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dmark wordmark

logo logo

카메라 안과 밖이 맞닿아 있는 집

House Connecting In-Outside the Cam

카메라 안과 밖이 맞닿아 있는 집

Editor.Hyein Lee / Photographer.Juyeon Lee Knock, Please

이혜인 / 39세

주부 & 인스타그래머


Conditions

지역 대구광역시 동구 팔공로
구조 아파트
면적  109㎡(33평)
매매 2억 원대

 

Room History

팔로어가 많은 인플루언서를 보면 늘 궁금했다. 도대체 사람들은 그들의 무엇에 열광하는 걸까? 홈스타그램으로 유명한 이혜인의 집에 가기 전에도 오래 생각했다. 좋은 카메라를 쓰는 것일까, 아니면 완벽한 연출을 하는 것일까? 꿍꿍이를 숨긴 형사처럼 질문을 고심했다. 알면 나도 따라 하려고. 그러나 정작 그를 마주했을 때 나의 물음이 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카메라는 평범한 휴대폰을 사용하고, 최대한 자연스럽게 연출해 찍으려고 해요. 그리고 무엇보다 정방향 세계의 안과 밖이 다르지 않게 살려고 노력합니다.” 나는 마지막 문장에서 그의 능력을 읽을 수 있었다. 왜냐하면 그렇게 사는 게 가장 어려우니까. 이혜인의 집은 꾸민 듯 안 꾸민 듯 자연스러웠고, 그건 카메라 안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집이 편안하고 예뻐요. 지금의 집을 완성하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쳤나요?
일단 첫 번째 신혼집은 저희가 선택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어요. 남편이 목사여서 사택에서 지냈거든요. 두 번째 집이 이곳인데, 처음으로 저희가 선택한 거예요. 거실까지 햇빛이 쫙 들어오고, 집 앞뒤로 높은 건물이 없어 전망을 시원하게 볼 수 있는 게 딱이다 싶었죠. 첫 번째 집과 지금의 집은 평수도 다르고 스타일도 조금 다르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분명한 건 이거 한 가지예요. ‘집은 무조건 휴식해야 하는 곳’이다. 저는 주부니까 남편이 일하고 돌아왔을 때 집에서 에너지를 충전하고, 또 밖에서 자신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게끔 도와주는 게 제 몫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때는요. 지금은 그런 생각이 조금 무뎌졌지만요.(웃음)


휴식을 위해 동남아 휴양지처럼 집을 꾸민 건가요?
네, 맞아요. 제가 동남아에서 6개월 정도 살기도 했고, 또 쉼을 생각하면 자연스레 휴양지가 떠올라서요. 저는 바닷가나 리조트 앞에서 탁 트인 바다를 보며 맛있는 거 먹고 쉬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해요. 제주도에 있는 야자수만 봐도 설레잖아요. 그래서 ‘동남아에 자주 가지 못한다면 집이라도 휴양지처럼 꾸며보자’ 한 거죠. 동남아에서의 생활과 3년간의 긴 여행 경험을 토대로 식물과 라탄, 고동색 가구를 집 안 곳곳에 들여놓으니 비슷한 분위기가 나더라고요.


SNS 계정을 보면 대부분 아니 거의 전부가 집 사진이에요. 자랑하거나 공유하고 싶은 집을 가졌다는 건 행복한 일인 것 같아요.
처음부터 이 정도의 관심이 있었던 건 아니에요. 저는 경기도 사람인데 결혼하자마자 울산에 가서 친구나 지인 없이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어요. 그런데 집에서 혼자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잖아요. 그러다 보니 뭔가 할 것을 계속 찾게 되더라고요. 네이버 블로그를 시작으로 기자단을 해보고 인스타그램도 해볼 때였는데, 마침 한 인친님이 ‘홈스타그램’이라는 걸 알려주셨어요. 어떻게 하면 잘 운영할 수 있는지 좋은 팁도 공유해주셨고요. 그러면서 집에 대한 생각이 조금씩 조금씩 확장된 것 같아요. 조금은 심심했던 환경이 지금의 상황을 만들어준 거죠.


1만6000명의 팔로어가 혜인 씨의 SNS를 보고 있어요. 사람들이 혜인 씨의 어떤 점을 궁금해하고 좋아하는 것 같아요?
음, 본격적으로 홈스타그램으로 전향해서 운영한 지는 1년 반 정도 된 것 같은데, 저도 좀 물어보고 싶어요. 제 인스타그램의 무엇을 보고 좋아하는 건지. 그런데 아무래도 집 사진만 올리니까, 인테리어에 관심 있는 분들이 집 관련 정보를 얻고자 저를 팔로잉하는 게 아닌가 싶어요.


