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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숙련자의 배턴 터치, 반반 시공

Barton touch between I and skilled-hand

나와 숙련자의 배턴 터치, 반반 시공

Editor.Bom Lee / Photographer.Juyeon Lee Knock, Please

박은우 / 41세

브랜드 운영자


Conditions

지역 서울시
구조 다세대빌라 스리룸(복층)
면적  44.16㎡(24평)
보증금 3000만 원
월세 100만 원

 

Room History

37세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 다세대빌라 3층 분리형 원룸
(보증금 1000만 원, 월세 70만 원)
38세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 다세대빌라 3층 원룸
(보증금 1000만 원, 월세 80만 원)

그 집 주방은 벽이 45도 기울어져 있다. 기울어진 벽에는 작은 창이 하나 나 있는데, 그 창 안에는 시시각각 변하는 계절의 풍경이 담겨 있다. 박은우는 이 독특한 구조의 공간을 자신만의 고유한 주방으로 만들기로 했다. 직접 디자인을 구상하고, 실측 사이즈를 재 도면을 그렸다. 만드는 건 숙련자의 몫이었다. 그녀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선까지 참여하고, 그 이후엔 손을 떼는 법을 알았다. 그리하여 반반 시공으로 지금의 부엌이 완성되었다. 그녀는 자신의 취향대로 꾸민 주방에서 매일 아침 커피를 내리고 베이킹을 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매일 바뀌는 풍경을 감상하면서.


원래 가구 브랜드와 패션 브랜드에서 일했다고 들었어요.
중국에서 유학하고 한국에 돌아와 우연찮게 ‘덕시아나’라는 스웨덴 럭셔리 가구 브랜드에서 일하게 됐어요. 그곳에서 7년 동안 일하면서 가구 쪽 B2B 영업이나 고객의 집을 스타일링해주는 일을 했죠. 그러다 에르메스가 한국에 본격적인 홈 리빙 사업을 하면서 그쪽에서 일하다가 디올로 이직했어요. 가구 회사에서 시작해 패션 회사까지, 14년 정도 직장인으로 살았네요. 그러다가 이제는 제 것을 좀 해보고 싶어서 브랜드 론칭을 준비 중이에요.


처음에는 뷰티 홈 케어 유튜브로 시작했어요. 유튜브를 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사실 제가 부끄럼이 많아서 유튜브를 할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어요. 그때 당시 피부 홈 케어에 완전히 빠져 있었는데, 회사 다니면서 하루에 4시간씩 아침저녁으로 홈 케어를 할 정도였거든요. 그렇게 꾸준히 관리했더니 주변에서 대체 뭘 하면 피부가 그렇게 좋아지냐고 물어보더라고요.(웃음) 그러면서 제가 하는 홈 케어 루틴이 좀 특별한 것 같으니 유튜브를 한번 해보라고 권했죠. 그 계기로 시작하게 된 거예요.


요즘엔 유튜브에 영상을 올리진 않지만, 인스타그램을 통해 꾸준히 사람들과 소통하고 있죠. 최근에는 홈 케어보다는 인테리어나 집으로 그 관심이 옮겨간 것 같아요.
홈 케어 영상을 올리다 보니 뒷배경으로 자연스레 집이 나오잖아요. 그런데 사람들이 제 피부보다 집에 관심이 더 많은 거예요.(웃음) “집이 예뻐요”, “룸 투어 좀 해주세요” 이런 식의 요구가 많았어요. 따지고 보면 직업적으로 뷰티보다는 리빙과 더 관련이 있기도 했죠. 그래서 인스타그램에 집 사진을 하나둘 올리기 시작했어요. 예상보다 사람들의 관심이 많았고, 자연스레 팔로어가 늘었어요. 그러면서 좀 더 집을 적극적으로 꾸미게 되었지요.


