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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력이라는 철골이 세운 믿음

A Belief Framed from Daily Endurance

일상력이라는 철골이 세운 믿음

Editor.Bom Lee / Photographer.Juyeon Lee Knock, Please

홍세림 / 28세

유튜브 크리에이터


Conditions

지역 서울시 용산구
구조 오피스텔 원룸
면적  49.58㎡(15평)
월세 100만 원대

 

Room History

20세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고시텔
(월세 40만 원)
21세 서울시 마포구 연남동 다세대빌라  원룸
(보증금 500만 원, 월세 45만 원)
24세 서울시 마포구 창전동 다세대빌라 원룸
(보증금 2000만 원, 월세 55만 원)
26세 서울시 서초구 잠원동 다세대빌라 복층 다락방
(월세 200만 원)

홍세림의 유튜브 채널 ‘샒의 삶’의 구독자 수는 61만1000명이다. 그 수가 잘 와닿지 않아 찾아보니, 2020년 기준 충청남도 태안군의 인구수와 맞먹는다는 걸 알았다. “유튜브계 공무원”이라고 말할 정도로 4~5일에 한 번씩 영상을 찍고 업로드하는 6년 차 유튜버 홍세림은 꾸준하고 성실하게 일상의 면면을 보여준다. 삼시 세끼를 해 먹고, 집 안을 청소하고, 다이어리를 꾸미는 사사로운 일상이지만, 그 일상은 5년이 넘는 시간 동안 고스란히 쌓여 현재의 그녀를 이루는 일상력이 되었다. “일상을 기록하면서 어떤 걸 시도해서 만들고 올리는 일련의 과정들이 반복되다 보니까 저 스스로 뭔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것 같아요.” 일상을 오랜 시간 기록함으로써 얻은 건 결국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다. 그 믿음으로 홍세림은 성실한 매일을 쌓아간다.


유튜브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학교 다니면서 친한 언니의 일을 도와주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유튜브라는 매체에 대해 처음 알게 됐어요. 영상에 자막을 입히는 일이었는데, 하다 보니 어깨너머로 영상 편집을 배우게 됐어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관심이 생겼죠. 미대를 다녔기에 제 작품 만드는 것에 익숙한 편이었어요. 나의 무언가를 영상으로 남기고 싶다는 마음에 유튜브를 시작했고, 벌써 유튜버 6년 차가 되었네요.

최근 이곳으로 이사를 왔죠. 일과 삶을 분리하고 싶은 마음에 이사를 하게 됐다고요.
이전 집을 사무실 겸해서 쓰다 보니 친동생이나 같이 일하는 친구들이 계속 왔다 갔다 했어요. 일과 삶이 완전히 뒤섞여 있었죠. 일어나서 자기 전까지 일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였고요. 이대로 가다간 번아웃이 올 수도 있겠다 싶더라고요. 일하는 공간과 쉬는 공간을 온전히 분리해야겠다는 생각에 이사를 결심했어요. 2월 초에 이 집에 왔으니 이제 한 달 정도 되어가요. 사무실도 이번 주에 새로운 공간으로 이사했고요. 그동안에는 코로나19 때문에 재택근무를 했는데, 앞으로 출퇴근하다 보면 일과 삶이 분리되는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어요.


집을 이사하면서 이사 브이로그를 올리기도 했죠. 구독자들이 세림 씨의 새로운 보금자리를 보고 “영&리치다”, “홍대 원룸부터 지금까지··· 멋지다” 등 다양한 댓글을 달았더라고요. 세림 씨도 이전과 삶이 많이 달라졌다고 느끼나요?
아무래도 5년 넘게 경제활동을 하고 있으니 이전과 달라지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이죠.(웃음) 스스로 뿌듯하기도 하고, 예전부터 오랫동안 지켜봐주신 분들이 남겨주신 댓글이니까 고마운 감정이 들기도 해요.


작년 기준, 충남 태안군의 인구가 60만이 넘더라고요. 태안군의 전체 인구와도 같은 수의 사람들이 세림 씨의 일상을 보고 있어요. 60만 유튜버의 일과는 어떤가요?
보통의 사람들과 별반 다르지 않아요.(웃음) 지금도 잘 지켜지지는 않지만, 예전에 혼자 일할 때는 일과 삶의 경계가 정말 없었어요. 저 혼자 모든 걸 하다 보니 일어나서 잠들 때까지 일만 하는 삶을 살았죠. 하지만 이제는 같이 일하는 친구들도 생겨서 조금은 체계를 갖춰야겠다 싶어 나름의 규칙을 정했어요. 회사처럼 10시 반에 출근해서 7시 반에 퇴근하고, 주말은 급한 일이 있지 않은 한 쉬는 루틴으로요.

