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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 공구러는 물건을 어떻게 고르나요?

Joint purchaser’s own electronics

가전 공구러는 물건을 어떻게 고르나요?

Editor. Seohyung Jo / Photographer. Juyeon Lee Knock, Please

김은진 / 44세

프리랜서 에디터


Conditions

 

지역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동
구조 아파트
면적  112㎡(약 34평)
매매 8억 원대

 

Room History

40세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동 아파트
(전세 6억 원대)


김은진은 골치 아픈 기계라면 딱 질색이다. 그래도 인스타그램에서 가전제품을 판다. ‘판테공구(판타스틱 테이블의 공동 구매)’라는 이름으로 능숙하게 블루투스 라디오, 선풍기, 밥솥, 로봇 청소기 등을 완판시켰다. 비결을 물어보니 ‘남편’이라는의외의 답이 돌아왔다. 기계를 잘 아는 남편이 좋은 제품을 판별하고, 주부 잡지 에디터 출신 김은진이 제품 세팅 컷과 활용법을 뽑아내는 식. 기능이 복잡하면 손이 안 가고, 디자인이 안 내키면 꺼내놓기 싫고, 한번 사면 바꾸기도 어려운 가전의 세계에서 판테공구가 제안하는 가전 트렌드를 나도 따라가고 싶어졌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오래 봐와서일까요? 집이 은진 님 인스타그램 아이디 fantastic_table과 잘 어울려요. 아이디의 ‘테이블’은 지금 집에 있나요?
특정 테이블을 생각하고 이름을 지은 건 아니에요. 일단 SNS를 늦게 시작해서 맘에 드는 아이디를 선점하지 못했어요. 의미를 부여하자면, 인스타그램 피드가 테이블처럼 다양한 용도로 쓰이길 바랐어요. 테이블에서 저는 요리를 하고, 밥을 먹고,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자료를 찾기도 하거든요.


안 그래도 프로필에 여러 가지 직업이 쓰여 있는 걸 봤어요. 직업 소개 한번 해주세요.
<주부생활>, <레이디경향>, <맘앤앙팡> 같은 잡지에서 에디터로 오래 일했어요. 잠시 구두와 가방을 만드는 디자이너로 일하다가 출판 기획자와 인테리어 책 작가로도 활동했고요. 여전히 모든 일을 조금씩 하고 있어요.


제가 대선배님과 인터뷰를 하고 있네요.
늙은 선배죠.(웃음)


판테공구라는 이름으로 인스타그램에서 공동 구매도 하고 있죠? 공동 구매, 정확히 뭐예요?
간단히 말하면, 필요한 물건을 저렴하게 사기 위해 사람을 모으는 일이에요. 저렴한 가격이 궁극적 목표죠. 시장에서 과일을 구입할 때도 한 개보다 열 개 사면 가격을 깎기가 쉽잖아요. 같은 이치예요. 이제는 저도 사고 싶은 게 생기면 인스타그램에 먼저 검색을 해요.


MZ세대가 ‘공구’를 이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판매자의 안목을 믿기 때문이라고 해요. 공구의 낮은 가격이라는 특징 외에 이 점에도 공감하나요?
네, 정말로 그래요. 저는 의심이 굉장히 많은 사람이거든요. 종종 ‘이 사람이 파는 물건이라면 좋을 것 같다’는 마음이 생길 때가 있어요. 긴 시간 동안 피드 너머 누군가의 취향을 보면서 믿음이 쌓인 결과죠. 저 역시 온‧오프라인에서 생판 남에게 사는 것보다는 공구가 설득이 잘돼요.


그동안 판테공구에는 어떤 제품들이 거쳐갔나요?
직접 만든 에코백으로 인스타그램 거래를 시작했어요. 첫 공구는 순살치킨이었고요. 그다음엔 로봇 청소기, 블루투스 라디오, 선풍기 같은 소형 가전과 책장, 강아지 집 같은 자체 제작 원목 가구도 있었어요.


공구 시작은 어떻게 했어요?
리빙 잡지에서 일하다 보면 패션, 요리, 뷰티, 인테리어를 넘나들며 칼럼을 써요. 그러다 보니 호기심이 생기더라고요. ‘내가 좋아서 추천한 물건을 사람들도 좋아할까?’ 반응을 즉각적으로 확인하고 소통할 수 있는 창구를 찾다 보니 인스타그램 공구가 눈에 띄었어요.


