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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곳곳에 자리한 나의 실험 가전

Experimental home appliances

집 곳곳에 자리한 나의 실험 가전

Editor. Eunhye Ho / Photographer. Juyeon Lee Knock, Please

한금비 / 34세

유튜버, 쇼호스트, 영상 PD


Conditions

 

지역 서울시 동대문구 장안동
구조 아파트 스리룸
면적  109㎡(약 33평)
전세 5억 원대

 

Room History

31세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 다세대빌라 14평
(전세 3억2000만 원)


하고 싶은 것도 많고 하는 일도 많은 한금비는 가전 역시 여러 제품을 써보고 분석하는 IT 유튜버다. 극한 상황을 연출해 가전의 성능을 아주 철저하게 검증하는 것이 그의 특징.“딱딱한 글로는 이해가 되지 않던 부분을 친숙한 유튜버가 여러 테스트기로 성능을 실험하니까 믿을 수 있는 거죠.” 설명서에 적혀 있어도 한번 보고 지나쳤을 가전의 스펙들을 그가 꾸린 갖가지 상황 덕에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가 대다수 남성이 점유해온 가전 콘텐츠 시장을 비집고 자리매김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금비 씨는 현재 무슨 일을 하고 있어요?
프로 N잡러의 길을 걷고 있어요. 처음엔 영상 프로듀서로 사회생활을 시작했어요. 주로 광고 바이럴 영상을 제작하다 4년 전쯤 결혼 준비를 하면서 취미로 유튜버를 하게 되었죠. 그런데 의외로 많은 분이 좋아해주신 덕에 본격적으로 유튜버의 길을 걷게 되었어요. 그렇게 유튜버를 하다 보니 제가 생각보다 사람들 앞에 나서서 말하는 걸 좋아하는 거예요. 소통하는 게 즐겁기도 했고요. 그래서 현재는 쇼호스트 일도 하고 있어요.


가전제품 리뷰 영상을 잘 보고 있어요. 금비 씨는 언제부터 가전제품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어요?
자취를 해본 적이 없어요. 그래서 결혼 전까지는 부모님이 쓰는 오래되고 케케묵은 가전을 사용하면서 살았어요. 그러니 그때만 해도 가전제품에 이렇게 다양하고 폭넓은 제품군이 있는지 몰랐어요. 결혼을 앞두고 이것저것 가전에 대해 조사해보면서 엄청난 신세계를 알게 된 거죠. 그때부터 흥미가 생겼고요.


새로운 가전제품을 들이면 어떤 방식으로 사용 방법을 이해하고 실행하는지 궁금해요.
무작정 제품을 사용하기보다는 우선 설명서를 꼼꼼히 읽어보는 타입이에요. 설명서에 적힌 순서대로 따라 해야 나중에 리뷰 콘텐츠를 찍을 때도 도움이 되더라고요. 어떤 흐름으로 제품을 작동해야 안전하고 성능을 잘 활용할지 파악할 수 있으니까요.


가전제품 설명서를 보면 어려운 용어가 많이 나오잖아요. 이해하는 데 어려운 부분은 없나요?
어려운 용어는 구글링을 통해서 뜻을 검색하거나 관련 자료를 찾아 읽어보는 편이에요. 기능이나 작동 원리를 꼼꼼히 찾아보죠. 제가 이해를 해야만 저의 언어로 바꿔서 시청자에게 설명할 수 있거든요. 그러다 보니 신제품이 나오면 이전 버전에서 무엇이 발전했는지 도움말을 보지 않아도 어느 정도 제 선에서 판단이 서더라고요.


3~4년 사이에 많은 가전제품을 쓰고 봐왔겠어요.
특히 로봇 청소기의 경우에는 세 종류를 사용해봤어요. 확실히 제가 자주 쓰는 가전이면 더 빨리 사용법을 습득하는 것 같아요. 가전은 소모품이라서 언젠가 다시 구매해야 하잖아요. 기능의 업그레이드 주기가 빠르기도 하고요. 재구매 시점이 되었을 때, 평소 부족하다고 느낀 부분을 잘 보완했는지 따로 찾아보지 않아도 쉽게 파악할 수 있다는 게 뿌듯하죠.


그럼 집 안에 총 세 대의 로봇 청소기가 있는 거예요?
현재는 중고 마켓을 통해 처분하거나 선물해서 한 대만 남아 있어요. 지금 사는 집 평수에는 한 대면 충분하더라고요. 다만 지금 사용하는 모델은 물걸레 청소 기능이 미흡해서 세라봇 물걸레 청소기를 새로 들였어요. 압력이 세고 회전까지 하기 때문에 깨끗하게 물걸레질이 되더라고요. 그래서 지금은 이물질 흡입용, 물걸레 청소용 로봇 청소기를 따로 쓰고 있어요. 앞으로 두 가지 성능을 갖춘 로봇 청소기가 출시되면 좋겠네요.