일상과 맞닿아 있는 콘텐츠를 만들고 있어요. 이러한 콘텐츠를 만드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제 삶을 잘 보여주기도 하고, 저만의 매력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콘텐츠이기 때문이에요. 제가 유튜브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게 퍼스낼리티거든요. 이것저것에 관심이 많은 저를 잘 녹여낼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일상적인 모습에 집중하게 되는 것 같아요.

콘텐츠를 기획할 때 가장 중점적으로 생각하는 부분이 무엇인지 궁금해요.
보는 사람의 니즈를 만족시킬 수 있는 포인트가 제일 중요한 것 같고, 그 외적으로는 저만의 것을 잘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매번 똑같은 콘텐츠를 올리기보다는 새로운 걸 시도해보려고 노력하는 것도 같은 이유예요. 일상 안에서도 인테리어나 요리, 여행 등 다양한 범주로 나뉘잖아요. 그런 콘텐츠를 만들었을 때 구독자에게서 반응이 좀 더 오기도 하고, 저 스스로도 이런 게 나랑 잘 맞구나 하고 느끼는 것들도 있어요. 이제는 ‘아, 이런 콘텐츠를 구독자도 좋아할 것 같다’든지, ‘왠지 이걸 클릭해서 보고 싶을 것 같다’는 걸 조금씩 알게 되는 것 같아요.


집에서 요리하고, 밥해 먹고, 청소하는 평범한 일상을 영상으로 담잖아요. 세림 씨는 일상의 어떤 부분이 돋보이길 원했나요?
작위적인 것보다는 편안하고 솔직하게 하려고 해요. 그러면서도 말하고자 하는 영상의 주제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려고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죠. 사실 처음에는 쉽지 않았는데, 5년 넘게 하다 보니 이제는 어떻게 해야 자연스러워 보이는지 조금은 터득한 것 같아요. 편집으로 조절을 많이 하기도 해요. 말을 버벅거리거나 마음에 안 드는 멘트가 있으면 앞뒤 순서를 바꾸기도 하고, 음절 단위로 조정을 하죠. 그렇지만 대본은 쓰진 않아요. 대충 말하고자 하는 걸 머릿속으로 생각하고 찍는 편이에요.

세림 씨가 생각하는 집에서의 일상력이란 무엇인가요?
앞서 말씀해주신 집안일을 포함하여 무언가를 기록한 뒤 정리하는 게 저의 일상이자 힘이에요. 청소를 하거나 휴식할 때 영감을 받기도 하거든요. 예를 들어 책을 보다가 떠오른 아이디어를 바로 기록한다거나 그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생각을 구체화하거나 살을 붙여서 정리하는 등이요. 그러면서 업로드할 영상의 주제를 생각하고, 실제로 그것을 실현해서 카메라에 담기도 해요. 이런 과정들이 제 일상력을 구축해준다고 생각해요.

저는 ‘집’에서 이뤄지는 일상력은 생활력과 깊게 연관되어 있다고 생각해요.
아무래도 그러겠죠? 제 콘텐츠 또한 일상과 밀접하고, 집에 머무르는 시간도 많다 보니 날이 갈수록 생활력이 강해지는 걸 느껴요. 자취를 처음 할 때만 해도 살림의 요령이 적었거든요. 지금은 청소나 집안일 등을 좀 더 효율적으로 하게 됐어요. 집에서 하는 생활이 촬영으로 이어지니까 생활력이 강해질 수밖에 없던 거죠.


5년 넘게 일상을 기록함으로써 생긴 변화가 있나요? 그것엔 어떤 힘이 있나요?
일상을 기록하면서 어떤 걸 시도해서 만들고 올리는 일련의 과정이 반복되다 보니까 저 스스로 뭔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것 같아요. ‘나는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믿음이 생겼다고 할까요? 꾸준하게 뭔가를 만듦으로써 저 자신을 믿게 된 부분이 가장 큰 변화라고 생각해요. 예전에는 ‘내가 더이상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으면 어떡하지?’ 혹은 ‘일을 못 하게 되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면, 자신감과 확신이 생긴 이후로는, 여러 방면의 일이나 취미생활을 시도해보려는 추진력이 생겼어요.