일의 특성 때문일까요? 집에 들인 가구나 소품 등이 무척 눈에 띄더라고요. 다 비싼 제품인 줄 알았는데 저렴하게 산 것도 많다고요. 물건을 고를 때 은우 씨만의 기준이 있나요?
기본적으로 저는 오래된 걸 좋아하는데, 또 트렌디하지 않은 건 싫어해요.(웃음) 물건을 고르는 기준은 명확해요. 만약 빈티지 제품을 산다고 하면 무조건 할머니가 될 때까지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고르는 편이에요. 세월이 지나도 애착을 가지고 사용할 수 있는 가구 위주로 고르는 것이죠. 거기에 요즘 유행하거나 트렌디한 것을 더하는 편이에요. 보통 트렌디한 제품을 고를 때는 내가 나중에 정리하더라도 미련 없이 버릴 수 있는 것을 골라요. 버리거나 다른 사람한테 줘도 미련을 갖지 않을 것들요.


애착을 가진 제품이라 하면 어떤 것이 있죠?
거실과 침대에 둔 빈티지 트롤리요. 사실 이 제품이 2개 있어요. 침실에 있는 게 오리지널이고, 거실에 있는 건 제가 직접 제작한 거예요. 오리지널은 1940년에 독일에서 제작한 트롤리라 굉장히 오래되고 낡았어요. 이 제품의 경우, 저와 오래 늙어갈 수 있을 것 같아서 구매했죠. 거실 한쪽에 있는 빈티지 지류함도 그렇고요. 사실 나무도 다 터지고 내부도 무척 낡았지만, 지금은 이런 지류함을 만들지 않으니까 희소성이 있다고 생각해요. 또 트렌디한 것으로는 거실에 둔 아크릴 테이블. 이건 제작한 거예요. 이런 걸 사고 싶은데, 시중에 판매하는 제품 중엔 제가 원하는 디자인이 없어서 직접 만들었어요. 나무로 된 거실 테이블 같은 경우, ‘오투가구’라는 국내 브랜드에서 30만 원대로 저렴하게 찾은 거예요. 이런 식으로 오래된 것과 유행하는 것을 믹스 매치하는 편이에요.


집 구조가 정말 특이하더라고요. 복층에다가 테라스가 넓게 있고, 곳곳에 창도 많고요. 이 집을 선택한 이유가 있나요?
예전에는 회사 근처인 강남에만 살았어요. 출퇴근이 편하고 접근성 좋은 곳에만 살았죠. 강남에 있는 일반 빌라들은 대부분 오래되고, 해도 잘 들지 않아요. 그래서 항상 문을 닫고 커튼을 치고 살았어요. 제일 싫었던 건 3층 빌라다 보니 창문에 철조망이 있었어요. 그게 마치 감옥에 사는 것 같은 기분이었죠. 그래서 이사를 하게 되면 무조건 해가 잘 드는 집이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집을 구할 때 아예 특정 지역을 정해놓고 알아봤고, 뷰가 좋았으면 좋겠다 싶었어요. 이전 집들은 창을 열면 바로 건물이 있어 뷰라고 할 만한 게 없었거든요. 그런 식으로 저만의 기준을 정했는데, 이 집이 유일하게 그 모든 걸 갖춘 집이었어요. 물론 산꼭대기라 접근성이 떨어지는 것만 빼면요.(웃음)


최근 들어 ‘반반 시공’이 홈 트렌드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어요. 아무래도 바쁜 직장인에게 셀프 인테리어는 어렵고, 업체에 모두 맡기자니 비용이 부담스럽기 때문인 듯한데요, 은우 씨는 자신만의 주방을 가지고 싶어 직접 주방을 디자인했다고 들었어요.
처음 이 집에 이사 왔는데, 주방 쪽 천장이 기울어진 구조라 냉장고가 안 들어갔어요. 그래서 주방을 어떻게 하지 못한 채로 3개월을 지냈어요. 주방용품이 30박스 정도 쌓여 있는데, 집에 가면 그것들이 제일 먼저 보이니까 스트레스더라고요. 그래서 처음 3개월을 이 집에서 잠만 잔 것 같아요. 요리를 못 하니까 배달 음식만 먹게 되고요.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서 나만의 주방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남들이랑 똑같은 건 싫으니 이 집과 가장 잘 어울리는 부엌으로 최대한 구현해보자고 다짐했죠. 집의 면적에 비해 주방이 작았기 때문에 아일랜드가 필요했고, 조리할 수 있는 공간과 많은 주방용품을 넣을 그릇장이 있어야 했어요. 고민한 끝에 반반 시공을 하기로 했지요. 업체에 디자인까지 맡기지 않은 이유는 제가 원하는 게 너무 명확했기 때문이에요.