저는 혜인 씨가 찍은 사진의 역할이 크다고 생각해요. 아무리 예쁜 집에 산다고 한들 보여주는 방식이 아쉬우면 금방 시선을 돌리잖아요.
어유, 고마워요.(웃음) 사진 찍는 걸 좋아하는데 잘 찍는다고 생각한 적은 없어요. 왜냐하면 프로가 아닌 아마추어 중에서도 잘 찍는 분이 너무 많거든요. 그래서 저의 실력에 감탄하기보다 ‘아, 나도 잘 찍고 싶다’ 이런 부러운 마음이 더 커요. 언젠가 한번은 엄마가 저더러 사진 좀 잘 찍는다고 하시는 거예요. 칭찬인 줄 알았더니 저희 집에 와보고 사진이 훨씬 나으니까 하시는 소리였어요.(웃음)


인물 사진보다 집 사진이 찍기 쉬울 것 같지만 사실 더 어려운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구도도 그렇고 주변 환경도 두루 살펴봐야 하고요. 사진을 찍을 때 염두에 두는 부분이 있나요? 추구하는 지점 같은 게 있을 것 같아요.
내추럴의 퍼센티지가 높지만 아주 약간의 가식 섞인 연출이랄까요.(웃음) 그런데 상황에 따라 마음이 자꾸 바뀌어요. 제 취향은 담백한 사진인데, 다른 인스타그래머의 화려한 세팅 컷을 보면 따라 하고 싶더라고요. 뭐 따라 한다고 비슷해지는 것도 아니지만… 일단 나와 맞지 않은 옷을 입은 듯한 기분이 들기도 해요. 분명히 지금 내 눈에 너무 예쁜 상황인데, 결과물은 아닌 거죠. 그래서 그 중간 정도로 조금 흩뜨리는 연출을 해요.


그 네추럴함을 연출하는 것을 요즘 말로 ‘꾸안꾸’라고 부르잖아요. 그런데 그것도 고도의 기술이 있어야지 할 수 있더라고요.
꾸안꾸의 대표격인 뷰티풀 메스 사진을 보면, 그냥 찍은 것 같지만 사실 센스 있는 분들이 심혈을 기울여 찍은 사진이에요. 저도 처음 따라 해볼 때 엄청 어려웠어요. 한 프레임 안에 많은 요소를 담으려고 욕심을 부렸더니 이도 저도 아닌 게 되더라고요. 뷰티풀 메스가 아니라 그냥 메스.(웃음) ‘나는 센스 탑재가 안 된 편이다’ 싶은 분은 되도록 많은 오브제를 두기보다는 말하고자 하는 것을 정리해서 명확히 보여주는 게 더 자연스럽다고 생각해요. 처음엔 심플하게 시작해서 점점 나만의 무드가 잡히면 그때부터 오브제를 더하는 컷을 시도해보는 거죠. 아, 대신 뻔한 각도에서 벗어나는 노력을 함께 하면 좋을 것 같아요.


혜인 씨가 생각하는 인스타그래머블한 사진은 무엇이에요?
개성이 명확한 사진이요. 사진만 보고도 누구인지 알 수 있는 그런 경우가 있잖아요. 본인의 뚜렷한 색깔을 온전히 담는 사진이야말로 인스타그래머블한 게 아닐까요? 그런데 자신만의 색깔을 알려면 자신에 대해서도 잘 알아야 하는 것 같아요. 저도 휴양지 같은 집을 추구하고, 그런 사진을 담기까지 시간이 꽤 걸렸던 기억이 나네요.


그럼 혜인 씨의 개성을 보여주는 사진 속 요소는 무엇일까요?
제 인스타그램의 거의 모든 사진에는 식물이 나올 거예요. 얘네들이 주는 힘이 굉장해요. 싱싱하고 건강한 느낌이 사진으로도 전달되는 것이죠. 앞서 말했듯 제가 생각하는 예쁜 사진은 참 많아요. 그런데 제 선에서 찍을 수 있는 예쁜 사진은 화려한 장면보다는 집과 식물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모습이에요. 그 에너지를 상대방과 나누고 싶다는 마음으로 찍는 거예요.