자체 제작이 아닌 경우 상품은 어떻게 찾아요?
팔로워가 많으면 벤더사에서 먼저 연락이 온다고 들었지만, 저는 그렇게 시작하진 않았어요. 요리 잡지 <이밥차>에서 온라인 판매하는 자체 상품 촬영을 한 적이 있어요. 냉동 음식인데 조리해서 먹어보니 정말 맛있더라고요. 이걸로 공동 구매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는 게 없어 인스타그램 친구한테 기본적인 것부터 물어가며 했죠. 주문은 어떻게 받고 배송은 어떻게 하는지, 오픈 전에는 뭘 준비해야 하고 가격 책정은 어떻게 하는지 그런 것들을요.


오픈 준비에는 뭐가 필요한가요?
제품을 2주일 이상 충분히 사용해보며 특징과 장점을 파악해요. 그러면서 인스타그램에 올릴 사진과 영상, 설명을 미리 준비하죠. 오픈 전에 소스를 많이 가지고 시작하는 게 좋아요. 일주일 전부터는 제품을 자연스럽게 노출해요. 충분하다고 생각했는데, 공구 끝나고 보면 “어머, 이거 이제야 봤어요. 벌써 끝났나요?”라는 연락을 받으면서 느꼈거든요. 시시각각 업로드되는 피드의 홍수 속에서 제 게시물이 눈에 띄려면 생각보다 많은 노출이 필요하더라고요.


가격 책정은 어떻게 해요?
‘나라면 이 돈 주고 살까?’를 생각해요. ‘이 가격에 사람들이 살까?’라는 생각과 비슷해 보이지만 아주 달라요. 이 가격이 맞다고 생각하면 소신을 가지고 진행해요.


후자가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시장에 맞추기보다 ‘제 스타일에 공감한다면 사주세요’라고 제안하는 편이에요. 확실히 돈을 많이 벌 타입은 아니죠.(웃음) 하지만 직장 생활을 해보면 알잖아요. 연봉 많이 주는 데가 일도 많이 시키고 힘들어요. 돈을 많이 벌면 그에 따른 피곤한 일이 생기기 마련이거든요. 저는 돈보다는 명예가 중요한 사람이에요. 합리적 가격에 좋은 제품을 소개하고 싶어요. 돈 생각 덜 하면서 일할 수 있는 건 회사를 열심히 다니는 남편 덕도 커요. 문득 고맙네요.


다른 제품보다 가전 공구를 할 때 더 신경 쓰는 부분이 있나요?
저는 아날로그 인간이에요. 말하자면 기계치에 가깝죠. 기능 많고 복잡한 기계는 싫어요. 설정과 조작법이 어려우면 결국 손이 안 가는 걸 아니까, 애초에 제가 쉽게 쓸 수 있는 가전을 선택해요. 조작은 쉽지만 기능이 부족하진 않은지 잘 살펴봐야 해요. 가전은 가구와 달리 성능이 우선되어야 하니까요. 이때는 기계를 잘 아는 남편한테 물어봐요. 인터넷 검색을 통해 스펙이 충분한지 판별해주죠.


디자인은요?
물론 신경 쓰죠. 저는 시각 자극에 예민해서 까다롭게 물건을 골라요. 제 눈에만 보이는 포인트가 있어요. 가구라면 다리 각도가 마음에 안 든다거나, 비율이 어색하다거나, 색이 묘하게 칙칙하다고 느끼기도 하고요. 집에 어울리지 않는 아이템으로는 사진을 잘 찍기 어려워요. 사진이 그럴듯하지 않으면 자신 있게 홍보하기도 어렵고요. 이때도 역시 디자인이 제 기능을 다하고 있는지 의식적으로 확인해요. 디자인이든 기능이든 불편해서 안 쓰게 될 것 같은 가전은 절대적으로 피해요.


다른 사람이 진행하는 공동 구매 물건을 사본 적도 있나요?
그럼요. 제 공구 아이템을 자주 사주고, 인스타그램에 태그해서 올려주는 사람이 있어요. 근데 그쪽도 공구를 하는 분이에요. 그런 때는 모른 척하기 죄송해요. 공구하는 사람들이 다 비슷할걸요. 품앗이하는 느낌도 있지만, 필요한 물건을 겸사겸사 사요. 유행하는 소품도 사고, 식생활에 필요한 음식도 사죠.


