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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를 위한 친절한 부동산 도슨트

A Kind Docent for Real Estate Novice

MZ세대를 위한 친절한 부동산 도슨트

Editor.Juhee Mun/ Photographer.Juyeon Lee Knock, Please

이영균 / 38세

부딩 대표


Conditions

지역 경기도 과천시
구조 아파트
면적  86.34㎡(26평)

 

Room History

32세 서울시 광진구 광장동 오피스텔

부딩을 알게 된 건 친구의 소개였다. 부동산의 부 不 자에도 전혀 관심이 없을 법한 친구인데 그 부동산 뉴스레터를 구독한다고 했다. 나 또한 따지자면 내 집 마련의 욕망만 거대한 ‘부알못’과 가까운 수준. 그러나 속는 셈 치고 부딩을 구독했다. 혹시 모르지. 부동산에 눈뜨게 될지. 그래서 부딩의 이영균 대표를 찾아갈 때 괜스레 들뜬 기분이 들었다. 좋은 정보를 알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 그를 만나러 간다는 나의 말에 주변 친구들의 반응도 나와 같았다. 그런데 우리는 언제부터 부동산에 관심이 커진 걸까? 우리가 아는 게 제대로 된 정보이긴 할까? 아는 것과 실천하는 건 또 다른 이야기가 아닌가? MZ세대 부알못을 위한 친절한 도슨트를 자처한 그에게 물어볼 질문은 그 어느 때보다 많았다.


언제나 그렇지만 요즘 특히 부동산이 뜨거운 이슈예요. 부동산 뉴스레터 ‘부딩’은 어떻게 시작한 서비스인가요?
혼자 콘텐츠를 만들어보고 싶었어요. 2019년 즈음 뉴스레터가 생기고 있었는데, 잡지사 에디터로 10여 년 정도 일한 경력으로 그 정도는 혼자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죠. 어떤 주제의 레터를 만들까 고민하다가 당시 부동산을 다루는 콘텐츠가 없는 걸 알고 바로 택했어요. 각종 보도 자료를 쉬운 말로 고쳐 쓰는 게 에디터의 일이기도 하잖아요. 기존에 어렵게 쓰인 부동산 기사들을 살펴보니 만지는 게 그리 힘들 것 같진 않은 거예요. 그래서 기존 부동산 기사를 쉽게 풀어서 써보자 했죠. 지난해 초 정식으로 레터를 발행한 후 반응이 좋아서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고요.


현재 부딩 구독자는 얼마나 돼요?
2만6000명 정도 돼요. 그동안 일주일에 두 번씩 총 90회 정도의 뉴스레터를 발행했고요. 별다른 홍보를 하지 않았는데 블로그에 꾸준히 포스팅되고 있어요. 작년 부딩에서 한 설문 조사에 1200명 정도가 답변했는데요, 당시 구독자 비율이 30대가 65%, 20대가 20%, 나머지는 기타로 구분되는 걸 알 수 있었어요.


밀레니얼 세대가 상당히 많네요. 구독자가 꾸준히 느는 걸 보면서 이들이 부동산과 주거에 관심이 많다는 걸 체감하겠어요.
아무래도 매체의 영향이 크지 않을까 싶어요. 유튜브를 보면 20~30대가 부동산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내용의 영상이 많기도 하고, 일간지에서도 전 연령대 중 30대가 가장 부동산에 관심이 많고 집도 사고 있다고 하니까 더 이상 남 얘기가 아닌 것처럼 들리는 거죠. “나도 30대인데 30대가 집을 가장 많이 산다고? 그렇게 돈 많은 애들이 있었어?” 하고요.


주변에서 부동산 얘기를 하는 사람이 확실히 늘어난 것 같아요. 밀레니얼 세대인 저 역시 계속 관심이 가더라고요.
풍토가 많이 변했어요. 5~10년 전만 해도 20~30대에겐 부동산 자체가 관심의 대상이 아니었거든요. ‘부동산’이라고 하면 뭔가 예스럽고, 내 얘기도 아닌 거 같고, 속된 말로 좀 구린 이미지가 있잖아요. 그런데 이젠 지금 집을 소유하지 않으면 앞으로 영원히 집을 갖지 못할 거라는 불안감 같은 게 있는 것 같아요. 그런 것 때문에 더 관심을 가지는 것 같고요.


여러 부동산 이슈 중 부딩이 선정하는 정보의 기준도 있을 것 같아요.
기존에 부동산을 다루는 매체는 50~70대 기성세대, 즉 공급자 중심의 기사를 쓰는데, 전세나 월세를 사는 20~30대의 수요자가 그 기사를 볼 일이 없죠. 부딩에서는 20~30대가 관심을 가질 만한 부동산 기사를 1순위로 선정하려 해요. 예를 들어 최근 2·4 부동산 대책을 보면 내용이 아주 방대한데, 그 안에서도 20~30대가 관심 가질 만한 ‘청약 제도 개편’을 주로 다루는 거죠.