친언니의 도움을 받았다고요.
네, 저희 언니가 인테리어 디자인을 해서 비교적 쉽게 도면을 그릴 수 있었기 때문에 제작만 업체에 맡길 수 있었어요. 그런데 사실 언니도 평범한 인테리어 회사에 다니는 직장인이고 저도 전문가가 아니잖아요. 주방을 처음 만들다 보니, 아일랜드 같은 경우에도 어떤 비율과 어떤 두께로 짜야 하는지에 대한 개념이 없었죠. 그런 걸 일일이 저 혼자 하려고 하니 힘들더라고요.


시공업체와의 소통도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그 과정은 어땠나요?
일단 시공업체를 찾는 일부터 쉽지 않았어요. 처음에는 SNS를 통해 개인 공방을 운영하는 목수 분들을 직접 알아봤는데, 다들 일정이 안 맞으시더라고요. 그러다가 아는 인테리어업체 사장님이 시공업체 사장님을 소개해주셔서 디자인 도면을 보여드리니 가능할 것 같다고 하시더라고요. 주방 구조에 맞는 아일랜드와 그릇장의 실측 도면을 메일로 드렸고, 최종적으로 그 도면대로 제작해주시는 작업을 했어요. 손잡이나 나무 컬러 등도 모두 직접 선택해서 보내야 했죠. 서로 생각하는 기준이 달라서 그걸 조율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어요. 그분들은 아무래도 실용적인 것에 중점을 많이 두는 편이거든요. 디자인보다는 쓰기 편하면 됐지라는 생각이 강했고, 저는 약간 불편해도 제가 원하는 디자인대로 나왔으면 좋겠다 하는 차이가 있었죠. 메일도 주고받고, 직접 공장에 찾아가기도 하면서 소통했어요.


그래서 은우 씨가 처음 생각한 그대로 주방이 구현되었나요?
90% 정도는요. 처음에는 결과물이 잘못 나와서 다시 한번 수리를 했어요. 그릇장 같은 경우, 실용성 때문인지 문을 여닫는 부분에 레일을 까셨더라고요. 열고 닫기 쉽게끔요. 하지만 저는 문을 열고 닫는 게 좀 불편해도 레일이 보이는 게 싫었어요. 그래서 그걸 모두 없앴죠.(웃음) 이런 것들을 조율하면서 중간에 핸들링하는 디자이너의 역할이 왜 중요한지 알겠더라고요.


주방을 고민하면서 참고한 시안들이 있나요?
한 달 정도 핀터레스트를 매일 봤어요. 일본 카페의 카운터 느낌을 내고 싶었거든요. 빵 같은 걸 구워서 혼자 카페 놀이도 하고 싶고요.(웃음) 또 리빙 편집숍 같은 데 가보면 그릇이나 찻잔들이 유리 수납장에 진열되어 있잖아요. 전체적으로 그런 느낌을 내고 싶어서 각각 구역별로 찾아봤어요. 카페 카운터, 편집숍의 그릇장, 홈 카페, 그리고 아일랜드 주방···. 그런 식으로 모든 게 믹스되어 완성된 거죠.