공동 구매 세상의 매너 같은 거네요.
저도 알아가는 단계지만, ‘좋아요’ 하나만 봐도 알 수 있어요. 제가 남의 피드에 ‘좋아요’ 누르는 일에 소홀하면, 상대도 제 게시물에 반응이 시들해요. 댓글이 오가는 것도 마찬가지고요. 어떤 일이든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고, 들인 만큼 결과가 돌아오는 건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하지만 ‘바쁘다 바빠 현대사회’에서 인스타그램에 쓸 수 있는 시간엔 한계가 있잖아요. 효율을 최대로 발휘하는 팁이 있나요?
이제 저는 눈이 침침해서 인스타그램에 마냥 시간을 쏟을 수는 없어요. 댓글과 ‘좋아요’를 주고받는 양보다 전체 질을 우선시해요. 예를 들면, 인테리어 기자로 컬럼을 써온 경험을 활용해 게시물 업로드에 최선을 다하는 식이죠. ‘00 연출법’, ‘00 활용 팁’ 이런 걸 붙들고 연구하다 보면 아이디어가 계속 나와요. 피드를 한 권의 잡지로 생각하며 뭘 보여주고 알려줄지 고민해요.


거의 집에서만 찍은 걸 올리는데, 게시물 업데이트는 계속 필요하잖아요. 공간적 한계는 어떻게 극복해요?
이 역시 잡지 일에서 얻은 경험을 활용해요. 촬영 때마다 스튜디오를 콘셉트에 맞춰 꾸미잖아요. 집도 스튜디오처럼 생각해요. 그때그때 가구 커버나 배치를 다르게 해가며 단조로움을 피하죠. 자주 바꾸기 어려운 벽과 바닥은 처음부터 고심해서 골랐어요. 15년 넘는 시간 동안 인테리어 기사를 써보니 알겠더라고요. 변하지 않는 트렌드가 화이트와 우드라는 걸. 그래서 바닥은 우드, 벽은 화이트로 깔끔하게, 아이템은 자주 변화를 줘가며 사진을 찍고 있어요.


인스타그램에 얼굴 노출을 안 하더라고요. 이유가 있나요?
저 밑으로 내려가면 얼굴 있어요.(웃음) 2019년을 기점으로 제 사진은 안 올린 것 같아요. 젊고 예쁘면 저도 만날 올리고 싶을 것 같아요. 하지만 세상엔 젊고 예쁜 사람이 정말 많아요.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고 제 공구 아이템이 신뢰를 잃고 판매가 잘 안 되는 건 아니에요. 다른 이유로는, 제가 의심이 많다고 했잖아요, 사생활이 지나치게 드러나는 게 조심스러워서 그래요. 요즘엔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만으로도 주소를 금방 찾아내잖아요.


의심이 많다고 계속 얘기해서 궁금해졌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기 물건은 믿는다, 하는 가전 브랜드가 있나요?
삼성 좋아해요. 남편이 삼성전자에서 일하거든요. 집에도 큰 가전은 거의 삼성 제품을 쓰고 있어요.


사놓고 후회한 가전도 있나요? 앞서 말한, 손이 잘 안 간다든지···.
출시와 동시에 1세대 셰리프 TV를 샀어요. 작은 사이즈였는데, 거실에 두기엔 괜찮았어요. 다만 영화 볼 때 답답하더라고요. 코로나19 전에는 혼자 극장엘 자주 갔거든요. 큰 화면으로 하는 영화 감상을 포기할 수 없어 40인치 넘는 2세대 제품을 새로 샀어요. 배송을 받고 풀어봤는데 색감도, 크기도, 다리와 프레임의 비율도 어정쩡하더라고요. 블랙도 화이트도 아닌 푸른빛을 띤 그레이였는데, 집 사진 올릴 때마다 피해서 찍게 되더라고요. 일주일 쓰고 바로 바꿨어요. 지금 집에 있는 건 제일 큰 사이즈의 화이트 색상이에요.


이다음에 계획 중인 공구를 살짝 귀띔해줄 수 있나요?
아, 재미있는 걸 기획하고 있어요. 인테리어 관련 책을 쓰느라 인터뷰한 가구‧가전 브랜드가 있어요. 당시에는 패기 있고 멋진 신생 브랜드였는데, 지금은 엄청 커졌어요. 거기서 저에게 협업 제안을 했어요. 판테공구에서 자기네 가전을 사면 받을 수 있는 한정판 굿즈를 제작하자고요. 그 굿즈 기획을 준비 중이에요. 정말 설레요. 진행이 될지 안 될지는 아직 미지수지만요.







Conditions

 

지역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동
구조 아파트
면적  112㎡(약 34평)
매매 8억 원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