로봇 청소기의 어떤 점이 가장 편리해요?
손 안 대고 코 푼다는 거?(웃음) 사실 집에 다이슨 청소기도 있거든요. 그런데 확실히 로봇 청소기를 더 사용하게 돼요. 성능은 다이슨 청소기가 우수하긴 하지만, 어찌 됐든 청소기를 들고 집 안 구석구석을 이동하면서 시간을 할애해야 하잖아요. 그런데 로봇 청소기는 정해진 시간을 설정해두면 청소를 다 해줘요. 정말 로봇 청소기가 없으면 어떻게 사나 싶죠.


생활 가전일수록 시간을 아낄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 되겠네요.
제가 구매하는 가전은 모두 시간을 확실히 절약해주는 제품들이에요. 그다음으로는 스펙을 따져보면서 앞으로 몇 년간 사용할 수 있을지 가늠해보죠. 이 기술이라면 앞으로 5년 이상은 무리 없이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은 제품을 골라요. 마지막으로 그중에서 집 인테리어와 어울릴 만한 최적의 제품을 구매하고요. 가격은 구매 결정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아요.


그래서인지 금비 씨 집에는 어색해 보이는 가전이 하나도 없는 것 같아요.
첫 신혼집은 평수가 작아서 마음대로 꾸밀 수 없었어요. 주로 실용성을 위한 구매와 배치가 우선이었죠. 그러다가 넓은 평수로 이사를 오면서 인테리어에 대한 잠재된 욕구가 뿜어나온 것 같아요. 사실 미적 감각은 뛰어나지 않지만, 요즘 트렌드가 무엇이고 쉽게 질리지 않는 디자인은 어떤 건지 제 나름대로 열심히 알아봤어요. 내 손으로 꾸미다 보니 자연스럽게 집에 애정이 생기더군요. 성능이 좋으면서도 집에 잘 어울리는 가전을 구매하기 위해 더 꼼꼼하게 따져봤어요.


새로운 가전이 출시되는 소식은 주로 어디서들어요?
광고를 계속 눈여겨보기도 하고요, 가전 회사에서 유튜버에게 신제품을 출시하기 전에 홍보 제안이 와요. 그렇게 알게 되는 경우도 꽤 있어요.


자주 사용하다 보면 아쉬운 부분도 많이 느낄 것 같은데요, 주로 어떤 것들이 있나요? 제 경우에는 대부분의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키보드가 여성이 사용하기엔 조금 크다는 느낌이 들거든요.
가전이 특히 여성에게 불편한 점이 있다면 주로 무게 때문인 것 같아요. 아무래도 무거우면 손이 잘 안 가고 효율도 떨어지거든요. 대표적으로 청소기가 그렇죠. 아까 언급한 다이슨 청소기의 경우에도 여성이 들기엔 너무 무거워요. 그래서 웬만하면 로봇 청소기의 힘을 빌리지만, 모서리나 로봇 청소기가 닿지 못하는 부분은 어쩔 수 없이 핸드 청소기를 써야 해요. 무거운 가전을 세척하거나 닦을 때도 어려움이 있고요.


기존 가전제품 리뷰 영상은 대부분 남성 크리에이터의 비율이 높았어요. 이런 면에서 리뷰 콘텐츠를 시작할 때 주저하진 않았나요?
맞아요, 원래 남자의 영역이었죠. 그런데 사실 가전을 구매하고 사용하는 주 소비층은 여성이라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여성이 실생활에서 느끼는 불편함을 함께 공감하고 해소해줄 지점을 잘 끌어낸다면 훨씬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겠더라고요. 그래서 크게 주저하지 않은 것 같아요. 지금도 저는 브이로그보다 리뷰 콘텐츠를 주로 다뤄요. 시청자들이 확실히 얻어갈 수 있는 정보를 소개하고 싶거든요.


그런 면에서 금비 씨는 전기 소모량, 모터 파워 등 객관적 수치 위주로 가전제품의 성능을 내세우는 게 특징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쇼호스트로서 제품을 설명할 때도 감성적 측면과 이성적 측면을 같이 건드려줘야 한다고 얘기해요. 이를테면 감성이 내가 생활에서 느낀 불편함을 얼마만큼 해소할 수 있는지 어필하는 거라면, 이성은 그보다 정량화한 수치를 다루는 거죠. 그런데 이성적인 어필에서 신뢰를 느끼는 분이 많아요. 저도 정보 전달에 더 힘을 싣기도 하고요. 유튜브까지 찾아보는 분들은 보통 정보를 샅샅이 알고 싶어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거든요. 딱딱한 글로는 이해가 되지 않던 부분을 친숙한 유튜버가 여러 테스트기로 성능을 실험하니까 믿을 수 있는 거죠.