비용 같은 건 확실히 절감되었나요?
디자인을 제가 직접 했기 때문에 디자인 비용이 안 들었고, 도면도 친언니의 도움을 받았고, 공장도 다이렉트로 연결받았기 때문에 많이 절감되긴 했어요. 근데 모든 제작이라는 게 기성품이 아니면 비용이 많이 나오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디자인까지 해주는 업체를 통해 알아봤을 땐 최소 250만~300만 원 정도였는데, 저는 배송비까지 다 합쳐서 200만 원 좀 안 되게 나왔어요.


그렇다면 반반 시공을 추천하나요? 어떤 사람들이 반반 시공을 하면 좋을까요?
추천하긴 하지만 어느 정도 각오는 해야 할 것 같아요.(웃음) 시공이라는 게 언제나 변수가 생기기 마련인데, 그걸 일일이 중간에서 조율해야 하거든요. 만약 하고자 하는 디자인이 확실하고, 도면이나 실측 등을 모두 할 수 있다면 추천해요. 비용이 훨씬 절감되니까요.


은우 씨는 스스로에 대해 잘 아는 사람 같아요. 집을 꾸미는 것도 스스로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아야 가능한 거잖아요. 과거의 은우 씨는 어땠나요? 어느 순간부터 집에 대한 기준이 명확해졌는지요?
과거의 저는 지금과는 정반대였어요. 집에 잘 있지도 않았고, 밖에 돌아다니는 걸 좋아했어요. 맛집, 예쁜 카페, 여행 등을 좋아해서 집에 있는 시간보다는 주로 바깥에서 시간을 많이 보냈어요. 제게 집은 잠만 자는 곳이었죠.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카페 같은 곳을 자주 다니다 보니 점점 ‘어? 집에서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조금씩 집에서도 카페 분위기를 내보기 시작했어요. 그러다 보니 홈 카페를 하게 됐고, 기분도 나름 비슷하더라고요. 금액이 절감되면서 힐링도 되고, 스트레스도 풀리고요. 제가 가본 카페나 여행 등을 통해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아요. 과거의 경험들이 응축되어 저만의 취향이 만들어졌고, 그게 자연스럽게 집에도 영향을 미친 거죠.


인스타그램을 통해 침구나 소품 공구 등도 종종 진행하고 있죠? 이러한 사이드 잡이 은우 씨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도 궁금해요.
명확한 기준이 있는 브랜드에서 일하다 보니 브랜드가 주는 힘을 알게 됐어요. 이 브랜드를 지키기 위해 직원들이 지금까지 어떻게 해왔고, 어떤 교육을 받아왔으며, 상품을 어떻게 만들었는지를 알게 됐죠. 그러다가 어느 순간 궁금해지더라고요. 제가 좋아하는 걸 사람들이 얼마나 좋아해줄지요. 물론 상업적인 면도 있지만, 그것보다는 제 것을 공유하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내가 스스로 브랜드가 되고, 내 상품이 브랜드가 되었을 때 얼마나 많은 관심이나 호응을 받을 수 있을까 저 스스로 도전해보고 싶기도 했어요.


마지막으로,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는 홈 인플루언서로서 지금의 시대를 어떻게 느끼는지 궁금해요.
코로나19 시대로 접어들면서 외출을 못 하고, 사람을 만나지 못하다 보니까 사람을 사귈 기회가 많이 없잖아요. 그래서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을 통해 남을 관찰하거나 남이 어떻게 사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생기는 것 같아요. 그중에서도 눈에 띄는 사람들을 보며 나도 이 사람처럼 살고 싶다, 이 사람처럼 꾸며보고 싶다, 이 사람 같은 라이프스타일을 갖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아요. 연예인은 너무 거리감이 들잖아요. 인플루언서는 상대적으로 거리감이 덜하고, 댓글을 달면 답글을 주면서 또 소통하기도 하고요. 그래서 좋아하는 인플루언서한테 더 마음이 가는 게 아닐까 싶어요. 저도 제가 좋아하는 걸 저만 아는 게 아니라 사람들과 공유하고, 소통하고 싶어요.








Conditions

지역 서울시
구조 다세대빌라 스리룸(복층)
면적  44.16㎡(24평)
보증금 3000만 원
월세 100만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