사진은 무엇으로 찍는 거예요?
휴대폰이요. 사실 제 휴대폰은 두 개예요. 새로운 아이폰을 샀는데 막상 사진을 찍어보니 너무 쨍한 느낌이더라고요. 그래서 그 전에 쓰던 휴대폰으로 다시 꺼내서 사진용으로만 사용하고 있어요. 별거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인스타그램은 톤 앤 매너가 중요하잖아요. 그것 때문에 보정도 잘 안 하는 편이거든요. 저만의 색을 계속 유지할 수 있게 말이죠.


집과 딱 어울리는 제품 광고를 하던데, 기업에서 바라는 지점을 알 것 같아요. 자연스럽게 물건을 돋보이게 하는 사진이 아닌가 싶은데, 어떤가요?
그렇게 봐주면 감사하죠. 처음에 광고는 무조건 받아서 했어요.(웃음) 지금은 조금 고려하는 사항이 생겼어요. 톤 앤 매너도 생각하고, 제가 사용했을 때 당당하게 얘기할 수 있는 그런 제품을 고르게 돼요. 어떻게 보면 제 취향이 반영된 거죠. 저는 이제 막 시작 단계인데, 다른 분들 보면 정말 많이 노력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냥 사진을 찍는 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제품이 돋보이는지 고민하는 것 같더라고요. 저도 노력하지 않는다고 하면 거짓말이고요. 처음엔 제 감각만 믿고 했다면 지금은 핀터레스트에서 참고 자료를 찾아보곤 해요. 평소에도 핀터레스트를 자주 둘러봐서 마음에 드는 사진은 그때그때 저장해두고, 필요할 때마다 상황과 어울리는 사진을 찾아 저만의 스타일로 각색하는 편이에요.


다들 유명해지고 싶은 욕망은 조금씩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인플루언서를 보다 보면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때가 있어요. 자아가 불안정한 MZ세대라면 더욱 그럴 텐데, 이러한 현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저도 인태기(인스타그램 권태기)를 보낼 때가 있었죠. 홈스타그램을 운영하는 사람은 집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다양한 사진을 찍어야 하니까요. 저 스스로의 생각이 바로잡혀 있지 않던 초창기에는 마음이 급하고 곧잘 흔들렸던 것 같아요. 리모델링한 집을 보면서 저의 집과 비교하며 부럽다는 생각을 하고요. 그런데 어느 순간 저만의 홈스타그램 색이 분명해지면서 박탈감이 덜해졌어요. 그러면서 주어진 것에 감사해야겠다고 생각했죠.


성인 1003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했더니, 2명 중 1명이 SNS와 현실의 나 사이에 괴리감을 느낀다는 결과가 니왔대요. 혜인 씨는 그럴 때 없나요?
당연히 저도 경험한 일이에요. 그렇지만 요즘엔 그 괴리감을 없애려고 노력해요. 왜냐하면 너무 창피하잖아요. 사진을 예쁘게 찍어놓고 그렇게 살지 않으면요. 그게 부끄럽게 느껴져 사진 그대로처럼 살려고 해요. 어떻게 보면 저는 인스타그램의 수혜자예요. 가식적 모습보다 진짜 내 모습을 보이도록 노력하면서 긍정적으로 살게 됐으니까요. 사실 인스타그램 보면 모두가 다 아름답게 살지만 네모 공간, 그러니까 그 정방향 공간 밖의 일은 알 수 없잖아요. 저도 그래요. 창고가 정리 안 되어 있고 냉장고도 엉망일 때도 있고요. 하지만 되도록 SNS의 나와 지금의 내가 다르지 않게 살려고 노력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보통 집을 위해 돈을 쓰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혜인 씨는 집으로 경제활동을 하고 있어요. 그렇다면 집의 의미가 조금 달리 느껴질 것 같은데 어떤가요?
맞아요. 지금 집으로 출근하고 퇴근은 없는 삶을 살고 있어요. 팔로어가 1000명도 안 됐을 땐 “집으로 출근한다”는 말의 의미를 몰랐어요. 그때까지는 직업이 아니었을 때니까요. 그런데 홈스타그램을 운영하면서 ‘집’ 콘텐츠가 갖는 힘을 알게 되었고, 그로 인해 수익이 생기면서 집의 의미가 부가적으로 생겨났죠. 원래라면 그저 쉼의 공간이었겠지만, 지금은 쉼터인 동시에 일터이기도 한 공간이에요.