MZ세대가 관심 가질 만한 부동산 정보를 고른다고 하면 보통 부동산의 어떤 점을 가장 궁금해한다고 생각하세요?
먼저 물어볼게요. 부동산의 어떤 부분이 가장 궁금하세요?


음, 내가 지금 얼마의 자본금을 가지고 있어야 내 집을 마련하는 데 가까워지는지?
저 역시 그 부분을 말하려고 했어요. 혹은 내가 통장에 얼마가 있고, 월급으로 상환할 수 있는 대출금이 얼마인데, 이 조건으로 얼마 정도의 집을 살 수 있고, 그 집을 사는 게 맞는지 아닌지 그게 많이 궁금하겠죠.


집을 주거가 아닌 구매의 대상으로 관심을 가지는 게 스스로도 어색할 때가 있거든요. 우리 세대가 집을 바라보는 관점이 확연히 달라지고 있는 것 같기도 해요.
말씀하는 것처럼 화목한 가정, 가족이 소파에 나란히 앉아 하하 호호 하는 이미지는 오래전부터 내려오는 집에 관한 클리셰죠. 하지만 집은 분명 투자 상품이기도 해요. 투자 상품이 아니라면 지금처럼 부동산 가격이 오를 리가 없겠죠. 또 투자적 관점으로 보는 시각 또한 결코 나쁜 게 아니라고 생각해요. 부동산이 자산 대부분을 차지하는 우리나라의 현실을 결코 무시할 수 없거든요. 사실 서울 아파트는 화폐 기능을 한 지도 오래되었다고 봐요. 환금성도 좋고요.


그런데 한편으로는 구매 대상으로 보고 정보를 많이 알아도 집값이 계속 오르니까 이게 다 무슨 소용인가 싶기도 해요.
영원히 오르는 집값이라는 건 없어요. 제가 하는 얘기가 아니라 실제로 집값이 계속 오르락내리락해요. 영원히 오르는 거라면 앞으로 100억 200억 계속 오른다는 건데 그건 말이 안 되잖아요. IMF 외환 위기 때 집값이 많이 내려갔어요. 그러고 2008년 금융 위기 때도 현재 20억짜리 아파트가 6억~7억대로 떨어졌고요. 그러니까 큰 이슈가 있다고 한다면 외부 상황으로 집값이 빠질 수도 있어요. 그러니 계속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어야겠죠. 그 기회를 노리는 사람이 나 혼자만은 아니니까.


집 마련을 포기하는 사람들도 있거든요. 한때는 욜로족이 대세이기도 했고요.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그런 사람도 물론 있겠죠. 다만 그런 이들이 있으니 집에 늘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조금 덜 노력해도 집을 살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집 사는 걸 포기하지 말라는 말은 안 하네요?
그런 얘기는 너무 상투적이니까요.(웃음) 그리고 포기한다기보다 어느 정도 푸념이라 생각해요. 내 집 마련을 목표로 한다면 집을 갖게 되지 않을까요? 내가 가진 자산과 내가 사고 싶은 집값의 차이가 크기 때문에 낙담하고 있는 거지 포기라고 할 수 없는 것 같아요. 잠시 내려놓는 정도일 수도 있고요.


부딩을 보는 MZ세대가 부동산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면 좋을까요?
부딩 기조가 ‘지금 당장 집을 사자!’는 아니에요. 내 집 마련이라는 게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것도 아니고요. 단지 하루라도 일찍 관심을 가지자는 거죠. 하지만 최근엔 부동산 가격이 올라도 너무 올라 “그래도 계속 관심을 가져야 해”라고 말하기가 좀 뭣한 상황은 맞아요. 정부에서 돈도 빌려주지 않고요. 그럼에도 MZ세대가 부동산에 좀 더 일찍 관심을 가졌으면 해요. 20대부터 관심을 갖기 시작한 이가 결혼을 앞둔 30대부터 관심을 가진 이보다 아무래도 어딘가에 빨리 ‘닿을 수’ 있겠죠. 뒤늦게 관심을 가지면 잘못된 선택을 할 가능성도 높아지거든요. 잘못된 선택이라고 하면, 정보가 부족해 같은 돈으로 더 좋은 컨디션의 집을 선택할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대표적이에요. 그래서 일찍부터 관심을 갖는 게 중요해요.


관심.
물론 그걸 인지한다고 갑자기 엄청난 돈이 생기는 건 아니겠지만, 그래도 남들보다는 힘들게 모은 1000만 원을 어떤 조건의 집에 투자해야 할지 조금 일찍 알게 돼요. 용어나 그런 건 정말 중요하지 않고요. 내가 사는 전세나 월세를 사야 한다면 어느 정도의 돈을 모아야 할까? 이걸 찾아보는 것부터 해보는 거죠. 그 정도도 모르는 사람이 많아요.