그런 세림 씨만의 일상력을 지켜보는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요?
많은 분이 “정말 열심히 산다”고 하세요.(웃음) 끊임없이 뭔가를 사부작사부작 만드는 모습을 보고, 동기부여가 된다고 하시는 분도 많고요. 제 모습을 보고 대리 만족을 느낀다는 분들도 계세요. 제 일상에 꾸준히 관심을 가져주시는 분들이 계시니까 이제는 구독자분들도 제가 무슨 말을 하거나 어떤 행동을 해도 찰떡같이 알아듣고, “언니 이러이러하니까 이런 것도 좋을 것 같아요” 같은 피드백을 주기도 해요. 구독자와 오랫동안 일상을 공유함으로써 특별한 유대감이 생긴 거죠.


거의 일주일 단위로 영상이 올라오더라고요. “유튜브계 공무원”이라고 할 정도로, 오랜 시간 꾸준히 성실하게 유튜브를 업로드해왔어요. 계속해서 일상을 기록할 수 있던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좋은 의미에서 보자면 욕심 때문인 것 같아요. 새롭다거나 제 마음에 드는 영상을 만들고자 하는 욕심이 있어서 그걸 놓치기 싫은 거죠. 또 계속 제 영상을 봐주시는 분들이 계시니까 그분들에 대한 책임감도 있고요. 암묵적으로 4~5일에 한 번씩은 영상을 올리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이것도 어떻게 보면 구독자와 저와의 약속일 수 있으니까요.

요즘은 일상의 중심을 잡는 게 더 중요한 시대가 됐잖아요. 만약 일상에 무뎌지거나 매몰된 사람이 있다면 세림 씨는 무얼 추천해주고 싶어요? 건강한 일상력을 키우려면요.
꾸준히 무언가를 계속 시도해보길 추천해요. 정말 별거 아닐지라도 무언가를 하나 정해놓고 매일매일 꾸준히 하는 습관이 생각보다 좀 더 나은 삶을 사는 기분을 만들어주더라고요. 한 줄씩이라도 뭔가를 매일 기록한다거나, 스케줄러의 그날 해야 할 일을 적고, 행동으로 옮긴다거나 하는 것들 말이에요. 그런 일상의 작은 시도들이 무기력함에서 벗어나는 데 도움을 주지 않을까 싶어요.

그렇게 쌓인 일상력이 번아웃에도 도움이 된다는 말일까요?
맞아요. 사실 작년 초에 저에게도 번아웃이 왔어요. 무기력하고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처음으로 들었죠. 친구들한테 고민 상담도 해보고, 아무 생각 없이 술을 마셔봐도 나아지지 않더라고요. 자꾸만 침체되고 가라앉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몸을 움직여야겠다고 생각한 것 같아요. 그래서 보디 프로필이라는 목표를 세우고, 운동을 시작한 거예요. 그게 번아웃을 극복하는데 도움이 많이 됐어요. 땀 흘리면서 운동할 때는 당장 너무 힘드니까 아무 생각이 안 들잖아요. 그리고 운동을 하니까 외적으로나 내적으로나 변화되는 것도 눈에 보이고요. 그게 일상의 활력을 찾는 데 도움이 많이 된 것 같아요.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아닌 인간 홍세림은 어떤 사람이에요?
인간 홍세림은 집에서 혼자 조용히 시간 보내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에요. 영상에 담기는 모습도 물론 제 모습이지만, 거기에 어떤 교집합이 있는 것 같아요. A 여집합에 속한 저는 조금은 시니컬하고 이기적이기도 하고, 무뚝뚝한 면도 있어요. 남한테 별로 관심도 없고, 개인주의적인 면도 크고요. 하지만 B 여집합에서는 영상에서처럼 밝고 솔직하고, 털털한 면도 분명 있죠. 그 두 집합이 만나는 교집합의 지점이 저의 진짜 모습이 아닐까 생각해요.

마지막 질문이에요. 이 시대의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는 인플루언서로서 구독자들에게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나요?
저 자신이 주체적인 사람이라는 것을 영상을 통해 남기고 싶어요. 스스로 뭔가 계획해서 실천하고 이뤄내는 사람. 구독자들이 저를 보고 “저 사람은 잘하고, 잘나가서 좋겠다. 나는 왜 이럴까”보다는 “저 사람 참 열심히 사네. 나도 자극받아서 내 나름대로 열심히 해봐야겠다”처럼 긍정적 생각과 변화를 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Conditions

지역 서울시 용산구
구조 오피스텔 원룸
면적  49.58㎡(15평)
월세 100만 원대