SNS를 하루에 얼마 동안 하는 거예요?
글쎄요, 사진을 찍는 시간을 제외하고 3시간 이상 하지 않나 싶은데요.


우리는 SNS가 없던 시절에 시간을 어떻게 보냈을까요?
아니, 그러니까요! 그냥 친구들과 메신저를 하지 않았을까요. 그런데 지금은 그마저도 안 하는 것 같아요. 연락하는 사람은 정해져 있어요. 가끔은 인친들이 더 친근하게 느껴질 때가 있어요. 왜냐하면 인친들이 제 생활을 더 잘 알거든요. 저는 그 순간에 찍은 사진을 바로 올리는 편인데, 그걸 보는 사람들은 지금 제가 있는 현장과 함께하는 거잖아요. 정작 제 친구들은 제가 어제 뭘 했는지 모르는데.(웃음) 저한텐 그런 새로운 관계가 생긴 것 같아요.


저는 인플루언서도 직업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이 직업의 장단점은 무엇인가요?
큰 자본이 없더라도 본인이 잘하는 일을 시작할 수 있고, 직장 생활을 하는 것보다 제약을 덜 받지 않을까요? 회사를 다니면 틀 안에 자신을 맞춰야 하지만 본인 일을 할 땐 그 틀을 직접 만들어나갈 수 있는 기회가 생기잖아요. 뭐, 그래서 어렵기도 하겠죠. 그리고 단점도 있을 것 같은데 생각이 안 나는 걸 보니 만족하며 살고 있나 봐요. 좋네요!(웃음)


이런 말은 어떻게 들리세요? 뭐만 하면 “나 유튜버 할래”라는 말.
노, 노!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는 건 엄청 힘든 일이에요. 제가 잘하고 있다는 말이 아니라 정말 크리에이터는 너무 대단한 것 같아요. 누구나 유튜브를 시작할 수 있죠. 왜 할 수 없겠어요. 그런데 잘하려면 정말 열심히 해야 해요. 자신이 원하는 정점으로 이끌려면 꾸준함이 필수인 것 같아요.


그럼 홈 크리에이터의 자질은 성실함일까요?
네, 일단 1일 1피드는 무조건 해야 해요. 저는 참 성실하지 않은 사람이었는데 인스타그램이 성실하도록 만들어줬어요. 예전엔 일과랄 게 없었거든요. 꼭 아침에 일어나야 할 이유도 없으니 마음껏 편안하게 생활했죠. 지금은 일을 통해 일과가 생기면서, 이참에 예전부터 하고 싶었지만 못 해온(안 해온) 것들을 실천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책 필사와 통독을 마음만 먹다가 인친들과 모임을 만들어 함께 하고 있지요. 일하는 시간을 포함한 전반적인 생활 루틴이 만들어진 거예요.


그거야말로 SNS의 순기능이네요.
맞아요. 제가 인스타그램은 채소 주스를 만든 인증샷으로 시작했어요. 건강 때문에 채소 주스를 마셔야 하긴 하는데 실천하기 어려울 것 같아서요. 사진으로 기록을 남기면 일단 계속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죠. 그런데 진짜 인증하다 보니 실천하게 되더라고요. 그 경험이 저한테 큰 도움이 되었어요. 꾸준함에 대한 만족을 처음 얻었다고 할까요. 그 경험으로 지금의 홈스타그램도 유지할 수 있는 게 아닌가 싶어요.


앞으로 어떤 홈 크리에이터가 되고 싶나요? 집과 관련해 무언가 하고 싶은 일이 있나요?
음, 제 프로필에 ‘일상을 여행하다’라고 쓰여 있어요. 저는 그 문장처럼 살기 위해 이리저리 궁리한 사람이에요. 예를 들면 저는 화이트 베딩을 고집하거든요. 그런데 아시겠지만 살림하는 사람한테 화이트는 참 어려운 색이에요. 아무래도 관리하기 어려우니까요. 그럼에도 저는 호텔에 있는 기분을 느끼고 싶어 계속 사용하고 있어요. 이렇게 마음과 환경을 조금만 바꾸면, 사소한 요소로도 일상을 여행하듯 살 수 있거든요. 저는 그 경험을 다른 분들에게도 권하고 싶어요. 그래서 브랜드를 준비하고 있고요. 집으로 소통하는 사람이기에 집과 관련한 제품을 다루지 않을까 해요.








Conditions

지역 대구광역시 동구 팔공로
구조 아파트
면적  109㎡(33평)
매매 2억 원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