도 전부 설치하고요.

집에 설치된 조명이 8개 정도 돼 보여요. 대체로 디자인 조명인데요, 일반 조명과 다른 점이 있나요?
병훈 글쎄요, 국내 조명과 설치 방법이 다르긴 해요. 기능적으로는 사실 큰 차이는 없어요. 보기에 좋다, 정도?
효영 미세하게 빛 조절을 할 수 있다는 점? 사용자가 조절하는 것에 따라 공간 느낌이 확연히 달라져요.


평소 생활 패턴이 궁금한데요, 생활하면서 하루에 어떤 가전을 사용하나요?
효영 기본적으로 필요한 것만 쓰고 있는데요, 10개 정도 되는 것 같아요. 5년 전 결혼할 때 산 게 대부분이에요. 저희는 오전 6시면 일어나요. 남편이 7시 정도에 출근을 하는데요, 파이를 구워야 해서 에어프라이어를 쓰고요. 그리고 밥솥, 가스레인지, 세탁기 등 지금 집에 있는 가전은 매일 다 쓰는 것 같아요.
병훈 저는 음악 듣는 걸 좋아하는 편인데, 아내는 공간에 소리가 없는 걸 더 좋아해서 블루투스 오디오는 저 혼자 있을 때만 사용해요.

대체로 오래 사용했네요. 최근에 이사하면서 새로 산 가전이나 바꾸고 싶던 가전이 있나요?
효영 사고 싶은 게 없는 건 아니지만, 딱히 뭔가 바꾸자고 말을 꺼내지도 않았어요. 저는 아직도 저희가 쓰고 있는 가전이 무척 마음에 들거든요. 이 냉장고도 6년 정도 됐는데요, 아주 잘 쓰고 있고 디자인 면에서도 여전히 마음에 들어요. 오래 써도 쉽게 질리지 않는 편인 것 같기도 하고요.
병훈 이번에 이사 오면서 벽걸이 TV를 알아봤어요. 아내가 지금 TV를 권해서 고민하다가 벽걸이 TV 대신 샀는데, 볼수록 예뻐서 잘 산 것 같아요. 안방에 있는 TV 역시 기능보다는 디자인을 보고 산 거고요. 어차피 저희가 쓰는 기능이 한정적이고, 요즘 나오는 기능에 빠삭하지 않으니 이 정도로도 만족스러워요.

디자인이 예쁘면 대체로 가격대가 높은 편이잖아요. 사용했을 때 더 많은 돈을 지불할 만큼의 이유가 있다고 느끼나요?
병훈 음, 저는 기능보다는 진짜 보기에 좋아서 구매했어요. 차를 고를 때도 성능보다는 디자인을 중요하게 생각하거든요. 디자인적 가치가 있는 거라고 생각해 좀 더 비싸더라도 만족스러운 디자인을 선택하는 게 낫지 않나 생각해요. 기능적 면은 기본 정도로만 보는 것 같고요.

그런 기준을 가전 아닌 다른 소비를 할 때도 적용하나요?
병훈 전 그런 것 같아요. 간단히 옷을 살 때도 마감을 어떻게 했는지 이것저것 따져보고 사는 분들이 있잖아요. 저는 한눈에 봤을 때 예쁘거나 입었을 때 제게 잘 어울리는 걸 골라요. 옷이든 가전이든 마찬가지인 거죠.

미드센추리 mid-century가 유행하면서 디자인 가전(조명, 스피커 등)을 사려고 대기하고, 심지어 오프라인에서 줄 서는 현상도 생겼어요. 제게는 갑작스럽고 의아한 일처럼 보였는데요, 왜 그렇다고 생각하세요?
병훈 SNS의 영향이 큰 것 같아요. 나와 취향이 비슷하다고 생각한 사람들이 사용하는 것을 보기도 하고요. 디자인 가전을 만들거나 소개하는 곳에서 인플루언서를 통해 홍보를 많이 하잖아요. 자주 노출되니까 거기에 몰리는 현상이 생기는 게 아닐까 싶어요.

그럼 디자인 가전을 찾는 이런 현상이 단순히 지나가는 한낱 트렌드이려나요?
병훈 조금은 그렇게 생각해요. 유행이 왔다가 좋아하는 사람들은 남아서 한길을 계속 가지만, 트렌드를 이끄는 주류는 계속 옮겨가겠죠. 옷뿐 아니라 뭐든 다 돌고 도니까, 디자인 가전을 찾는 붐이 다시 돌아온 걸 수도 있고요.