부동산 시장에서 MZ세대가 왜 약자일 수밖에 없는 걸까요?
우선 부실한 경제교육의 이유가 큰 거 같아요. 누구나 집에 살아야 하지만 학교에선 누구도 그것에 대해 제대로 알려주지 않죠. 가령 내 집 마련이 꿈인 사람이 그렇게 많지만, 그 꿈을 어떻게 이뤄야 하는지 어려서부터 교육을 받진 않아요. 그러니 나중에 결혼을 앞두고서야 정신이 확 들게 되는 거죠. 40대 이상 기성세대는 이미 많든 적든 그런 부동산과 부딪힌 경험이 과거에 있었어요. MZ세대는 그런 경험이 없으니 상대적으로 부동산에서 약자가 될 수밖에 없죠.


유현준 소장의 인터뷰 영상을 보니 지금 1~2인 가구가 계속해서 늘어나는 추세인데, 아직도 나라에서는 30평형대 위주의 집을 짓고 있대요. 집을 살 만한 사람은 이미 30평대 집을 소유한 이들이고, 그들이 낡은 집을 버리고 이사 오게 해야 하기 때문이라는데요, 이런 현상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요?
주택 정책의 관점 변화가 필요하지 않냐는 얘긴 사실 과거부터 있었어요.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 주택 정책은 부양가족과 노부모 등 가구주 중심의 다인 가구 위주로 세우고 있죠. 1~2인 가구는 열외고, 늘 3~4인 가구가 살 만한 집을 지어왔어요. 그렇다고 이게 하루아침에 바뀔 거로는 보이지 않아요. 건설사 입장에선 큰 집을 짓는 게 돈이 되고, 정부는 복지 차원에서 소형 주택을 만드는 게 고착화되었으니까요. 그나마 요즘은 청년 1인 가구를 위한 주택도 정부 차원에서 많이 공급하고 있어요. 그럼에도 아쉬운 건 나중에 분명 늘어날 고령 1인 가구를 위한 주택은 여전히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에요. 청년 1인 주택은 짓는 추세지만 중·장년 1인 가구에 대한 대책은 점점 부족할 것 같아요. 이는 언젠가 장년이 될 현재 MZ세대의 문제와도 연결되고요.


부딩에서 되도록 피하려는 부동산 정보도 있나요?
단순히 부동산 가격을 말하는 건 가능한 한 하지 않으려 해요. 대신 부동산에 더 친근감을 가질 수 있는 이야기들을 풀고 있죠. 예를 들면 부딩의 JOURNEY 같은 코너에서 서울숲이 이전에는 경마장이었다는 이야기나 40년 된 건물을 재건축할 경우 그 세월 동안 자란 건물 앞 나무들은 자르는지 아님 다른 곳으로 옮겨 심는지 등등의 이야기죠. 우리 주변에 있는 일들이 다 부동산 개발 이야기로 연결되기도 하거든요.


부딩을 하면서 가장 뿌듯했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일단 저는 부동산 전문가가 아닌데 부동산 레터를 하니까 사람들이 저를 전문가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사적인 부동산 상담 요청의 메일이 많았어요. 나는 경기도 변두리에서 얼마에 살고 있고, 월급은 얼마고, 청약 점수는 얼마인데, 집을 어디로 구해야 하나요? 식으로.


어떻게 했나요?
당시에는 정부나 기관에 전화하고 알아봐서 길게 메일을 써서 보냈어요. 그게 굉장한 도움이 됐다고 장문의 피드백을 받았죠. 어려워하는 부분을 해결해줬을 때 피드백이 돌아오면 허공에 레터를 보내는 게 아니라 서로 연결돼 있다고 느끼는 것 같아요. 그때 기분 좋았죠. 제가 부동산 세법이라든지 대출을 잘 모르기 때문에 지금은 그렇게 하지 않고요. 구본기라는 부동산 전문가가 매주 월요일 SOLUTION이라는 고민 코너를 담당하고 있어요.


부딩은 MZ세대에 어떤 영향을 주는 콘텐츠라고 생각하나요?
어떤 영향을 주느냐 하면 사실 잘 모르겠어요. 피드백이 많지 않아서요. 대신 어떤 영향을 주고 싶으냐 묻는다면 부딩 홈페이지에도 썼지만 이로운 영향력을 주고 싶어요. 돈과 결부된 것만이 부동산이 아니라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몸담는 곳이 부동산이라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심지어 어제 다녀온 카페도 부동산인 거예요. 부동산이 멀리 있는 게 아니라 우리가 생활 속에 항상 접하며 살고 있다는 얘기를 하고 싶어요. 우리는 누구나 집에 살아야 하니까요.


부딩을 열심히 보다 보면 내 집 마련의 꿈을 조금 더 앞당길 수 있을까요?
부딩을 봄으로써 오히려 그 꿈이 더 멀어지는 일은 없어야겠죠.









Conditions

지역 경기도 과천시
구조 아파트
면적  86.34㎡(26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