특히 로봇 청소기가 인식하는 사물은 무엇인지 알아보는 영상을 재밌게 봤어요.
극한의 상황까지 몰아서 다양한 사례를 연출해보는 편이에요. 김치 국물이나 커피를 쏟는다든지 크레파스로 바닥을 더럽히는 것들요. 충분히 일상생활에서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잖아요. 사용자들이 가전제품의 힘을 절실히 빌리고 싶을 때가 언제일지 계속 상상하면서 콘텐츠를 만들어요.


금비 씨 영상은 주로 어떤 연령대 시청자가 보나요?
25세부터 34세까지가 80%를 차지해요. 나머지 20%는 이 범위를 조금 벗어나고요. 이 중에 70%는 여성이에요.


가전 시장에서 여성 크리에이터의 등장이 소비자에게 어떤 영향을 줄까요?
이전부터 여성이 남성보다 오래 실사용한 주체이기 때문에 전달자로서 얻는 이점이 있겠죠. 하지만 요즘은 여성과 남성의 경계가 모호해진 것 같아요. 1~2년 전만 해도 여성이 무얼 한다는 것 자체만으로 주목을 받았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여성이 복잡한 가전에 관심을 갖는 게 당연해졌잖아요. 성별보다 어떤 방식으로 제품의 셀링 포인트를 설정하느냐가 관건인 것 같아요.


더군다나 기기의 작동 원리나 구체적 성능에 관심을 갖는 여성이 많아지기도 했고요.
예뻐서 사는 시대는 지났잖아요. 소형 가전은 디자인도 중요하지만, 자주 쓰는 생활 가전은 확실히 디자인이 우선순위는 아닌 것 같아요. 성능이 구매를 결정짓는 경우가 많죠. 성능이 좋은데 예쁘기까지 하면 금상첨화고요.


그렇다면 지금 사용하는 가전 중 성능이 정말 좋다고 느낀 것은 뭐예요?
아무래도 대부분의 가전은 구입 직후가 가장 성능이 좋아요. 시간이 지날수록 성능은 떨어지기 마련이죠. 그에 반해 다이슨의 공기청정기는 기복이 적은 제품이라고 생각해요. 집에 있는 제품도 구매한 지 4년 정도 됐는데요, 해외 직구로 사서 어댑터와 변압기가 필요하다는 점이 조금 불편하긴 하지만, 여전히 필터만 제때 갈아주면 성능이 유지되더라고요.


요즘 금비 씨의 눈길을 끄는 가전제품엔 어떤 것이 있나요?
고객의 눈높이가 높아지다 보니 성능에 관해서는 대부분 가전의 수준이 향상됐어요. 그렇다면 그 이후로는 디테일 싸움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조작 버튼을 얼마나 감쪽같이 숨겼는지 혹은 애플리케이션과 연동해서 원 터치 조작으로 모두 컨트롤하는 식의 편의성을 고려했는지처럼 한 끗 차이의 디테일이 있는 가전에 눈길이 가요.


어느덧 유튜브 구독자가 2만5000명에 달해요. 가전제품을 리뷰하고 공유한다는 게 금비 씨한테 어떤 의미인지 궁금해요.
가전은 고관여 제품이라 하나를 사더라도 심사숙고하는 품목이에요. 그래서 구매에 앞서 정보 하나라도 더 얻으려는 구독자의 마음을 잘 알죠. 별것 아닌 듯한 작은 정보도 누군가에겐 큰 도움이 된다는 게 제가 계속 가전을 리뷰하는 원동력이에요. 제 개인적으로도 새로운 가전제품을 경험하고 알리는 사람이라는 데 자부심도 가지고요. 얼리 어댑터가 된 듯한 뿌듯함 같은 거요.


왜 가전은 먼저 써본다는 것 자체로 뿌듯함이 드는 걸까요?
노트북이 됐든 핸드폰이 됐든 전자 제품은 현대사회에서 가장 기술이 집약된 것이잖아요. 가전은 단지 모양이나 컬러가 예쁘다는 감상에 그치지 않고 내가 불편했던 걸 획기적으로 해결해주는 물건이기 때문에 이 점에 매력을 느낄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모두 주목하는 분야에서 남보다 앞선 경험, 충분히 뿌듯할 만하지 않나요?







Conditions

 

지역 서울시 동대문구 장안동
구조 아파트 스리룸
면적  109㎡(약 33평)
전세 5억 원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