집 안에 나와 있는 물건이 가구와 가전뿐이라 디자인이 더 돋보이면서도 집 안 자체가 아주 미니멀하게 보여요. 이런 집에 살면 어떤 기분이 들어요?
병훈 개인적으로 약간 썰렁하고 삭막한 느낌이 들어요.
효영 전 깔끔하게 보일 때 마음이 편안해요. 바로 보이지 않아도 수납장 안쪽을 다 정리해두거든요. 저희 가족이 다 그래요. 친언니들이 아기를 키우는데, 애 키우는 집인지 모를 정도로 저희 집과 똑같은 모습으로 정리돼 있어요. 가족들이 엄마의 성향을 많이 닮았죠.
병훈 잡지 아티클에 나오는 감각 좋은 사람들은 이것저것 갖다 놔도 멋지게 인테리어할 수 있잖아요. 전 감각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서 애초에 집 안에 덜 갖다 놓는 면도 있는 것 같아요.

그래요? 정말 감각이 없다고 생각하세요?
병훈 인테리어 감각은 또 다른 것 같아요. 이쪽 방면에 관심을 둔 지 얼마 되지 않기도 하고요. 제가 워낙 오랫동안 옷을 좋아했고 많이 사다 보니까 나한테 어울리는 게 무엇인지 느끼는데요, 공간을 꾸미는 건 전혀 다른 감각 같더라고요. 이렇게 꾸미고 보면 나름 괜찮은 것 같아 보이거든요. 그런데 제 또래의 혼자 사는 남자들이 잘 꾸며놓은 걸 보면 진짜 감각이란 게 뭔지 느끼게 돼요.

다만 경험치가 다른 게 아닐까요? 지금 이 집이 두 분의 세 번째 집이라고 했잖아요. 조금씩 그 감각이 달라진다고 느끼기도 할 것 같은데요.
병훈 사실 처음에는 관심이 없긴 했어요. 이제 막 관심이 생긴 거고, 두 번째 집도 우리 집이 아니었기 때문에 꾸미고 살 생각을 안 했고요. 이 집으로 오면서 이제야 하고 싶은 것을 해보는 것 같아요.
효영 가전이 좀 금액이 크잖아요. 그래서 처음 결혼할 때는 부모님이 골라주는 것으로 샀어요. 당시에 저희 모두 가전이나 가구에 큰 관심이 없어서 어떤 걸 사야 할지 몰랐거든요. 먼저 사용해본 사람들이 좋다고 하는 걸 믿고 산 것 같아요.


그럼 지금 추가로 갖고 싶은 가전도 있을까요?
효영 스타일러요. 옷이 워낙 많으니까 모든 걸 다 세탁소에 맡기기는 어렵고 특히 겨울에는 더 필요하고요.
병훈 전 게임기요. 지금 제가 쓰는 게 6년 정도 됐는데 최근에 신모델이 나왔거든요.
효영 남편이 좋아하는 것은 저 방에 다 모여 있어요. 제가 산 건 하나도 없죠. 저 방에 있는 것들은 온전히 남편 취향이라 보시면 돼요.
병훈 제 놀이방이에요.

저 방에 유달리 뭔가 많아 보이긴 해요. 디자인을 주로 본다고 해도 좋은 성능이나 기술을 갖춘 가전을 보면 또 어때요?
효영 사실 친척 집이나 가족들 집에 가면 집 안에서 리모트워크로 스마트하게 다 되더라고요. 엘리베이터도 핸드폰으로 미리 잡아두고, 가스레인지도 알아서 기능하고요. 그런 걸 보면 아직 사용해보지 않은 기능이 많구나 느끼긴 하죠.
병훈 그런 걸 보면 굉장히 편리해 보이고 부럽긴 하더라고요.

두 분이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 모습의 아름다운 집, 다만 가전 기능이나 기술의 발전이 덜 반영된 집이 있어요. 그리고 디자인이라곤 찾아볼 수 없지만 최신 기능은 다 갖춘 집이 있어요. 이 두 집 중 한 곳만 고를 수 있다면 어떤 선택을 할 거예요?
효영 저는 최신 기능이 있는 집을 선택할래요. 가전이나 가구 아닌 것으로도 집 인테리어는 할 수 있으니까.
병훈 저도 최신 기능의 집을 선택할 것 같아요

지금까지 말한 기준이랑 좀 많이 다른데요? 결국 최신 기술인 거네요?
병훈 한번 경험해보고 싶네요, 최신 기술.(웃음)









Conditions

 

지역 경기도 고양시 일산
구조 아파트 9층
면적  131m2(39평 확장형)
매매 4억원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